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기사] <파리 테러> "죽어가는 사람들을 버려둘 수 없었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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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관리자 | Date | 15-11-27 15:23 | Read | 1,9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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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평화로운 금요일 저녁을 산산조각낸 테러범들의 총알 세례 속에서 자신의 생명보다 다치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먼저 돌본 카페 여종업원의 영웅적인 행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주인공은 프랑스 파리 11구에 있는 작은 카페 '카사 노스트라'의 스무 살 여직원 자스민 엘유시다. 파리 태생으로 모로코와 알제리 출신 부모를 둔 그는 한 달 전부터 피자 등을 파는 이 카페에서 일했다.
엘유시의 의연한 모습은 테러 당시 가게 안 모습을 담은 CCTV 영상을 통해 알려졌다.
영상을 보면 당시 남자 동료와 함께 접시와 냅킨을 정리하고 있던 그는 난데없이 날아든 총알에 황급히 계산대 아래로 몸을 숨겼다.
유리잔 파편이 사방으로 튀고 손님들은 혼비백산해 테이블 아래로 숨는 등 가게가 아수라장으로 변한 가운데 동료인 사미르는 계산대 근처에서 연결된 계단을 통해 지하로 급히 뛰어내려 갔다.
하지만 엘유시는 그럴 수 없었다. 그 직후 카페 밖에서 식사하던 여자 손님 '루실'이 손목에서 피를 흘리며 뛰어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엘유시는 지하실로 도망가는 대신 쏟아지는 파편 속에서 다친 루실의 머리를 감싸 안고 어깨를 다독거렸다.
조금 뒤 총소리가 잦아들자 그는 루실을 먼저 지하실로 내려 보내고는 그제야 뒤따라 몸을 피했다.
엘유시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루실은 공포에 질렸고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다. 같이 온 남자친구가 아직 밖에 있다며 울먹였다"라면서 "그런 사람을 두고 도망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영웅적 행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총격이 잦아들자 위험을 무릅쓰고 가게 밖으로 나간 엘유시는 곳곳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한 사람씩 부둥켜안고 말을 걸기 시작했다. "저기요, 괜찮아요? 내 말 들려요?"
카사 노스트라 맞은편 꽃집에서 일하는 에이사 페라지는 테러 직후 근처 가게에서 가장 먼저 거리로 뛰쳐나온 사람이 바로 엘유시였다고 전했다.
페라지는 "그는 정말 용감했다. 카페 앞에 쓰러져 있던 여성을 붙잡고 '걱정 마세요, 놀라지 마세요'라고 하더니 근처에서 죽어가던 다른 여성에게 가서는 숨이 끊어질 때까지 안아줬다"고 말했다.
엘유시는 당시 행동에 대해 "총에 맞아 죽어가는 이들이 혼자 버려졌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홀로 남는 게 어떤 기분인지 나도 안다. 쓰러진 이들에게 아무 도움도 주지 않고 내버려둔 사람으로 살아남고 싶지는 않았다"라며 "그러느니 차라리 내가 죽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아직도 엘유시는 그의 품 안에서 죽어가던 이름 모를 사람들의 얼굴이 생생하게 떠올라 괴롭다고도 했다.
그는 "잠을 청하려 침대에 눕거나 아침에 깨어날 때마다 내 손을 잡고 죽어가던 사람들 얼굴이 보인다. 이미 숨졌는데 여전히 떨리던 손길도 기억난다"며 "그들은 그저 친구와 함께 음악과 맥주를 즐기려고 나왔을 뿐인데 죽음을 당했다"고 애통해했다.
한편, 자랑스럽게 성장한 쌍둥이 딸들을 테러로 한 번에 잃은 안타까운 어머니의 사연도 이날 전해졌다.
일란성 쌍둥이인 에밀리와 샤를로트 모드(30)는 지난 13일 함께 저녁을 먹으러 11구의 카페로 나갔다가 테러범의 총격에 숨졌다.
에밀리는 명문대인 파리 라빌레트 국립 건축학교를 나와 건축가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었고, 샤를로트도 스트라스부르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지난해 시작한 사업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해 남편을 여읜 뒤 한날한시에 낳은 두 딸까지 한 번에 떠나보낸 이들의 어머니는 고향인 서부 리모주의 애즈쉬르비엔에 둘을 함께 묻을 예정이라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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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및 출처
원문: 권수현 기자, 2015/11/20 17:29 기사 <파리 테러> "죽어가는 사람들을 버려둘 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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