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ality Challenge

해외탐사 프로그램 ‘Locality Challenge’

백문불여일견이라는 말, 알고 계십니까? ‘Locality Challenge’는 자신이 공부하는 지역을 직접 탐사하는 해외탐사 프로그램입니다.

참여하는 학생들은 탐사지역에 관해 인문·지역학적 탐구과정을 실시해 계획을 수립·발전시키고, 각 지역의 지역학적 효용가치를 재발견하며 도전정신을 배양하게 됩니다.

‘Locality Challenge’를 통해 학생들은 인터넷과 책에서만 보던 지역을 눈으로 직접 보고 피부로 느낄 수 있으며, 광역특화전공 내 4가지 트랙의 오지성 지역을 팀원들과 함께 구석구석 탐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됩니다.

Title [5기] [동아시아] - 다시만난베트남 팀 (2)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11-30 12:45 Read 1,304

본문

 

5일차 / 718일 수요일

10 : 00 아침식사

10 : 30 96B 카페

14 : 00 호치민시 인문사회과학대학교 교수님과 인터뷰

18 : 30 저녁식사

21 : 30 숙소 도착

 

17, 나라어학원에서 만난 애봉선생님께서 여러모로 도움을 주신 날이었다. 오전에 신명은 팀원이 배탈 증세로 많이 힘들어했는데 선생님께서 직접 숙소까지 찾아오셔서 약을 주시고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 이 날은 신명은 팀원과 함께 하지 못한 날이어서 팀원 모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신명은 팀원이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선생님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러 갔다. 현지인이 직접 소개해준 식당에서 맛 본 베트남 음식, 아직도 그 맛을 잊지 못한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눈앞에서 보고 그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기도 하였다. 선생님께서는 베트남 사람들은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밖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고, 뭐든지 빨리 빨리 하려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 여유를 갖고 천천히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또한 선생님의 한국 생활, 그리고 지금까지 하셨던 통역사, 여행사, 학원장 등 다양한 활동들을 들을 수 있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선생님 지인이 하시는 커피숍으로 향했다. 그 곳은 어제 어학원에서 만난 ngan친구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호치민 도시에서 골목에 위치한 96B 카페는 작지만 직접 만든 빵, 커피, 쿠키, 초콜릿을 파는 공간이다. 그 곳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 차이, 궁금했던 베트남 오토바이, 음식, 예절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어제 닿은 인연이 오늘까지 이어져 소중한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했다.

 

교수님과의 약속시간이 다가와 택시를 타고 호치민 인문사회과학대학교로 갔다. 한국학과 사무실에 도착하자 교수님께서 따뜻한 미소로 맞이해주셨다. 교수님께 먼저 자기소개를 하고 다시만난베트남팀이 베트남에 탐사를 오게 된 배경과 목적에 대해 설명해드렸다. 사전적으로 교수님께 질문하고자 하는 내용은 크게 베트남 전쟁, 베트남 사람들의 역사 교육 및 인식 마지막으로 베트남과 한국의 향후 관계로 세 부분으로 나누었다. 교수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탐사 전 팀원들과 사전 조사를 하면서 궁금해 했던 내용 그리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었던 베트남에 대한 이야기 사람들의 역사 인식, 베트남전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할 수 있었다. 특히 베트남 사람들의 역사 교육 및 인식 부분에서 직접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님이니 그 사실을 더 잘 알 수 있었다. 베트남의 사상이 그 사회 전반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인터뷰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베트남 사상에 대한 사전 공부를 하고 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다. 우리나라도 민주주의 그리고 표현의 자유가 잘 이행되고 있다고 해도 억압하고 규제하는 것들이 많지만 베트남은 어떠할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또한 탐사 전, 팀원들과 함께 다녀온 시민평화법정에서 모두가 궁금했던 과연 전쟁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이 있을까?” 라는 물음에 교수님의 개인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교수님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내가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 수 있는 상황 때문에 가해자와 피해자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지만, 민간인 학살과 같은 경우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 라고 말씀해주셨다. 또한 남부여성박물관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면서 베트남 여성이 베트남 전쟁에서 한 역할과 베트남 내 여성의 지위에 대해 여쭤봤다. 교수님께서는 베트남 여성이 베트남 전쟁에 같이 참여하기도 하였으며, 베트남 전쟁 뒤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였다고 했다. 그리고 베트남은 성평등이 잘 이루어진 국가이며 그 이유 중 하나는 사회주의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하셨다.

