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활동보고서 -브라질 트랙] 헤플렉수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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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3-22 12:26 | Read | 4,412 |
본문
Traditional game experience
기숙사 내부 무대에서 모든 팀이 모여 한국외대 사물놀이패 ‘비나리’와 거문고, 가야금 동아리의 공연을 직접 관람하였다. 시작하기도 전에 공연하는 학생들이 모두 사물놀이 의상이나 한복을 입고 있어서 외국인 학생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바바라는 한국 전통 악기의 소리를 처음 들을 수 있는 순간이었고 우리 한국학생들에게도 흔하지 않은 기회라 큰 기대를 가지고 공연을 보았다. 가야금, 거문고 공연은 슬프고 애절한 느낌을 담아냈는데 한국 특유의 ‘한(恨)’의 정서를 음악을 통해 전달할 수 있었다. 또한 사물놀이 공연에서의 꽹과리 연주를 듣고 처음에 바바라는 익숙치 않아 큰 꽹과리 소리에 놀란 듯 했지만 절정으로 치닫을수록 북, 장구, 징 소리와 조화롭게 어울려 내는 소리를 들으며 감탄하고 같이 즐기며 한국의 ‘흥’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한국과 브라질의 타악기를 비교하며 얘기를 나누기도 하였다.
브라질은 바떼리아(Bateria)라는 타악기 악단이 존재한다. 카니발에서는 200~300명 가까이 되는 타악기 연주자들이 흥을 돋우며 카니발의 시작을 알리기도 하는데, 그만큼 브라질에서 타악기의 둔탁하면서도 경쾌한 소리는 스트레스와 슬픔, 우울감 등을 떨쳐내는 ‘해방구’의 역할을 해왔다. 한국의 북과 꽹과리, 장구 또한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느껴졌으며 장단을 즐길 줄 아는 민족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정서적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번에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서 국내 바떼리아 연주자들이 시위에 힘을 돋우기 위해 연주를 하며 행진을 한 영상을 보여주니 신기해하면서도 브라질의 음악이 도움을 줄 수 있어 주어 기쁘다는 이야기도 함께 나누었다.
공연 후에는 공연에서 사용되었던 악기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바바라와 다른 외국인 팀원들이 각자 다른 사물놀이 악기를 맡아 함께 연주하며 모두가 하나가 되는 듯 한 사물놀이 연주의 묘미를 맛봤다. 또한 현악기인 거문고, 가야금, 아쟁과 대금도 연주해보며 말로 듣기보다 직접 체험하게 함으로써 우리 전통 악기에 친근하고 재밌게 접근할 수 있게 하였다. 평소 한국의 최신 음악에 관심이 많던 바바라가 전통 음악도 경험하며 우리 한국의 음악 문화를 폭 넓게 접할 수 있는 기회였었다. 음악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처럼 언어 없이도 음악을 통해 한국 문화를 같이 공유할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
우리 조는 전통놀이로 공기놀이를 선정하여 같이 체험했다. 이는 한국인 조원 모두가 어린 시절 즐겨하던 놀이로, 십년전만해도 공기라는 형태로 전통놀이가 보편적으로 행해졌지만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더 이상 학교 교실에서 공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보기가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공기놀이의 재현을 통해 사라져가는 한국 전통 놀이를 상기시키고 나아가 브라질 친구에게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상 투호, 자치기, 비석치기와 같은 전통 놀이는 우리도 접해본 적 없는 이전 세대들이 한 놀이들이지만 공기는 우리 세대가 직접 겪고 즐겼던 놀이로서 그 아날로그적 감성과 추억을 함께 되새기고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바라는 처음 해보는 것이라 많이 서툴러 하기에 바보공기, 손 주머니 등 공기놀이를 더 쉽게 할 수 있는 규칙들을 알려주며 공기놀이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재미있고 기발한 생각까지 소개해줄 수 있었다.
공기놀이 이외에 다른 전통 놀이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눠보았는데 브라질에도 한국의 땅따먹기, 제기차기, 고무줄놀이와 아주 비슷한 전통 놀이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한국과 브라질은 멀리 떨어져있고 예전엔 문화 교류가 더 적었을 것임에도 지극히 일상적이소 소소한 전통 놀이에서 공통된 요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신기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바바라에게 평소 즐겨하던 간단한 박자 게임도 알려주며 전통 놀이뿐만 아니라 현대 놀이 문화도 서로 공유하였다. 손으로 하는 브라질 게임을 처음 배움으로써 우리에게도 정말 신선한 체험이었고 바바라도 한국 청년들의 음주 문화와 게임을 배우고 함께 함으로써 서로가 더욱 친밀해지며 진정한 문화 교류를 하는 듯 했다. 또한 인도팀들과도 같이 게임을 즐기며 국적에 상관없이 놀이와 음악만으로도 즐거운 감정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문화 자체의 위대한 힘에 대한 중요성을 자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Find your own local spots in Korea
우리는 로컬스팟을 정할 때 만장일치로 브라질식 바비큐 슈하스카리아(브라질식 고기뷔페)를 선택했다. 바바라는 일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기숙사음식만 먹었기에 브라질 음식을 그리워하고 있었고 팀원들 또한 모두 브라질을 다녀왔기 때문에 브라질 음식에 대한 향수에 젖어있었다. Find your own local spots in Korea를 하는 날이 되자 기대에 한껏 부푼 우리들은 발걸음을 서둘러 홍대의 슈하스까리아로 향했고 입구에 걸려있는 커다란 브라질 국기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마냥 반겨주는 것 같았다.
