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활동보고서 - 브라질 중남미트랙] 뽀르끼뇨스 팀 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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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7-12 13:19 | Read | 3,908 |
본문
In-depth Research Project
한국 패션의 글로컬라이제이션 - 한국과 브라질의 남성 패션을 중심으로 -
1. 서론
의식주라는 단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옷과 패션은 인간과 떼어놓을 수 없는 분야입니다. 전 세계 어느 곳보다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한민국은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패션 산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형 인터넷 쇼핑몰의 해외 오프라인 매장 개점 첫날,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할 정도로 인파가 몰리는 진풍경이나 케이 팝이나 케이드라마 속의 패션 스타일을 따라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통해서도 우리는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브라질의 패션은 어떤 모습일까? 본 조의 연구주제는 단순한 궁금증에서부터 출발하였습니다. 사전조사를 통해서는 한정된 모습만을 알 수 있어 Focus on Locality 시간을 빌려 외국인 학생에게 자세한 설명을 부탁하였고, 이를 통해 브라질의 패션 산업이 거대한 영토만큼이나 잘 발달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여성 패션에 국한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남성 패션은 이렇다 할 특징이 부족하였습니다. 이는 브라질뿐만 아니라 남아메리카에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사회 분위기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남아메리카는 아직까지도 성별과 관련된 고정관념이 뚜렷한 편입니다. 빨강, 주황, 노랑과 같은 색상을 입어서는 안 되고, 너무 신경 써서 입어서도 안 되는 등 전반적으로 강한 남성성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는 남성이 패션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제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의 남성들은 주로 어머니나 여자 친구와 같은 주변의 여성들에게 패션과 관련된 일들을 위임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한국에서 패션은 어느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야이고, 이런 사회 풍조가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본 조는 판이하게 다른 이 부분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로컬리티 썸머스쿨을 통해 어떻게 하면 브라질 사람들이 남성 패션에 가지는 고정관념을 극복하고 우리의 남성 패션, 특히 젊은 세대의 패션을 받아들일 수 있을 지에 대해 상업적인 접근을 통하여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 한국 남성 패션의 특징을 세 가지 스타일을 통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우리의 경우 국토의 면적이 작고 인터넷을 통한 교류가 활발하여 지역별 특징을 찾아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거대한 국토를 가진 브라질은 인구가 가장 많은 세 지역(북동부, 남동부, 남부)을 골라 이 지역들의 남성 패션 특징을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브라질의 각 지역에 앞서 알아본 한국의 남성 패션 스타일을 중 어떤 것을 접목시키는 것이 효과적일지에 대해 재고하고자 합니다.
2. 한국 남성 패션의 특징
서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 조의 연구주제는 한국 남성 패션의 특징을 브라질 남성 패션 산업에 접목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남성 패션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본 조는 이를 위해 한국 남성 패션, 특히 청년층에게 주류라고 여겨지는 세 가지 스타일인 아메카지(Amekaji), 스트릿(Street), 클래식(Classic)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자 합니다.
2.1 아메카지
패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아메카지는 ‘아메리칸 캐주얼’의 줄임말로 과거 미국 노동자들의 복장을 모티브로 하여 생겨난 패션 트렌드입니다. 이후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어온 아메카지는 일본에 맞게 현지화 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본 경제 및 사회적인 상황의 변화로 여행을 통해 일본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전파되어 한국식으로 다시 한 번 현지화 되었습니다. 최근 전국 각지에서 많은 빈티지 샵들이 유행하며 대중들에게 점점 익숙해졌으며, 미디어에서 유명 연예인들이 이러한 트렌드의 옷을 입고 등장함으로써 하나의 주류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격식을 갖추어야 하는 자리는 물론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입을 수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아, 패션에 관심이 가장 많은 나이대인 이삼십 대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베스트, 면자켓 등 포멀함과 빈티지가 공존하는 아이템들과 함께 퍼티그 팬츠(Fatigue pants), 오버롤(Overall), 셀비지 진(Selvage jean)과 같이 작업복에서 비롯된 아이템들을 혼합하여 본 스타일을 표현해 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뉴스보이스캡(News boys cap)이나 빈티지한 가방과 함께 윙팁이나 워커, 슬리퍼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신발들을 매치함으로써 자유로운 느낌을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로 최근에는 유러피언 빈티지의 느낌이 함께 가미되어 있습니다.