 

베트남 탐사 준비를 하면서 베트남은 승전국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거나 패전국 취급을 받길 원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황당했고 믿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교수님 역시 국가의 사상이 반영된 역사를 배웠기 때문에 역사를 정확하게 알기 전까지는 이와 같이 생각했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하였다.

 

한 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마치고 허윤영 팀원과 이미현 팀원은 주변에 있는 롯데리아에 들어가 인터뷰 내용을 문서로 정리하였고 간단한 소감을 나누었다. 저녁에는 이미현 팀원이 한국에서 경복궁 해설 봉사를 하다가 만난 베트남 언니와의 저녁 식사 시간을 가졌다. 그 분 또한 베트남 내에서 워킹 투어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베트남 전반 역사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반미, 쌀국수 등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게 도와주셨다. 호치민에서의 마지막 밤은 팀원 모두 거실에 모여서 일정 정리와 함께 느낀점을 각자 이야기 하며 보냈다.

 

6일차 / 719일 목요일

11:00 체크아웃

12:00 공항도착

17:00 다낭 도착

18:00 호텔도착

19:00 저녁식사

20:00 숙소 복귀

 

오늘은 호치민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음 도시인 다낭으로 이동하는 날이다. 오후 12시까지 체크아웃이라서 오전에 캐리어 짐을 다 싸고 11시에 체크아웃을 하였다. 탄손누트 국제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점심으로 쌀국수를 먹은 후에 일찍 비행기에 탔다. 우리는 베트남 국내선 비행기를 탔는데 비에젯에어였다. 사실 저가항공이기도 하였고 정보도 부족해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흔들림도 적고 좌석도 편안해서 안전하게 다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낭에 도착했을 때는 늦은 오후여서 우리는 택시를 타고 호텔에 빨리 도착한 후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호텔로 돌아와서 내일의 일정을 준비하면서 일찍 쉬었다.

 

7일차 / 720일 금요일

10 : 00 기상 및 탐사 준비

11 : 30 점심식사

12 : 30 다낭박물관

15 : 30 5군구 전쟁 박물관

19 : 00 저녁식사

23 : 00 숙소 복귀

 

다낭 박물관을 먼저 가기로 한 우리는 박물관 근처 마담란이라는 베트남 음식점에서 반세오와 분짜, 스프링롤 그리고 망고스무디를 먹었다. 한국인들에게 이미 유명한 음식점이라 주변 손님들은 모두 한국인이어서 잠시 한국에 있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음식이 나오고 우리가 베트남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인지하게 되었다. 베트남 현지에서 먹는 베트남 음식들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우리는 쌀국수나 분짜는 한국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지만 그에 반해 반세오와 스프링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한국 음식점에도 팔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맛있는 식사를 마무리 지으며 다낭 박물관으로 향했다.

 

