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기사] "아랍세계의 모범국 되겠다"…튀니지, 여성 결혼·상속법 개혁 추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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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9-29 12:01 | Read | 2,1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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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 국가인 아프리카의 튀니지 정부가 여성의 결혼 및 상속권에 관한 급진적인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베지 카이드 에셉시 튀니지 대통령은 무슬림 여성이 비무슬림 남성과 결혼하는 것을 금지한 이슬람 결혼법을 폐지하고 여성에게도 남성과 동등한 상속권을 보장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튀니지에서는 종교에 관계없이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는 남성과 달리 무슬림 여성이 비무슬림 남성과 결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슬람 법에 따르면 남성은 일반적으로 여성에 비해 유산을 두 배 이상 상속받을 권리를 갖는다.
에셉시 대통령은 '튀니지 여성의 날'을 맞은 연설에서 2014년 헌법을 언급하면서 "튀니지는 여성과 남성 사이 완전한 평등을 성취하고 모든 권리에 대한 동등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혼 및 상속법 개정으로 튀니지는 이슬람교 국가 가운데 여성인권 분야의 선두주자가 될 전망이다. 튀니지는 앞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고 강간범이 피해자와 결혼하면 혐의를 벗을 수 있는 법안도 폐지하는 등 여성인권 개선을 위해 힘써 왔다.
에셉시 대통령의 발표 직후 자유주의 정당 튀니지지평당(Afek Tounes)의 림 마흐요브 의원은 현지 라디오에 "진보적이고 혁명적인 개혁"이라며 "이는 우리가 다른 사회의 중요한 문제를 도외시하겠다는 게 아니다. 여성으로서 이 문제가 지금 논의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튀니지 사무소의 암나 겔랄리 사무소장은 "고전적인 이슬람 법을 새로운 사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건강한 논쟁의 시작"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튀니지 마누바 대학의 달렌다 라르게슈 여성학 교수는 "요즘같은 시대에 금기란 없다"며 "새로운 튀니지를 통해 아랍 세계의 모범, 모든 여성과 이슬람교 국가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야권 및 종교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이슬람주의 정당인 야당 엔나흐다(Ennahda)당의 자밀라 크시크시는 "나는 더 많은 에너지와 노력과 시간을 들여 즉각 해결해야 할 더 중요한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은 높은 실업률과 생활비 상승 등 다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압델라티프 메키 전 보건장관 등은 지투나대학의 종교지도자들과 함께 "충격적"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메키 전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상속에 관한 법률은 이미 완벽한 시스템"이라며 "관련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성평등의 관점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튀니지 외 이슬람계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슬람 수니파 최고 고등교육기관 알아자르의 성직자 아바스 슈만은 튀니지의 개혁안이 "이슬람의 샤리아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신앙이 다른 결혼은 결혼 생활의 안정성을 저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우 기자 join@newsis.com
2017/09/29 11:57 뉴시스 " "아랍세계의 모범국 되겠다"…튀니지, 여성 결혼·상속법 개혁 추진"원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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