가게 안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인테리어,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브라질 소품들은 마치 우리가 브라질 남부 한적한 시골 도시에 자리한 슈하스카리아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우리는 이러한 착각 속에서 슈하스코의 원조인 가우슈 지방과 다른 주들의 슈하스코가 어떻게 다른지, 브라질 슈하스코처럼 한국의 바비큐라 불리는 불고기는 지역마다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했고, 대화를 통해 IIP에서 이미 이야기 나누었던 적 있는 보자기가 생각이 났다. 브라질의 슈하스코, 한국의 불고기는 지역마다 다른 특색을 갖고 있지만 결국 모두가 즐기는 하나의 대표음식으로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대화했던 음악, 음식 ,종교외의 다른 문화적 요소들에서는 어떤 싱크리티즘적 요소가 있는지 이야기하며 식사를 마무리했다.
식사 도중 문득 생각해보니 가게에 손님이 없는 것을 보고 혹시 슈하스카리아가 국내 현지화에 실패한 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계산을 하며 점원에게 물어보니 마니아층이존재하고 있으며 브라질의 올림픽과 월드컵으로 브라질 문화가 대중 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져 슈하스코에 대한 인식도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문화의 음식에 도전해보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는 한국 사람들에게 생소한 브라질 슈하스코가 유행에 따라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홍대에서 7년 동안이나 잘 운영될 수 있었던 비결은 브라질과 한국의 특성을 알맞게 조화시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브라질 슈하스코’라는 생소한 이름 옆에 친숙한 표현인 ‘무한리필’이라는 설명은 한국 음식점들의 대표적인 트렌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토론으로 마무리하며 배 뿐만 아니라 지식까지 만족스럽게 채우고 가게를 나왔다.
이후 바바라의 제안으로 알게 된 Rapercussion(라퍼쿠션/하퍼쿠션)과의 인터뷰를 위해 망원동에 있는 그들의 작업실로 향했다. Rapercussion은 다양한 브라질의 음악장르에 한국적 요소를 더하여 우리나라에 알리고 있는 1세대 쌈바 음악그룹이기에 이들과의 인터뷰가 너무나도 기대되었다. 브라질 문화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그룹의 리더 Zion Luz(자이언 루즈)는 우리의 걱정과 달리 작업실의 문을 활짝 열며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바바라는 그룹의 리더인 자이언 루즈와 인터뷰를 위해 메일을 주고받았던 일과 브라질에서의 인터뷰 비디오촬영 때에 자신이 있었던 일을 말했고 그는 단번에 바바라를 알아봐 주었다. 우리는 한국에 브라질음악을 잘 알리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브라질 음악을 한국에서 알리는 데에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는지, 브라질 음악 장르 중 어떤 것에 한국인들이 가장 반응이 좋은지, 등을 이야기했다. 브라질 문화를 전파하는 위치에서 대중들을 직접적으로 만나고 소통하는 그의 답변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궁금했던 사실들을 알아낼 수 있었고 브라질학과 학생으로서, 로컬리티 중남미 트랙일원으로서 브라질 문화에 애정을 갖고 이를 알리는 데에 열정을 쏟는 그에게 존경심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자이언 루즈와 아싸이를 먹으며 더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스케줄이 있어 망원동을 떠나 우리끼리 먹으며 뜨거워진 가슴을 식혔다. 아싸이는 브라질 아마존에서만 재배되는 열매로 브라질 사람들은 보통 이를 빙수의 형태로 만들어서 연유와 과일들을 곁들어 먹는데 바바라는 아싸이로 만든 또 다른 음식도 있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아싸이하면 일반적으로 빙수의 형태를 떠올리지만 Pará(빠라)주에서는 이를 생선과 함께 먹는다는 것이었다. 달콤한 연유와 함께 상콤한 과일과 어우러진 시원한 아싸이를 생선과 함께 곁들인다는 것이 상상이 가지 않아 깜짝 놀랐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브라질이 얼마나 주마다 문화가 다른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 어떤 브라질사람들도 브라질을 한 단어로 표현할 수도 없음에도 이들이 다양한 각각의 특성을 서로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하나로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한국 내 브라질 스팟들을 방문해보는 것만으로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명백한 사실이었으며 이것이 곧 그들의 문화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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