다낭 박물관은 다낭의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낭의 역사, 문화, 지리 등에 대해 소개하는 곳이다. 입장료는 20000동 즉, 한화 1000원 정도로 저렴했다. 다낭 사람들의 혼례 모습을 마네킹으로 재현해놓았고 생활에 쓰던 용품 절구, tv 등이 전시되어있었는데 한국의 과거와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느껴졌다. 사진들을 쭉 보며 다낭이 발전해 온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1층에서는 베트남 사람들의 생활사가 전시되어 있었다면 2층에는 전쟁과 관련된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무기를 만드는 모습의 마네킹, 무기 개발 도안 등부터 시작해 실제 무기까지 있었다. 2층에는 호치민 전쟁 박물관에서 보았던 몇몇 사진들이 그대로 있었고 여전히 우리에게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어린이들이 아무것도 입지 못한 채 뒤에 쫓아오는 미군에게서 도망치려는 순간의 사진이나 해골을 들고 있는 미군의 모습 등 참혹한 전쟁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들을 휴대폰으로 몇 장 찍기도 했다. 1066년에 동맹국으로서 전쟁에 참가한 한국군이 다낭에 도착했을 당시의 사진과 이들에 의한 피해사진도 있었다. 베트남 전쟁에 참여했던 한국군의 계급장이나 부대마크가 나열 되어있었고 개수는 10개 이상 되어보였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피로 물든 민간인의 옷이었다. 엄마였던 Le Thi Danh 씨는 지하에 숨어 있다가 발각되었다고 설명에 나와 있었다. 이 옷을 전시함으로써 베트남 전쟁 중에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 주는 것 같았다. 2층 전시장의 마지막에는 그 당시 자유를 염원하는 포스터가 있었다. US라고 써져있는 마을을 폭파시키는 비행기가 날아다니고 “freedom for vietnam” 이라고 쓰여 있었다.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 전쟁이 두려운 마음이 포스터 한 장으로 우리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우리는 다낭 박물관을 견학 한 후 무더위를 잠시 피하기 위해 근처 카페에서 목을 축였다. 기념품을 같이 파는 곳이라서 다낭에 관한 기념품들을 구경하고 베트남하면 떠오르는 커피나 코코넛 제품들을 구경했다. 잠시 에너지를 충전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다낭박물관에서 5군구 전쟁 박물관까지는 택시로 15분 정도 걸렸다. 택시 기사님께서 이 박물관은 입장료가 굉장히 비싸다고 했는데 원화로는 3000원 이었다. 베트남 물가 치고 비쌌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그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박물관은 관리가 잘 되어 있었고 볼거리도 많았다. 야외에는 베트남 전쟁 당시 사용된 각종 전차, 헬기, 포 등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크기는 어마어마했다. 우리는 박물관 안을 다 둘러보고 난 후 이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다낭 박물관과 다르게도 이곳에는 관람객이 우리밖에 없었다. 왜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볼거리가 많았는데 말이다. 베트남 전쟁 뿐만이 아니라 프랑스의 식민 지배에 저항했던 인도차이나 전쟁까지 베트남의 오랜 전쟁에 관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베트남 전쟁의 역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관 앞마다 연도가 적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쭉 둘러보고 베트남 전쟁 시기인 1960년부터 1975년까지를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주요 격전지 전쟁터는 모형으로도 제작되어 사진보다 쉽게 알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박물관 두 곳 모두 볼 것 많고 느낀 것도 많았다. 하지만 엄청난 더위에도 불구하고 에어컨이 없어 땀을 흘리며 박물관 견학 하는 것이 조금 힘들었다. 우리는 숙소에서 잠시 쉬고 근처 식당에서 쌀국수와 짜조를 먹었다. 짜조는 베트남식 고기 튀김이었는데 바삭바삭하니 맛있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베트남에 가면 꼭 해봐야 한다는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아로마 마사지는 지금까지 쌓였던 피로를 풀어주고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다. 마사지를 받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숙소에 복귀했다.

 

8일차 / 721일 토요일

오전 휴식

15 : 00 한 시장

16 : 00 콩카페

18 : 00 본죽

20 : 00 기념품샵

22 : 00 숙소 복귀

 

팀원 중 한명인 허윤영 팀원의 몸이 안 좋아서 원래라면 하미마을을 방문했을 예정이었지만, 오늘은 오전과 오후에는 모두 그동안의 일정에서 지친 몸을 잠깐 쉬는 휴식시간을 가졌다. 호치민에서의 일정도 매일매일 빡빡하였고 탐사기간 동안 제대로 컨디션 조절을 못한 것 같아서 오늘은 날을 잡고 모두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기로 하였다. 몸이 안 좋은 허윤영 팀원은 오늘 하루정도는 푹 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미현 팀원과 신명은 팀원은 호텔 주변과 근처에 다낭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한시장과 콩카페를 방문하기로 하였다.

