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5기] [인도] - 요기요가 팀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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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8-11-30 12:32 | Read | 1,441 |
본문
[7월 27일 탐사 5일차]
오늘도 어제처럼 아침 요가를 들으러 갔다. 소윤은 전 날 수업에서 무리를 해서 근육이 너무 아파와 아침 수업은 차마 참가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나라는 어제 아프던 배가 아직도 아파서 수업에 참가하지 못할 거 같다고 했다. 그래서 내영 혼자 아침수업을 들으러 갔다.
아침 수업에는 찌트강사님이 또 오셨다. 수업 내용은 어제 아침의 내용과 비슷하게 진행되었다. 내영 혼자 수업을 듣게되어 찌트강사님이 평소보다 더 구체적으로 올바른 자세를 알려주셨다. 아침 수업이 끝난 후 우리는 요가원에서의 아침식사를 먹고 잠깐 쉰 후, 곧바로 오전 수업에 들어갔다.
오전 수업은 전 날과 같이 찌트강사님이 담당하고 가르쳐주셨다. 찌트강사님은 우리를 여러 번 가르쳐주셨기 때문에 이제 여러 가지 아사나 요가의 자세에서도 점점 난이도를 올려가며 자세를 가르쳐 주셨다. 더 어려워진 아사나 요가에는 요가에서 사용하는 블록과 밴드도 사용되었다. 이를 사용하여 우리의 척추도 피고, 다리를 들고 지탱하거나 목을 더 뒤로 스트래칭하는 자세에서는 더 몸을 늘어뜨리는 데 사용하였다. 명상은 거의 똑같이 진행되었다.
이후 요가원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후 수업 전까지 각자 쉬는 시간을 갖으며 마요가에서 제공해주기로 아유르베다 디톡스 테라피를 받았다. 이 테라피는 아유르베다 오일로 상체와 하체 모두 손마사지를 받다가, 머리만 빼놓는 찜통에 들어간 채 몸에 수증기를 쐬어 땀이 나게 함으로서 디톡스 효과를 보는 테라피였다. 소윤과 내영은 이 디톡스 테라피를 받고 나라는 아유르베다 마사지만 받았는데, 셋 모두 테라피 이후 몸에 혈액순환이 잘 되고, 몸에 쌓여있던 긴장감과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라고 하였다.
개운한 몸으로 이후 다음 오후 수업을 들었다. 오후 수업의 강사님은 처음 마요가에 들어온 날 이후로 봬는 분이라 반가웠다. 비가 오는 관계로 오전과 같이 맨 꼭대기층에 가서 수업을 들었다. 찌트강사님과는 조금 다른 로히뜨강사님의 명상 수업과 요가 수업이 진행되었다. 수업 내용은 우리가 첫날 와서 들은 수업과 거의 비슷했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로히뜨강사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로히뜨강사님은 찌뜨강사님과는 다르게 요가를 가르친 경력이 그리 길지 않았다. 리시케시 출신인 그는 최근 하르드와르에 있는 전문대학교에서 요가학 과정을 완료하였다고 했다. 하지만 가장 최근까지 요가의 진정한 의미와 진실된 뜻을 공부하다 오신분이라 그런지 상업적으로 변한 듯한 찌트강사님과는 다르게 요가의 참된 의미를 강조하셨다.
로히뜨강사님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고 나 자체로서 존중하라”고 하셨다. 요가를 하다보면 요가 강사님에 의하거나 나의 신체적 욕심으로 요가를 무리하게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자신의 한계를 무시하고 몸을 혹사시키면 그건 오히려 요가가 아니라고 말한다. 요가의 주 목적은 지금 원래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키고, 심신을 맑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요가를 한다고 해서 하루 이틀만에 몸이 매우 유연해지는 것이 아니니, 남들이 하는 만큼 하려고 하지 말고 나 자신에서의 유지 혹은 다음으로 넘어가는 한걸음 정도만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러하여서 그런지 로히뜨강사님의 수업은 더 부드러웠고 부담스럽지 않았다. 몸의 유연성을 강조하며 햄스트링과 옆구리가 당겨오는데도 더 늘어뜨리라고 하지도 않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자신의 최대치에서 약간의 자극을 주기위해 조금만 더 늘어뜨리라고만 하셨다. 혹시나 몸이 안 따라주는 자세가 있다면 아예 못해도 좋으니 무리하지 말고, 시도만이라도 해보라고 하셨다.
