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레브

Title [기사] 머리는 유럽, 가슴은 아랍, 발은 아프리카에 둔 마그레브
Writer 관리자 Date 15-12-02 13:55 Read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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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그레브학회 창립총회 및 춘계학술대회가 지난 4일(토) 70여명의 관련 학자들과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범대 교육정보관에서 개최됐다. 라바 하디드(Rabah Hadid) 주한 알제리 대사, 모하메드 크라이비(Mohammed Chraibi) 주한 모로코 대사, 주철기 전 주모로코 대사 등이 참석했고, 무스타파 카마리(Mustapha Khammari) 주한 튀니지 대사가 마그레브의 역사와 지리에 대해 강연했다.

 

 

최근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북서부 아프리카의 마그레브에 대한 관심 역시 증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 국가들과 외교적, 경제적 교류가 증가하는 데 비해 문화적, 학술적 차원의 교류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마그레브 지역 관련 연구자들이 학회를 결성해 국내 연구 역량을 결집하고 학술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불어문화권연구소, 배재대 북아프리카연구센터, 이화여대 불어불문학과가 이번 총회와 학술대회를 공동 주최했다. 불어문화권연구소는 1989년 설립된 이래 20년 동안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국가들에 대한 지역학 연구를 수행해왔으며 최근에는 마그레브를 비롯한 불어권 아프리카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마그레브(Le Maghreb)는 어원상 ‘해가 지는 곳’을 의미하며, 그렇기 때문에 ‘해가 뜨는 곳’을 의미하는 마슈레크(Le Machrek) 즉, 이집트에서 이라크와 아라비아 반도에 이르는 지역과 지리적, 문화적으로 대비된다. 전통적으로 마그레브는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3개국을 가리키지만 넒은 의미에서는 모리타니아와 리비아까지 포함하는 북아프리카 지역을 지칭한다. 북쪽으로는 지중해, 서쪽으로는 대서양, 남쪽으로는 사하라 사막으로 둘러싸인 이 지역의 면적은 약 3백만㎢이며 총 인구는 약 8천3백만 명이다. 이 지역은 인광, 철, 천연가스, 석유 등과 같은 지하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환경, 고대 문화유적 등과 같은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마그레브 5개국은 내적으로는 1989년 ‘아랍 마그레브 연합(UMA: Union du Mag-hreb Arabe)’을 결성해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결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외적으로는 2008년 유럽, 중동, 아프리카 3개 대륙 43개국이 함께 설립한 ‘지중해 연합(L’Union pour la Mediterrane)’에 참여해 유럽연합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마그레브는 오늘날 유럽연합과의 경제통합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와 기업들로부터 아프리카와 유럽을 동시에 이을 수 있는 최적의 거점지로 주목받고 있다.

 

 

마그레브는 역사적으로 여러 문명이 교차했던 지역으로 다양하고 풍부한 문화적 유산을 자랑하고 있다. 북으로는 유럽 문화를, 동으로는 이슬람 문화를, 그리고 남으로는 아프리카 대륙의 문화를 공유하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건설해 왔고 유럽의 식민 지배로부터 독립한 이후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성장을 도모하면서 세계 각국들과 문화적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이 다양한 문화와 언어가 혼종하고 있는 지역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여러 학문 분야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학제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번 학술대회의 발표 역시 역사학, 불문학, 정치학 등 세 분야의 연구자가 각각 마그레브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망하게끔 구성됐다. 인문학연구원 노서경 연구원은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알제리 독립전쟁에 참여한 여성들의 항쟁이 새로운 근대적 여성상을 창출하는 데 기여했다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규명하고 있다. 한국마그레브학회 회장인 김정숙 교수(배재대 프랑스어문화학과)는 프랑스어로 글을 쓰고 있는 알제리 소설가 앗시아 제바르(Assia Djebar)의 사례를 통해 마그레브 지역 작가들이 겪고 있는 프랑스어와 아랍어의 이중언어 상황을 고찰하고 있다. 이탈리아 식민지였던 리비아를 제외한 다른 마그레브 국가들은 모두 프랑스의 식민지 통치를 경험했다. 독립 이후 아랍어가 공식어가 됐지만 광범위하게 통용되고 있는 프랑스어는 구지배자로부터 ‘탈취한 언어’로서 오늘날 마그레브 국가들의 근대화와 세계화의 도구가 되고 있다. 이한규 교수(서울시립대 아프리카지역학과)는 한국의 대아프리카 정책을 분석하면서 한-마그레브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전문가 양성과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문화적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회 창립을 계기로 마그레브학회는 우선 지역연구의 기반이 되는 기초 자료를 축적, 분석할 계획이다. 나아가 마그레브 지역 대학 및 관련 단체와의 정기적인 학술 교류를 통해 제도적 네트워크를 구성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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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및 출처

원문: 정지용 인문학연구원 2009년 4월 12일 기사 머리는 유럽, 가슴은 아랍, 발은 아프리카에 둔 마그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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