 

한 시장은 값싸고 싱싱한 재료와 저렴한 값에 파는 전통시장으로, 다낭에 가면 꼭 들려야 하는 관광코스로 유명했다. 다행히도 한 시장은 호텔에서 도보로 10분정도 되는 거리에 있어서 우리는 걸어서 한 시장에 도착했다. 한 시장 입구에는 유명한 관광지답게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한 시장은 총 2층으로 구성되어있다. 1층에는 식료품을 팔고 2층에는 옷이나 신발을 판다. 이미현 팀원과 신명은 팀은 오늘은 가볍게 둘러볼 목적으로 1층보다는 2층을 중심으로 둘러보았다. 그곳에는 베트남의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직접 맞출 수 있는 제봉소도 준비되어있었고 관광객들을 겨냥한 여름원피스나 옷들이 싼 값에 거래되고 있었다. 한 시장은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상품을 구할 수 있어서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특히나 유명하다. 이건 베트남의 상품이나 사업을 생각할 때도 적용이 될 수 있는데, 베트남 제품은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다. 그 뿐만 아니라, 인건비와 생산단가도 낮아서 한국의 기업들도 대거로 진출하고 있고 향후 20년동안 경제적인 파트너로서 서로가 수행하는 역할이 커져갈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미래의 긍정적인 관계를 위해서 한국과 베트남이 양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해결해야할 과거문제를 제대로 직면하고 풀어가는 과정이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마친 후, 이미현 팀원과 나는 1층 식료품도 간략하게 확인한 후 한시장 근처에 있는 콩카페를 찾아갔다.

 

베트남 하면 커피로 유명하듯이 콩카페는 맛있는 커피로 유명하다. 그래서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풍경을 확인 할 수 있다. 콩카페 직원들은 베트남 전쟁 때를 연상시키는 옷을 입고 주문을 받거나 서빙을 했는데 찾아보니, 콩카페의 자체가 베트콩이라고 하는 베트남 공산주의 군사조직을 뜻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의상 컨셉이 군복이었다. 베트남 전쟁에서 공산주의 진영이 승리를 했으니 베트콩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남았기 때문일까, 반대쪽 이념인 민주주의에서 바라본 콩카페는 낯설기도 하고 신기하였다. 문득, 콩카페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과연 한국 정서에 맞게 컨셉을 수정할 것인지 궁금해졌다. 이미현 팀원은 그 곳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를 시키고 나는 구아바를 시켰다. 구아바는 동남아시아 쪽에서 유명한 열대 과일인데 나라 어학원에서 생과일을 봤지만 음료로 먹어본 적은 없기 때문에 그 맛이 궁금했다. 음료가 나오고 구아바는 생각보다 정말 달고 맛있었다. 처음에는 채소랑 사과를 섞은 맛이 나서 낯설기는 했지만 먹을수록 담백하고 건강해지는 맛이었다. 무엇보다 질리지 않는 맛이어서 남은 베트남 기간에도 계속 찾을 것 같은 맛이었다. 한국에서도 그리울 것 같은 맛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저녁시간이 되어서 우리는 근처에 본죽을 갔다. 사실 신명은 팀원의 몸 자체도 완전히 나은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소화가 잘 되는 건강한 음식이 필요했다. 베트남 다낭에 한국이 관광객이 많기도 하고 한인들이 많기도 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래도 타국에서 본죽을 보니까 엄청 새롭고 반가웠다.

 

음식을 맛있게 먹고 호텔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일정 중에서 편하게 쉬는 일정이 없었는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여유롭게 쉬고 밥도 잘 먹으니 그동안의 피로가 조금은 풀리는 기분이었다.

