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기사] ‘프랑스의 안희정’ 마크롱, 중도전략 성공할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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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2-24 14:32 | Read | 1,440 |
본문
대표적 중도 정치인 합류에 반색
식민통치 “반인권 범죄” 발언에 뭇매
중도주의 누구도 만족 못시켜 지적도
혼선을 거듭하고 있는 프랑스 대선에서 중도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에마뉘엘 마크롱(39·전진) 후보의 ‘중도 전략’이 어디까지 통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집권 사회당이 실정으로 민심을 잃은 가운데, 극우세력인 국민전선 마린 르펜의 득세 속에 프랑스 대선은 우파 공화당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62)과 중도우파 전략을 내세운 마크롱의 치열한 ‘2위 싸움’이 사실상 결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선 투표를 실시하고 있는 프랑스에서 현재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르펜은 확장성에 한계가 뚜렷해 2위를 차지하는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회당 출신인 마크롱은 사회당 안에서도 오른쪽에 속했으나, 사회당 탈당 이후 나선 본선에선 중도 전략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의 대표적인 중도 정치인이자 이번 대선에서 후보로 거론됐던 프랑수아 바이루(민중운동당) 전 교육부 장관이 22일 독자 출마를 않고 마크롱과 연합하겠다는 깜짝 선언을 했다. 바이루는 ‘유럽의 가장 큰 위험’인 국민전선 르펜의 부상과 공화당 피용의 공금유용 스캔들로 “프랑스가 방향을 잃고 절망하고 있다”며 마크롱 지지를 선언했다. 좌우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제3의 인물’로 불리는 바이루는 과거 대선에 3차례나 출마한 경력이 있고,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5%대를 기록했다.
마크롱은 “바이루가 제안한 연합은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크게 환영했다. 여론조사상으로는, 마크롱이 바이루를 지지하는 중도파 표 일부만 흡수하더라도, 1차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할 수 있다. 프랑스 여론조사 연구소(IFOP)가 지난 22일 발표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차 투표에서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설문에 1위는 르펜(26.5%)이었고, 이어 피용과 마크롱은 각각 19%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4위는 기본소득제 도입을 전면에 내세운 좌파 사회당에서도 가장 왼쪽에 위치한 브누아 아몽(14%) 후보였다.
마크롱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2014년 경제장관으로 전격 발탁했던 인물로, 경제장관 시절 노동시간 연장 등 친기업적 정책을 밀어붙인 인물이다. 사회당 안에서 우파 성향이 강한 인물로 꼽혔던 마크롱은 지난해 4월 장관 재직 당시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자유주의 성향 ‘전진’을 창당했다.
하지만 마크롱의 중도 전략은 시간이 흐를수록 약점을 노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도’가 여러 정치적 성향의 사람들에게 골고루 지지를 끌어내기 좋은 전략이기도 하지만, 세부사안으로 들어가면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크롱은 최근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를 방문해 프랑스 식민통치가 “반인권적 범죄”라고 말했다가, 보수파의 집중 공격을 받고 사과했다. 마크롱은 “여러분에게 상처를 입힌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려면 복잡한 과거사와 직면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파리정치대학의 뤼크 루방 교수는 “마크롱은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닌 전략 때문에 덫에 빠질 것이다. 결국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말했다.
혼전 양상인 프랑스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프랑스 사회의 방향도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비록 르펜의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 하더라도, 결선에서 르펜이 상당한 지지를 얻는다면, 당선자는 적대적 이민정책을 실시하라는 압박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또 현재로선 사회당 아몽이 아니라면, 누가 당선되더라도 노동시간 연장, 법인세 인하 등의 친기업적 정책이 강화되고, 프랑스 특유의 복지정책 약화가 예상되기도 한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2017/02/24 14:32 한겨레 "‘프랑스의 안희정’ 마크롱, 중도전략 성공할까?" 원문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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