또한 로히뜨강사님은 요가의 정신적인 면도 강조했다. 요가는 다른 운동 종류와 다르게 우리의 생각과 정신도 같이 다루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 더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가란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고 평화로워지고, 균형적인 정서적 안정감이 생기면서 우리의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까지 뻗어나갈 수 있다고 말하셨다. 로히뜨강사님이 이런 면을 크게 생각하여 자신도 요가에 빠지게 되셨다고 하셨다.
요가를 진정한 뜻대로 가르치지 않는다면 자신이 배운 걸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거니와 자신을 가르쳤던 스승님에게도 불명예를 드리는 거라고 생각하던 로히뜨강사님은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인 젊은 층에게 요가를 안전하고 재밌게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이러한 성실한 모습을 보이는 젊은 요가 강사님이 있기에 리시케시의 요가 산업은 좀 더 희망적이다고 느끼며 인터뷰를 끝마쳤다.
로히뜨강사님과의 인터뷰가 끝난 이후, 우리는 전날 인터뷰했던 나타샤의 여행처럼 한 호텔에 지내면서 리시케시의 여러 요가원을 방문하고 수업을 들으며 여러 방식과 다양한 강사님들을 만나며 리시케시 요가원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호텔을 예약하고 이날 밤 호텔로 가기로 하였다. 마요가에서 마지막 저녁식사를 마무리함으로서 마요가에서의 모든 일정이 끝이 난 것이었다. 우리는 끝까지 가족처럼 우리를 반겨주시고 도와주신 마요가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택시를 타고 Divine Resort & Spa 호텔로 떠났다. 예약된 대로 호텔에 체크인을 한 후 호텔 내 카페에 모여 재정비를 하며 지금까지의 우리의 일정을 정리했다. 마침 호텔에서 아침 요가 수업이 매일 무료로 열린다고 하여 다음날 그걸 참여해보기로 약속하였다. 이후 호텔방에서 지금까지의 여정과 그간 서로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개인들의 고민들을 자연스레 털어놓으며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7월 28일 탐사 6일차]
호텔에서 진행하는 요가수업은 아침 7시였지만 우리는 전날 늦게까지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꽤 늦게 깨게 되었다. 날씨 또한 비가 오는 날이어서 이 날은 아예 재정비의 시간을 갖으며, 요가원에서 잠깐 나와서 구경하던 동네가 아니라 요가의 마을이라는 리시케시를 전체적으로 더 파헤쳐보기로 하였다. 룸서비스로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우리는 인근의 락스만줄라 다리 근처를 가보았다. 너무 배고픈 나머지 락스만줄라 다리를 건너는 거리에 위치한 음식점에서 다리 밑에 흐르는 넓고 넓은 갠지스강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었다.
이후 우리는 락스만줄라 다리를 건너 리시케시의 남쪽을 더 둘러보았다. 다리 바로 옆에는 큰 사원이 보였고 많은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거길 구경하러 올라갔다. 비가 내려서 우리는 락스만 줄라 다리 옆 카페에 들어가 차 시간을 가졌다.
이후 근처에서 쇼핑을 하고 지나가다 보게 된 음식점에서 저녁도 먹었다. 우리는 요가원이 아닌 외부에서 밥을 든든하게 먹는데도 영양분과 에너지가 부족하고 피곤하다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사실 마요가에서의 로히뜨강사님이 우리와 만나 요가에 대해서 더 이야기해보자고 먼저 연락을 했지만, 막상 연락이 안되서 기다리다가 결국 그냥 호텔로 돌아왔다. 이후 다음날은 호텔의 요가 수업을 꼭 들어보자고 약속하며 어제처럼 중간점검을 하다가 잠에 들었다.
[7월 29일 탐사 7일차]
호텔 내 조식으로 아침을 먹었다. 호텔 역시 리시케시의 식문화대로 치즈까지만 허용하는 채식 식단을 고수하고 있었다. 토마토와 애호박, 코티지치즈 등으로 잘 버무려진 샐러드가 메인 메뉴였다. 코티지치즈는 인도에서 매우 쉽게 볼 수 있는 치즈이다. 우유를 이용해 만들며 필수 아미노산, 인, 철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특히 단백질이 고기만큼 풍부하기 때문에 인도의 채식식단에서 오는 영양 결핍을 방지해 줄 수 있는 리시케시에서 만큼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음식이었다.