 

9일차 /722일 일요일

10 : 00 숙소 출발

11 : 00 하미마을 방문

18 : 00 숙소 도착

19 : 00 베안

21 : 00 더커피하우스

22 ; 30 숙소 복귀

 

하미마을을 가기로 한 날은 날씨도 약간은 우중충한 날이었다. 택시를 잡아서 반나절을 이동해야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많은 걱정을 하였다. 과연 어떤 택시기사 아저씨와 함께 갈 것인지, 가격은 얼마로 흥정해야 할지가 최대 고민이었다. 우리는 총 두 곳을 들리기로 했다. 한 곳은 베트남 전쟁 때 한국군에 의해 135명의 민간인의 희생된 하미마을이고 다른 한 곳은 430명의 민간인이 희생당한 마을 퐁니· 퐁넛 위령비였다. 원래는 한국베트남평화재단에 나와 있는 꽝남순례길코스를 따라서 움직이려고 하였는데, 구글 지도에 정확한 명칭이 나오지 않고 현지 베트남 사람들도 잘 모르는 코스여서 모든 곳을 돌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 하에, 두 곳 만을 들리기로 결정하였다. 베트남에서 안전한 택시인 비나선택시를 타고 우리는 아저씨와 가격을 흥정한 후에 당일치기 코스로 구글 지도에는 잘 표시되지 않은, 그러나 역사 속에는 분명하게 존재하는 마을을 찾아서 가기 시작하였다. 시작과 동시에 우리는 마을 근처에서 꽃을 팔고 있는 노점상에 가서 노란 국화꽃다발을 샀다. 두 다발을 샀는데, 한 다발은 하미마을에, 다른 한 다발은 퐁니·퐁넛 마을에 놓으려고 하였다.

 

맨 처음 찾아가는 하미마을은 택시를 타고 외곽으로 한참을 가서야 나왔다. 구글 지도 주소도 보여주고 하미마을에 있는 위령비 사진도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보여드렸지만 아저씨는 잘 모른다는 듯 확신 없어하면서 운전을 하셨다. 우리도 정확하게 나온 주소가 아니었기 때문에 부디 맞는 곳으로 가기를 바라면서 퐁니 ·퐁넛마을로 향하였다. 길을 가는 중간 중간 친절한 아저씨는 우리가 보여준 위령비 사진을 마을 주민들에게 보여주면서 어렵게 길을 찾아갔다. 그리고 고생 끝에 비포장도로로 만들어진 길을 굽이굽이 들어가다 보니 드디어 우리가 그렇게나 찾던 하미마을 위령비가 보였다. 위령비에 도착하고 나서 <베트남 전쟁과 기억> 강연에서 구수정 박사님께서 하신 이야기가 떠올랐다. 한국 정부가 위령비의 비문을 지우려고 하고 그에 완강하게 반하는 마을 유가족들의 이야기, 그리고 유가족의 말 위령비 뒤에 있는 비문을 지우는 것, 기억을 지우는 것은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또 다른 폭력과 상처가 될 수 있어요.” 비록 위령비 방문은 다만베 탐사팀뿐이었지만 탐사 전 책과 영상에서 보았던 그들의 이야기로 그 공간이 가득 채워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더욱 경건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너무 아쉬웠던 점은 우리가 원래 찾아봤던 위령비에는 담장이 없었는데, 우리가 갔을 당시에는 철제 담장으로 둘러싸여서 위령비 근처로 다가갈 수가 없었던 점이다. 탐사 전에 우리의 목표는 위령비에 적힌 희생자들의 이름을 한국정부의 요청으로 연꽃으로 덮은 그 흔적을 직접 우리의 눈으로 확인하고 당시 학살이 있었던 현장에 대해 조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다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멀리서나마 위령비를 확인하고 그 앞에 놓인 다소 말라버린 국화들을 보면서 우리는 먼발치에서나마 하미마을의 역사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국화꽃을 철제 문 앞에 놓고 묵념을 하고 다시 택시에 올랐다.