2.2 스트릿
보통 패션 트렌드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패션쇼에서 선보이는 것에서 시작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일부 젊은 층에서 비롯되어 거리를 통해 전파된 유행이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탈바꿈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스트릿입니다. 다시 말해, 스트릿이란 흔히 길거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의 유행입니다. 최근 한국의 스트릿은 ‘힙합’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쇼미더머니’ 등 힙합을 주제로 한 여러 방송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방송에 나온 래퍼들의 패션이 젊은 층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힙합’이 가미된 스트릿은 스냅백(Snap back), 썬캡 등 젊은 감각을 보여주는 모자에 화려한 색상의 상하의와 함께 커다란 체인 목걸이, 손가락마다 낀 반지, 타투 등을 함께 매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힙합 공연이 많은 홍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하여 전국 각지로 퍼져나간 트렌드입니다.
2.3 클래식
클래식은 역사 속에서도 그 가치를 잃지 않고 꾸준히 인정받고 있는, 그 어떤 문화에 가져다 놓아도 어색하지 않은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러한 특징을 강조한 클래식은 패션에서도 언제나 환영받는 요소입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클래식을 하면 포멀한 정장을 떠올리고는 합니다. 하지만 한국 남성 패션에서 클래식은 유럽 신사들이 입을 법한 깔끔한 셔츠, 통이 어느 정도 있는 치노팬츠(Chino pants), 서스팬더(Suspender), 깔끔한 서양식 포마드머리, 그리고 잘 정리된 수염 등이 어우러진 스타일을 의미합니다. 클래식이 다시 한 번 트렌드로 각광받기 시작한 이후, 우리나라에는 유럽식 미용실인 바버샵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3. 브라질 남성 패션의 특징
거대한 국토를 가진 브라질은 각 지역별로 독특한 패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방특구와 26개 주의 스타일을 모두 알아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브라질을 크게 5개의 지역으로 나누고 이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세 지역의 특징을 통해 브라질 남성 패션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사실 강한 남성성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 브라질 남성 패션은 이렇다 할 특징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하지만 인구가 많은 곳들에서는 그래도 한두 가지 특징은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3.1 북동부 지역
적도와 가까운 해안 지방인 북동부는 사시사철 무더운 열대 기후가 이어지는 곳입니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바이아(Bahia) 주의 살바도르(Salvador)는 과거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던 아프리카 흑인 노예의 후손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문화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애니 미즘 사상에서 비롯된 종교인 칸돔블레(Candomblé)는 금요일마다 하얀 옷을 입는 풍습을 가지고 있고, 칸돔블레에서 사용되는 리듬과 레게, 삼바(Samba) 등을 혼합하여 탄생한 아셰(Axé)는 삼바 다음으로 브라질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입니다. 삼바 못지않게 격렬한 춤동작을 가진 아셰는 가볍고 시원한 재질의 옷차림이 북동부 지역의 대표 복식이 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또한 아래의 사진과 같이 흑인 노예들이 대농장주들의 억압과 핍박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통 무술인 카포에이라(Capoeira)의 도복과 유사한 디자인의 옷들도 많이 입는다고 합니다.
3.2 남동부 지역
남동부 지역에는 브라질 문화의 중심인 리우 데 자네이루(Rio de Janeiro)와 브라질 경제의 중심인 상파울루(São Paulo)가 있습니다. 우선 세계 삼대 미항 중 하나라고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 바다로 유명한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는 원한다면 언제든 해변에 갈 수 있는 독특한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닷가 휴양지 패션이 일상생활에 스며들어 있고, 단색, 줄무늬 혹은 체크무늬 패턴을 사용한 옷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강렬한 햇빛을 가리고자 무늬가 없는 단색의 모자를 많이 사용합니다.