건강한 아침식사 후 우리는 요가수련을 위해 ‘Shiva Yoga Peeth’ 요가원으로 향하였다. 가는 길에 서양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지만 동양의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동아시아권 자국 요가 수련자가 적으니 요가 산업이 작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Shiva Yoga Peeth’ 요가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락스만줄라 다리를 건너야 했다. 총 137m에 이르는 이 큰 다리 다리는 옆면이 인도 국기 색과 같이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주황색, 하얀색, 초록색 칠해져 있는 것이 특이했다. 좁은 다리에는 오토바이와 사람이 같이 지나다녔는데 델리에서 릭샤를 탈 때도 느낀 것이지만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인상 깊었다. 사람도 조심하고 오토바이도 사람이 걷는 것 마냥 속도를 줄여 운전하니 그런 것 아닐까 생각한다.
이렇게 도착한 ‘Shiva Yoga Peeth’ 요가원은 운영을 하지 않았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주변에 있던 현지인이 이 요가원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고 말해주었다. 우리는 근처 카페에서 변경된 계획에 대해 상의하기로 하였다. 우리의 옆 테이블은 요가 복장을 한 외국인들이 모여 요가에 대한 생각, 느낌을 자유롭게 공유 하고 있었고, 앞 테이블은 요가서적을 읽으며 공부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사전조사에서 리시케시가 ‘요가와 명상의 성지’ 라고 들었는데 그것을 증명하듯 리시케시는 요가 커뮤니티를 위한 하나의 장이었다.
리시케시가 요가의 성지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68년에 비틀즈가 초월명상을 배우기 위해 다녀간 후라고 한다. 비틀즈가 다녀간 아쉬람은 구글 지도에 아예 ‘Beatles Ashram’ 이라고 되어있다. 우리가 탐사를 온 여름, 우기이기 때문에 비성수기 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수련자들을 많이 보았다. 성수기가 되면 아쉬람들이 꽉 찬다고 하니 산업적으로도 규모가 꽤 될 것으로 보였다. 아쉬람과 비슷한 시설을 한국에서 한국의 생활양식과 접목하여 운영하는 것도 한국 내에서의 요가 산업에 혁신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주변조사에서는 리시케시라는 지역이 요가를 기반으로 하여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조사해 보았었다. 리시케시에는 아쉬람만 많은 게 아니었다. 아쉬람에 묵지 않고 여기저기서 수업을 들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호텔도 많이있었고, 우리가 묵는 Divine Resort & Spa 호텔도 외부강사를 초청해 아침 요가 클래스도 진행하며 호텔 등에서 단일 수업으로 요가를 진행 한다는게 굉장히 흥미롭고 리시케시에서의 요가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컨텐츠들로 아유르베다 마사지, 친환경 음식들도 신선했다. 요가 산업이 성장하면서 같이 나온 것들인데, 요가의 주 목적인 스트레스 완화, 내면의 정화를 함께 도와주는 개념으로 시작된 것들이 이젠 리시케시에서 하나의 시장과 소비물품으로서 자리매김을 한 것이다. 아유르베다 마사지는 여러 오일과 허브를 섞은 걸로 전신 마사지를 하는 것인데, 리시케시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오일만 따로 파는 가게도 있었다. 이러한 리시케시의 다방면적인 요가와 명상의 부수적인 요소들이 한국의 요가 산업에도 잘 이용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호텔방에 모여 오늘 2개의 계획이 무산된 것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내일부터는 갑작스런 계획의 무산에 대비해 대체활동을 준비해두기로 하였다. 그리고 다같이 리시케시에서 구매한 요가 책 ‘Asana Pranayama Mudra Bandha’를 읽으며 내일의 요가 수련을 준비하고 잠에 들었다.
[7월 30일 탐사 8일차]
우리는 채식 뷔페를 먹으며 아침을 시작하였다. 채식을 한지 일주일 정도가 되니 몸의 변화가 느껴진다. 각자의 채식에 대한 소감이 다 다른 것이 특징이다.
박소윤: 채식을 하니 오히려 몸이 더 부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 한국에서 육식을 하다 갑자기 채식을 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몸이 갑자기 단백질이 부족하니 단 음식 같은 에너지원을 더 찾게 되는 것 같고, 채식에 대한 찬반 논란은 세계적으로 아직도 분분하니 자신에게 맞는 식단대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요가 시설에서 무작정 채식을 권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인도 전통요가를 한국요가에도 적용하기 위해 ‘요가+채식’ 을 권한다면 단백질 대체 식품도 같이 권해야 할 것이다.