 

다시 택시에 타려고 하는데, 우리를 바라보던 택시 아저씨가 국화를 놓고 묵념하는 우리를 굉장히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에는 그저 신기함만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택시 기사 아저씨도 베트남 전쟁에 관해서, 그리고 학살된 하미마을 주민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두 번째 마을은 첫 번째 마을보다 훨씬 찾기가 어려웠다. 첫 번째 하미마을은 그래도 한국에서 역사학자들이나 시민단체들에 의해 많이 알려진 편이었지만, 두 번째 마을인 퐁니· 퐁넛마을은 이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그래서 지도에도 명확하게 표기되지 않은 마을이었다. 우리는 택시를 타는 내내 과연 여기가 맞는 것인지, 지금 이 길로 가면 나올지 불안해하면서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 역시나 이번에도 그 지역 주민들에게 물어가면서 처음 주소를 친 장소로 왔지만 허탕이었다. 길이 점점 비포장 도로에 들어서고 주변 환경들도 도시에서 바라보던 빌딩들이 아닌, 점차 낯선 녹색 풀들과 낯선 집들의 모습이 보였다. 여기야 말로 진짜 베트남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길을 잃고 헤매는 중이었지만 그 와중에 베트남식 결혼식이 열리는 풍경도 바라보고 낯선 풍경에 매력도 느끼면서 우리는 다시 두 번 째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네이버로 부랴부랴 구글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주소들을 찾아가면서 아저씨에게 두 번째 주소를 보여드렸다. 이번에는 부디 맞기를 바라며 우리는 다시 20분정도를 달렸다. 그리고 정말 간절함이 닿은 걸까. 우리는 끝없이 펼쳐진 논밭 사이로 조그맣게 자리 잡은 두 번째 위령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정말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이 광활한 논밭이 펼쳐져 있었고 그 옆에 드문드문 나무들이 옹기종기모여 작은 산을 형성 하고 있었다.

 

두 번째 퐁니· 퐁넛위령비는 오랫동안 아무도 방문하지 않았던 탓인지 관리가 되지 않은 잡초들이 우거졌다. 하지만 가까이서 살펴본 위령비에는 그래도 과거에 몇몇의 사람들이 다녀간 듯 향초들이 여러 개 꽂혀져 있었고 마른 국화꽃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서 하미마을 위령비 장소에서는 보지 못한 희생자들의 이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위령비 한 면 전체를 빼곡히 채운 희생자들의 이름은 비록 베트남어로 적혀있어서 확인 할 수는 없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슬픔과 참혹했던 당시의 모습을 불러일으키는 듯했다. 우리는 그곳에서 당시의 피해 결과와 참혹했던 한국군의 만행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국화꽃을 위령비 밑에 내려놓고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묵념을 하고 돌아가는 길은 어쩐지 조금은 슬펐고 동시에 아까 택시를 타고 오는 길에 봤던 결혼식과 대비되어 아이러니 했다. 삶의 시작과 끝을 동시에 바라보는 기분이 들어서 더 복잡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10일차 / 723일 월요일

11 : 00 롯데마트

14 : 30 해피브레드

15 : 00 한시장

18 : 30 미케비치

19 : 30 바빌론스테이크

21 : 30 숙소 복귀

 

인천으로 다시 돌아가기 전 마지막 날이니만큼 중요한 일정은 넣지 않았고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우리는 다낭에서 베트남에 관한 기념품들을 사기로 했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다낭에 오면 꼭 들린다는 롯데마트에 갔다. 롯데마트는 외관부터 한국이랑 큰 차이가 없었고 구조도 비슷했다. 이 안에서 커피, 말린 망고, 마그넷, 비누, 장식품 등 베트남을 대표할 만한 것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했다.

