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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기사] 201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튀니지‘국민4자 대화기구’
Writer 관리자 Date 15-10-14 09:46 Read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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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산업·인권·법조' 4者뭉쳐 국민통합… 내전·난민 없었다]

'국민 4자 대화기구' 선정 "혁명 후 민주주의 구축 공헌"

2011년 '재스민 혁명' 이후 '쿠데타·내전' 주변국과 달리 혼란을 대화·타협으로 극복
"시리아 등 난민발생 상황서 희망 주는 튀니지 선택한것"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 시각) 2011년 일명 '재스민 혁명'으로 불리는 튀니지의 시민 혁명 이후 민주주의 확립에 기여해 온 튀니지의 '국민 4자 대화기구(The National Dialogue Quartet in Tunisia)'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노벨위원회는 "이 단체는 2011년 '재스민 혁명' 이후 튀니지의 다원적 민주주의 구축에 결정적 공헌을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2013년 10월 설립된 이 협의체는 노동계 대표인 총노조(UGTT), 산업계를 대표하는 산업·무역·수공업연맹(UTICA), 시민단체인 인권연맹(LTDH), 법조계의 변호사회(ONAT) 등 4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2011년 튀니지 시민 혁명 이후 정치적 혼란을 대화와 타협을 통해 극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튀니지‘국민4자 대화기구’대표들이 9일(현지 시각)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위). 아래 사진은 지난해 12월 21일(현지 시각) 튀니지 역사상 처음으로 시행된 자유경선 대선에서 민주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이 환호하는 모습.
201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튀니지‘국민4자 대화기구’대표들이 9일(현지 시각)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위). 아래 사진은 지난해 12월 21일(현지 시각) 튀니지 역사상 처음으로 시행된 자유경선 대선에서 민주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이 환호하는 모습. /신화·AP 뉴시
 
튀니지에선 2010년 12월 한 청년이 노점상 단속에 항의하며 분신자살한 것을 계기로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다. 이 사건이 촉발되어 결국 24년간 튀니지를 통치해온 제인 엘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튀니지에서 촉발된 시위는 주변국으로 번져 갔다. 철옹성 같던 이집트의 무바라크와 리비아의 카다피,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같은 독재자들이 무너졌다. 중동·북아프리카에 민주화 바람을 몰고온 이른바 '아랍의 봄'이었다.
 
201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튀니지‘국민4자 대화기구’대표들이 9일(현지 시각)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위). 아래 사진은 지난해 12월 21일(현지 시각) 튀니지 역사상 처음으로 시행된 자유경선 대선에서 민주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이 환호하는 모습. /신화·AP 뉴시스

하지만 이후 튀니지와 주변국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집트와 리비아, 예멘 등에선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거나 내전이 발발하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반면 튀니지에선 지난해 민선(民選) 대통령이 들어서는 등 민주주의 토양을 다지고 있다.

튀니지에서도 시민 혁명 직후엔 야당 정치인이 암살되는 등 사회 혼란이 극심했다. 이를 극복한 것은 결국 내부의 힘이었다. 튀니지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전국 단위 4개 단체가 모여 '국민 4자 대화기구'가 결성됐다. 이 협의체는 이슬람 성향의 집권 '엔나흐다'와 세속 성향의 야권 사이에서 중재에 나섰다. 그리고 여성 인권 등을 강화한 헌법을 제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2014년 12월 민선 대통령을 평화적으로 선출하는 데 성공했다. 노벨위원회는 "내전 직전 상황인 튀니지에 평화적인 정치 절차를 수립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튀니지는 '아랍의 봄' 가운데 유일한 성공 스토리"라고 보도했다.

주변국과 달리 튀니지만 민주화 정착
'국민 4자 대화기구'에 속한 모크타르 트리피 변호사는 "아랍에서도 민주주의와 인권보호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튀니지 총노조의 후세인 알 압바시 사무총장은 "튀니지가 모든 측면에서 위기에 처했을 때, '국민 4자 대화기구'가 했던 2년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리아·예멘 등에서의 혼란으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다른 국가의 희망이 될 수 있는 튀니지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주의의 걸음마를 뗀 튀니지의 앞길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우선 주변국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튀니지로 들어와 테러를 자행하면서 사회 불안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엔 독재 시절 부패 공무원들을 사면해 주는 특별법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35%의 높은 청년 실업률 등 경제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카시 쿨만 피베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노벨평화상이 튀니지 국민에게 통합을 위한 용기를 주고, 주변국에는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평화적 협상과 타협만이 국가를 위하는 최선의 길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노벨평화상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지거나 의외의 인물·단체가 연이어 받았다. 작년엔 파키스탄 출신의 십대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8), 2013년엔 국제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2012년엔 유럽연합(EU)이 받았다. 올해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란치스코 교황 등이 유력 수상 후보로 거론됐었다. 피베 위원장은 "메르켈이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800만크로네(약 11억3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재스민 혁명

2010년 12월 튀니지에서 20대 청년이 노점 단속에 항의하며 분신한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말한다. 튀니지 국화(國花)인 재스민꽃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당시 실업난과 빈부 격차에 불만을 품은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결국 23년간 튀니지를 통치했던 벤 알리 대통령이 해외로 망명했다. 이후 주변국에서도 독재에 항의하는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벌어졌다.
 
 

해당 원문의 저작권 및 모든 권한은 조선일보 에 있음을 밝힙니다.

원작자 및 출처

원문: 이성훈 특파원, 2015년 10월 10일 기사 '노벨평화상에 튀니지 민주화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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