하나라: 영양학적인 측면에서는 탄수화물과 섬유소 위주의 식단으로 구성 되어 있었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소화가 잘되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종교적인 측면에서의 채식은 긍정적인 요소가 많을지 모르겠지만, 운동이나 영양학적으로 채식은 부족함이 있는 것 같다. 혹시 장기간 동안 채식을 하게 된다면 부족한 단백질을 어떻게 보충할지에 대해서 방법을 찾은 후 실행하는게 좋을 것 같다.
이내영: 처음 요가를 하면서 채식 식사를 병행하는 것에 개인적으로 호의적인 반응이었다. 올바른 영양소만 섭취가 된다면 채식은 기름지고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진 우리의 몸에게 이로운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평소에 채식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리시케시의 채식 식이요법으로 나름의 소원이 충족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행복함도 잠시 갑작스럽게 시작한 채식요법과 무리한 요가운동으로 인해 몸은 지칠 만큼 지쳐버려 빈혈이 오고 몸에 힘이 없는 게 느껴졌다. 고기와 생선을 팔지 않는 리시케시에서 단백질과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대신 드럭스토어에서는 각종 에너지바와 단백질바가 판매되고 있었는데, 이를 일찍 알고 챙겨 먹었더라면 더 몸에 힘이 나지 않았을까 한다. 나 말고 리시케시에 장기적으로 투숙하는 요가 수강생 같은 경우라면 꼭 비타민 보충제를 챙겨 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런 면은 리시케시를 처음 오는 사람에게도 잘 숙지되는 사항이었으면 한다.
점심까지 지역탐사를 계속하였고 오후 2시쯤 미리 예약해둔 ‘Yoganandham’ 요가원에 갔다. 여기서 처음 여자 강사님을 만났다. 요가실이 다른 곳 보다 어두웠고 강사님의 목소리가 부드럽고 침착했는데, 이 영향으로 우리는 어느 때 보다 집중이 잘 되었다. 요가실의 밝기와 강사의 목소리 톤이 집중도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요가 수련 후 강사님과의 인터뷰에서 하타요가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하타요가는 요가의 한 종류로 신체적 운동의 요가를 의미한다. 산스크리트어로 ‘하’는 달, ‘타’는 태양이라는 뜻이다. 둘을 합친 ‘하타’는 힘과 강력함이라는 뜻이다. 하타요가는 인도,네팔 등에서 그 지역의 문화와 종교에 맞게 변형되어 많은 분파들을 형성하였다. 외부적, 신체적 수련을 중요시 여기는 만큼 내부적 정화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코와 위장을 정화하는 여러 호흡기법도 발달하였다. 우리가 거의 매 수업마다 하는 Pranayama 호흡법이 그 예이다.
다양한 요가들 중 하타요가가 세계적으로 제일 수요가 크다. 특히 미국의 요가 산업은 거의 하타요가라고 볼 수 있다. 한국도 80%가 하타요가이다. 하타요가가 육체의 정화와 완전한 건강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요가에 비해 현대인에게 인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한국의 하타요가 산업에서 Pranayama 호흡법의 비중은 매우 적고 대부분 강도 높은 신체운동 요가이다. 소비자들이 호흡이나 명상 보다는 피트니스 적인 면을 더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명상과 호흡 같은 비인기류 요가의 수요를 늘리고자 한다면 그것을 소비할 이유 즉 가치를 홍보해야 할 것이다. 한가지 예를 들면 Pranayama 호흡법은 코를 한쪽씩 막으며 숨을 최대한 깊게 들이마셨다가 내뱉는 게 포인트인데 이는 얕은 숨을 자주 쉬는 현대인들에게 산소공급을 도와준다고 한다. 이 같은 건강학적 도움이나 혹은 다른 장점들을 홍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번 수업에서 한 가지 더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개개인의 신체 컨디션에 맞는 지도이다. 나라는 목 디스크, 소윤은 다리 근육통이 있었는데 그들에게 해도 되는 자세들과 안 되는 자세들을 구분해 주었다. 강사님은 억지로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 하였고, 개개인에 맞춰진 수업이라 그런지 더욱 집중이 잘 되었다.