 

우리는 점심으로 베트남의 대표 음식 중의 하나인 반미를 먹기로 했다. 반미는 빵 사이에 햄과 야채, 소스를 넣어서 먹는 음식이다. 우리가 간 반미 음식점은 오리지널이라기보다는 외국인들 입맛에 맞춘 것 같았다. 친숙한 맛이 났고 입맛에 정말 잘 맞았다. 그래서인지 가게 안은 현지인보다는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다낭의 대표 시장인 한시장이 마침 주변에 있어서 우리는 시장 안을 둘러보았다. 주로 시장의 1층에는 건어물이나 말린 과일 등 음식을 팔고 있었다. 건어물 냄새가 정말 고약해서 참기 힘들었지만 시장을 구경하기 위해서 더 깊이 들어갔다. 2층에는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나 신발, 여름 옷 등을 팔고 있었다. 수많은 가게에서 형형색색의 아오자이를 팔고 있었고 너무 아름다웠다. 우리는 시장 안에서 베트남 상인들과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살펴 볼 수 있었다. 관광객은 대부분 한국인들이었고 저마다 가격 흥정을 하며 물건을 구매하고 있었다. 우리도 라탄백을 하나씩 싼 가격에 장만했다.

 

시장에 오래 있다 보니 너무 더운 나머지 우리는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해질녘 선선해질 때 쯤 미케 비치에 갔다. 이 해변은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의 휴양지로 사용했던 곳인데 여유로움이 한껏 느껴지면서 휴양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밤에 보는 미케 해변은 아름답고 인상 깊었다. 바다 구경을 하고 우리는 해변 주변에서 바빌론 스테이크라는 음식점에 갔다. 좋은 품질이지만 한국보다 싼 가격에 맛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베트남 사람들이 많이 먹는 모닝글로리도 주문해서 먹어봤다. 초록색인게 우리나라에서 흔한 나물들과 비슷하게 생겨서 맛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단 맛이 느껴져서 우리 입맛에 딱 맞았다. 배부른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복귀했다.

 

11일차 / 724일 화요일

다낭 공항에서 인천 국제공항으로 입국

 

전 날 캐리어 짐을 모두 정리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8시까지 준비를 마쳤다. 날씨가 약간 흐린 날씨였다. 모두 캐리어를 끌고 호텔로비로 내려가서 그동안 남은 룸서비스를 결제하고 나왔다. 베트남에서 안전한 비나선 택시를 잡고 다낭 국제공항으로 이동하였다.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없고 한적했다. 공항에 일찍 도착하여 아직 수하물을 부칠 시간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공항 안에 있는 ‘BIG BOWL’ 이라는 쌀국수 집에 가서 남은 베트남 돈을 다 사용하기로 하였다. 신명은과 이미현 팀원은 쌀국수를 시켰고 허윤영 팀원은 베이글을 시켰다. 또 다 같이 공금으로 스프링롤을 하나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 그러자 어느덧 수하물을 부칠 시간이 되어 우리는 우리가 예매한 T’way 항공사로 가서 수하물을 부쳤다. 수하물을 부치고 바로 출국심사를 마친 후에 우리는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인천에서 호치민에 오던 날에는 비행시간도 야간이었고 날씨도 좋지 않아 다소 비행기가 많이 흔들렸었는데, 오늘은 비행기에 큰 불편함 없이 편안하게 인천국제공항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저녁 6시 좀 넘어서 도착하여 우리는 각자 수하물을 찾은 뒤에 공항버스를 타고 헤어졌다.

 

1011일의 긴 일정이었지만 그 일정동안 서로 배려하고 노력한 덕분에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우리가 탐사하고자 하였던 베 과거 역사인식 재고와 미래 발전 가능성에 대한 탐색에 대해 우리만의 결론을 내릴 수 있었던 것 같다. 탐사를 떠나기 전에는 마냥 추상적이고 덩어리로 보였던 목표가, 베트남에서 실제로 역사적 현장을 찾아가고 베트남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문화를 경험해 보면서 차츰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국가 간의 협상과 그 외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요인들을 포함하면 베트남 전쟁의 문제는 사과의 유무문제로 끝나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우리부터 그 문제를 왜곡되거나 잊히는 일이 없도록 기억하고 알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앞으로의 긴밀해지는 양국관계에서 어떠한 문화의 우위나 차별 없이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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