남동부 지역의 또 다른 대도시인 상파울루는 브라질 최대 규모의 패션위크가 열리는 곳으로 글로컬이 가장 잘 이루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 사는 파울리스타(Paulista)들은 세계적인 패션 트렌드들을 빠르게 흡수하여 브라질 고유의 스타일과 융합하곤 합니다. 게다가 가장 많은 인종들이 함께 살고 있기에 타 지역들에 보다 더 화려한 패턴이나 색상을 찾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3.3 남부 지역
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리우 그란지 두 술(Rio Grande do Sul)은 비교적 사계절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온대 기후를 가지고 있습니다. 포르투갈, 독일, 폴란드, 이탈리아 등 식민지 시절과 2차 세계 대전을 전후로 해 브라질로 넘어온 유럽인들의 후손들이 많아 유럽적인 특색을 많이 가지는데, 특히 독일 이민자가 많아 독일의 문화가 많이 드러나는 편입니다. 또한 브라질에서 가장 추운 기후를 가지고 있어 다른 곳들에 비해 소매가 길고 따뜻한 소재를 사용한 무채색의 단정한 의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4. 융합 가능성
위의 사진은 다른 색들에 비해 비교적 어둡거나 차분한 색상의 벨트들만 바깥으로 빼놓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브라질 남성들이 사용해도 괜찮다고 간주되는 색상들입니다. 반대로 빨강, 주황, 노랑 등의 색상은 절대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는 브라질 남성들이 반드시 피해야만 금기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꽃무늬나 아주 조금이라도 페미닌한 요소가 있다고 보이는 패턴, 무릎이 아닌 허벅지에서 끝나는 짧은 기장의 바지나 좁은 통 역시도 이러한 금기에 속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제약들은 강한 남성성을 강요하는 사회 풍조에서 비롯된 고정관념으로 우리나라의 패션을 브라질에 접목하고자 한다면 꼭 지켜야만 하는 조건들입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두 나라의 패션이 어떻게 융합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4.1 북동부 지역
북동부 지역에는 한국의 스트릿을 접목시키는 것이 가장 적합해 보입니다. 현재 한국의 스트릿은 힙합이 가미되어 있습니다. 19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 미국의 빈민가에서 시작되어 소외된 흑인 사회의 울분과 애환을 표현하는 하위문화였던 힙합은 오늘날 한국에서 전혀 다른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힙합’이 가미된 한국의 스트릿은 스냅백에 화려한 색상의 상하의를 커다란 체인 목걸이, 손가락마다 낀 반지, 타투 등과 함께 매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지역의 브라질 남성들은 가볍고 시원한 재질의 옷차림을 선호합니다. 운동복 형식의 옷들과 힙합느낌의 커다란 상의 등 한국의 스트릿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요소들을 브라질 정서에 맞게 한국보다는 더 차분한 색상과 패턴으로 만든다면 상업적으로 큰 효과를 가질 수 있으리라 보입니다.
4.2 남동부 지역
남부 중에서도 해변 가까이에 위치해 있는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는 시원한 색의 하와이안 셔츠나 해변이기에 용인되는 비비드한 색상의 눈에 띄는 옷들을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브라질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패턴과 무늬가 들어간 옷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만약 한국 남성들이 선호하는 무난한 스트라이프 패턴이나 체크무늬에 적당한 비비드한 컬러가 가미된다면 이곳에 사는 까리오카(Carioca)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해 보았습니다.
또한 세계적인 패션도시 상파울루에서는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스트릿패션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북동부지역과 같이 한국의 스트릿을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힙합의 색채가 드러나는 모자나 액세서리들은 다양한 스타일들을 모두 소화해내는 파울리스타들과 잘 맞아 활용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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