Yoganandham에서는 다른 요가원과는 다르게 오직 그곳에서만 수업을 가르치시는, 시간제가 아닌 정직원 요가 선생님이 계셨다. 요가를 가르치신지 1년 되신 리시케시 출신의 이분은 8/15부터 시작할 Yoganandham의 요가 프로그램들을 담당한다고 하셨다. 8월이 되면 세계 각지에서의 관광객들이 요가를 배우고 요가 자격증을 따러 리시케시에 몰린다고 하였다. 8월엔 리시케시의 요가원과 숙소 대부분 예약이 꽉 찰 정도로 그 인기는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또한 요가에서의 기본적 자세와 주의할 점에 대해 알려주셨다. 일단 요가를 수행 할 때는 몸의 건강과 바른 자세가 먼저 중요하다고 하셨다. 그래야 그런 건강한 몸으로 자세를 유지하며 건강한 숨쉬기 연습을 하고, 숨쉬기 연습을 함으로서 정신이 맑아지는 명상 연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적합한 요가들은, 자세교정에 하타요가, 숨쉬기에 쁘라야나마, 정신 치유에 명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앞서, 요가를 할 때 종종 마음을 비우고 자신의 ‘신’을 생각하라고 하는데, 이때는 굳이 인도에서의 신이 아닌, 자신의 종교 신을 떠올리면 된다고 했다.
요가와 인터뷰를 진행한 후 우리는 근처 식당에서 두부 버거, 시금치 스프 등 채식 식사를 하고 숙소에 돌아와 내일의 일정에 대해 계획을 세웠다. 며칠 전 마요가에서 만났던 나타샤와 연락되어 그 분이 소개해 주신 요가 테라피와 이를 진행하는 요가원 한 곳도 소개 받았었다. 사전계획에는 없었지만 치료목적의 요가라면 한국에서도 수요가 많을 것 같다고 판단해 흥미로운 자료조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전화로 그 수업을 예약하였다.
[7월 31일 탐사 9일차]
우리가 묵는 호텔에서 진행하는 아침 7시 요가 클래스를 드디어 듣게 되었다. 비몽사몽한 채로 가면서도 호텔 요가 클래스는 다른 요가원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였다. 도착한 요가실은 바로 앞에 갠지스 강이 흐르고 있어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고, 호텔에 투숙중인 다른 외국인 세분도 수업을 들으러 오셨었다. 수업이 시작하고 우리가 알고 있던 자세들로 진행이 되었는데 막바지 즈음 강사님이 벽 없이 물구나무를 서는 자세를 시키셨다.
우리는 매우 당황하였다. 내영은 자세를 취하는 데는 성공하였지만 스스로 위험하다 판단해 그만 두었다. 이 자세는 ‘Sirsiasana’ 라는 자세로 전문가들은 “난이도가 있기 때문에 처음 시도 할 때는 반드시 벽에 기대고 해야 한다. 고혈압, 심장병, 눈병, 감기, 편도선염, 경추디스크, 척추디스크 등 환자는 실행하지 않도록 한다. 심신이 불안정하거나 피곤할 때도 삼가해야 하며, 비만증인 사람에게도 이 자세는 위험하다.” 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사님이 아침클래스에서 초보자들에게 왜 이 자세를 권했는지는 의문이었고, 나타샤 혹은 이전의 요가강사님들이 지적하고 염려하셨던 것처럼 요가를 하다가 무리를 하거나 다칠 수 있는 정도였다고 생각하여 매우 위험하다고 느꼈다.
