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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기사]'아랍의 봄' 5주년…발원지 튀니지 얼마나 바뀌었나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2-03 12:18 Read 1,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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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발원지인 튀니지에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계기가 된 20대 노점상의 분신자살이 발생한 지 17일로 만 5년이 됐다. 

튀니지의 국화(國花) 재스민에 빗댄 이 혁명은 중부 소도시의 노점상 무함마드 부아지지(당시 26세)가 2010년 12월17일 시디 부지드의 지방정부 청사 앞에서 분신자살한 사건에서 촉발됐다.

경찰 단속으로 청과물과 노점 운영설비를 모두 빼앗겨 생계가 막막해진 부아지지가 극단적 항의 표시로 선택한 분신자살은 튀니지 반정부 시위에 불을 붙여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의 철권통치에 마침표를 찍었다.

 

1987년 무혈 쿠데타로 집권한 벤 알리는 결국 시민 혁명에 떼밀려 2011년 1월 14일 사우디 아라비아로 망명 길에 올랐고, 23년간 지속했던 정권도 무너졌다.

 

튀니지의 민주화 시위는 폭력 사태와 일부 약탈에도 시민의 힘으로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낸 첫 아랍권 시민운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부아지지가 사망하고 나서 튀니지는 엄청난 변화와 혼돈의 시기를 거쳐야 했다.

튀니지는 벤 알리 정권이 붕괴한 뒤 대통령의 권한을 이양받은 과도정부 시기 내각 개편과 정부 정책을 둘러싸고 정치·사회적 갈등이 이어졌다. 여기에 야권 지도자 2명이 암살당하는 등 정국 불안 요소가 팽배했다.

그러나 튀니지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아랍의 봄'을 경험한 다른 아랍권 국가들보다 비교적 순조로운 민주화 이행 과정을 보여줬다.

 

지난해 초 개정된 튀니지의 새 헌법도 아랍권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민주적이란 평가다.

새 헌법에 따르면 튀니지는 이슬람교를 국교로 정하고 있지만 다른 아랍 국가와 달리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법의 근간으로 한다'고 명시하지 않았다. 법 앞에서 남녀의 평등을 보장하며 여성의 권리도 보호하도록 규정했다.

튀니지 정치권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혼란기를 극복해냈다.

집권당과 야권은 4년간 이어진 국정 혼란을 종식하고자 협상과 합의를 거쳐 작년 말 총선을 무사히 끝낸 데 이어 대선까지 무사히 치러냈다.

튀니지의 민주화 이행을 주도해 온 시민단체 연합체 '국민4자대화기구'는 다원적 민주주의 구축에 이바지한 점을 인정받아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튀니지가 '아랍의 봄'을 완성했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작년 구정권의 핵심 인사인 베지 카이드 에셉시(88)의 대통령 당선으로 튀니지가 과거 권위주의 체제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1956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튀니지의 첫 대통령 하비브 부르기바가 30여년 간 장기 집권할 당시 내무장관, 외무장관을 포함해 정부에서 고위 공무원직을 맡은 인물이다.

실제 에셉시의 당선이 발표된 직후 튀니지 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청년 수백명이 그의 당선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치안과 경제에 관한 튀니지 국민의 불만도 여전히 높은 편이다.

튀니지는 올해 IS 추종자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테러 사건이 3차례나 발생했다.

지난 3월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바르도 국립박물관에서는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외국인 관광객 등 2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6월에도 지중해 휴양지 수세의 한 리조트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으로 외국인을 포함해 38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25일에는 대통령 경호원 수송 버스를 겨냥한 자살 폭탄 공격으로 1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높은 실업률과 삶의 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끊이 없이 나오고 있다.

부아지지가 분신한 마을인 시디 부지드 출신의 대학 졸업생인 람지 압둘리(29)는 "우리는 벤 알리가 떠났을 때 우리가 처한 현실이 바뀔 것으로 생각했지만, 불행하게도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17일 말했다.

압둘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 정부가 사회 정의와 경제 발전, 실업률 문제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며 비판성 글들을 올리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튀니지 통계청이 발표한 실업률은 16%에 달하지만 시디 부지드와 같은 지방은 실업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해당 원문의 저작권 및 모든 권한은 연합뉴스 에 있음을 밝힙니다.

원작자 및 출처

원문: 한상용 특파원 2015년 12월 17일 기사  '아랍의 봄' 5주년…발원지 튀니지 얼마나 바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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