Title | [기사] 러시아에서 늘어나는 ‘재택 교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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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6-10-05 10:05 | Read | 4,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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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공부하는 홈스쿨링(재택교육)이 러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왜 부모들은 아이들을 재택교육하고 싶어 할까? 또 소련 시절 학교가 세계 최고였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최근 여론재단 조사에 응한 사람 중 8%가 “전적인 홈스쿨링이 좋다”고 응답했다. 출처 : 아르춈 지테네프/ 리아노보스티
재택교육이 인기라는 것은 그런 가정이 늘고 있다는 통계에서 드러난다.가족,건강, 교육 관련 연구기관인 러시아 전략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재택 교육을 받는 학생수는 1만1000명 정도였는데 2016년에는 10만 명으로 껑충 뛰었다. 이런 트렌드는 ‘재택교육법’이 채택되면서 비롯됐다.
최근 여론재단(Public Opinion Foundation)은 홈스쿨링과 관련된 설문 조사를 했다. 이 조사에 응한 사람 중 8% (모스크바 사람 중에서는 15%)가 “전적인 홈스쿨링(재택교육, 집에서만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재택 교육의 장점으로 개별적인 맞춤형 학습과 심리적 안정을 꼽았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부모가 서슴없이 재택교육을 택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사회성이 발달하지 못할 수 있다고 염려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나이가 많고 40대가 될수록 홈스쿨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사는 나탈리야 게다(47)씨에겐 딸과 아들이 있다. 둘 다 재택교육을 받았고 학력 인증은 사립학교에서 받았다. 나탈리아씨는 “이런 선택(재택교육)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들이 유치원 상급반이었을 때 천식 진단을 받았는데 의사들이 신체적,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질병이라면서 아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보다 집에서 가르치는 것이 더 좋겠다고 조언했다. 주제를 터득하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하여 집중하기까지 더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아들의 재택 교육이 성공했다고 판단한 나탈리야씨는 딸도 그렇게 교육했다. 나탈리아씨는 “모든 가족이나 모든 아이에게 재택교육이라는 방식이 맞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나는 지금 재택교육을 확고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나탈리야씨는 아이에게 불필요하고 또 우연한 사회적 관계가 너무 많은 것이 일반 학교의 큰 단점”이라며 “학교는 아이를 가족이라는 자연 생태계에서 떼어내는 시스템이다. 아이는 11년 동안 대부분 타인으로 구성된 사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통일된 방법론은 없다
통일된 홈 스쿨링 프로그램은 없다. 교육 방법의 수가 재택 교육을 택하는 가족의 수 만큼은 다양하다. 아이들을 위해 재택교육을 선택한 부모들 사이엔 거대한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다. 커뮤니티는 그룹별로 나뉘어져 있는데 폐쇄형 사립학교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부모가 그룹에 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을 집에서 직접 가르치는 것을 선호한다. 보통 재택 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모두 일정한 학교에 등록되어 있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시험을 치른다. 아이 교육을 재택교육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행정 절차상 복잡한 일이 아니다. 학교장과 충분히 상담한 뒤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대학 입학 시험 전까지 받은 홍스쿨링의 학력을 인증하는 방식을 모든 학교가 나름대로 가지고 있다. 나탈리야 씨의 딸은 사립학교 ‘엑스프레스’에서 공부했는데, 한 달에 두 번 학교에 갔고, 이수해야 하는 여러 과목은 구두 시험과 필기 시험을 치렀다.
나탈리야씨는 “일반적인 학교 시험이라기보다는 선생님들과 대화나 토론을 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기억한다. 아이가 자율적인 시간표로 흥미를 보이는 과목을 깊게 공부하는 상황에 가족들이 수긍하게 되는 것이 흔한 일이다. 아이 넷 가운데 8살 딸과 각각 6세와 5세 아들(막내 아들은 두살)을 홈스쿨링하는 체르수노프 다닐(36) 가족의 교육 일과표 매일 함께 성경을 읽고 기도로 하루를 연 다음 두세 시간 교과목을 공부한 뒤 동아리 활동도 하고 자유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다. 그외에 운동도 하고 음악 교육도 한다.
마트베이 기다사포프도 재택교육이 좋다고 주장한다. 사진 제공: 아르춈 지테네프/ 리아노보스티
“아이들에게 신앙을 가르치고 싶다”
체르수노프 씨의 아이들은 부모가 종교적인 이유로 학교의 표준화된 교육을 거부한 경우다. 아이에게 동아리 활동을 더 많이 할 기회를 주려는 뜻도 작용했다.정교회 신자인 체르수토프씨는 “우리는 신앙심이 깊은 사람들이라 아이들을 신앙으로 키우고 싶다. 아이들의 학교 숙제를 도와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함께 더 많은 것을 하고 싶기도 하다”면서 “애들 엄마가 재택 근무를 해서 직접 가르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말한다. 그 밖에도, 체르수노프 씨 부부는 아이들에게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고 싶어한다. 재택교육을 마친 아이들이 배운 기술을 생업으로 삼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부모들의 표현대로 ‘지하철역 옆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며’ 살지 않아도 되게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나탈리야 게르다 씨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있었다. 11학년이 끝날 때가 다가오자 나탈리야 씨의 아들은 몇 개 언어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기술을 배웠고 지금은 웹 개발자로 일한다.
“학교는 기회주의를 가르친다”
재택교육이 좋다고 주장하는 많은 이들은 현재의 러시아 학교들은 아이들을 기르고 보살피는 문제에서 동떨어져 있다고 말한다. 이런 가운데 재택교육은 직접 양육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나탈리야 게르다 씨는 확신한다. 그는 “50~60년대 소련 시절의 학교는 훌륭한 양육 시스템 덕분에 단연코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면서 “학교가 ‘새로운 유형의 인간’ 육성이라는 문제에 집중했던 소련 시절 교육은 최상이었다”고 주장한다. 지금의 학교는 시험 점수에만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체르수노프 씨 부부도 “학교가 죄를 은폐하는 법, 시류에 편승하는 법, 인간의 파괴적인 속성을 가르치고 있다”고 단언한다.
아이들이 교육받을 기회를 극단적으로 거부하도록 부추기는 가족은 실제로 없다. 학교 프로그램을 따라가지 못해서 재택교육을 선택하는 가족들도 어느정도 있다. 하지만 그 ‘실패’의 비율은 재택 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소속된 학교의 평균보다 높지 않다. 통계에 따르면 재택 교육에 성공하지 못하는 사례의 비율은 10%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 학교에서 ‘실패 비율’은 12%다.
아나스타시야 세묘노비치
2016/10/05 10:06 Russia포커스 러시아에서 늘어나는 ‘재택 교육’ 원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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