똑같이 채식 아침식사를 하고 우리가 어제 예약했던 요가 테라피를 들었다. 수업에 필요한 도구들은 강사님 두 분이 호텔의 요가실까지 직접 챙겨오셨다. 신체 치료로서의 요가는 이전까지 배웠던 하타요가와는 달랐다. 몸을 도구로 강하게 수련하기 보다는 근육과 관절을 늘리고 유연하고 부드럽게 해준다는 느낌이 강하였다. 소윤은 한국에서 필라테스를 배운 경험이 있는데, 필라테스와 요가를 합친 것 같다고 생각했다. 강사님은 후의 인터뷰에서 요가테라피를 가르치기 위해 싱가폴 등 외국에도 종종 간다고 하였다. 한국에서 필라테스는 많이 보았지만 요가 테라피는 거의 보지 못했다. 한국의 요가 산업이 커진다면 이 강사님분과 같은 인도 현지 강사를 초청해 요가 테라피 라는 분야를 새로 알리는 것도 요가를 현대인들에게 새로 알리는데에 있어서 획기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업 후 강사님이 자신의 요가원에 초대하여 구경을 하게 해주셨다. 마요가보다는 규모가 큰 곳이었다. 하지만 역시 비성수기였기 때문에 투숙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으며 조용했다. 강사님도 지금은 우기이기 때문에 출장 수업만 다니신다고 하셨다. 성수기에 왔었다면 어땠을까 궁금하게 만드는 아쉬움이 매우 큰 순간이었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 리시케시 최대 규모의 아쉬람 ‘Parmath Niketan’ 에 가기 위해 릭샤를 탔다. 이미 5명 정도가 타고 있던 릭샤에 함께 합류하여 탔는데, 2명은 앞에 타고 나라는 뒤에 탔다. 앞의 2명은 여차하면 바로 떨어질듯 함에 스릴이 넘쳤고, 나라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매우 어색해했었다. 터질듯한 릭샤를 타고 비탈진 산길을 매우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주 신선하고 재밌었다. ‘Parmath Niketan’ 에 가기 위해서는 ‘Ram Jhula’ 다리를 건너야 했기 때문에 릭샤에서 내려 다리로 갔다. 이쪽의 동네는 놀랍게도 외국인이 우리 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동네분들의 관심과 시선을 한눈에 받으며 다녔었는데, 조금은 불편한면이 있었다. 확실히 우리가 주로 다니던 ‘Lakshman Jhula’ 다리 근처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리시케시였다.
걸음 마다 이목을 받으며 도착한 ‘Parmath Niketan’은 온라인 지도에서도 ‘요가수행마을’이라고 표시되어져 나오는, 1000개의 방과 유칼립투스 나무, 화려한 정원이 있는 매우 큰 아쉬람이었다. 정원에는 시바신들을 표현한 동상들도 여러 개 있었다. 안은 매우 조용하였고 벽에는 아쉬람 안에서 지켜져야 할 규율들이 걸려 있었다. 신기한 것은 마당 평상위에서 다들 낮잠을 자고 있었다는 것이다. 매우 더운 날씨였지만 낮잠을 자고 있는 분들은 시원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이런 큰 규모의 아쉬람에 묵어 볼 걸 하다가도 외국인이 우리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오는 두려움이 교차하였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내일 탈 델리행 버스를 예매하였다. 첫날 리시케시행 버스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으로 델리행 버스를 구할 수 있었다. 첫날 우리가 아주 비싸게 표를 샀다는 생각에 조금 슬펐다. 사실 소윤이가 민소매를 입고 있었는데 예매 담당자분이 기분 나쁘게 듣지 말고, 외국은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인도는 피부가 하얀 사람이 그렇게 입으면 쳐다볼 것이라고 하였다. 인도와 한국의 문화차이를 느꼈다.
표 구매 후 다시 릭샤를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 각자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후 저녁을 먹고 한방에 모여 보고서를 정리했다. 그리고 각자 느낀 점들과 생각들을 공유하였다. 내일은 델리로 떠나는 날이기에 배낭을 챙겨 두고 기대 반 아쉬움 반으로 리시케시에서의 마지막 밤에 잠들었다.
[8월 1일 탐사 10일차]
드디어 델리로 돌아가는 날이었다. 버스를 타기까지 3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나라와 내영은 리시케시 시내 구경을 하기로 하였고, 소윤은 몸이 안 좋아 호텔에서 쉬기로 하였다.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릭샤를 타서 리시케시 버스터미널로 갔다. 버스가 출발하고 서로 간식을 먹다가 잠이 들었다. 여정의 반쯤 도착했을 때 휴게소를 들렸다. 휴게소에는 서브웨이가 있었다. 거의 일주일간 리시케시에서 생활하며 채식만을 고집해온 우리에겐 너무나도 반갑고 신기한 순간이었다. 4시간정도 더 간 후 드디어 델리에 도착하였다. 숙소에 짐을 풀고 숙소 옆에 있는 식당에 갔다. 양고기와 닭고기를 시켰는데 인도에 온지 일주일 만에 드디어 고기를 먹어보게 되었다. 감회가 새로웠고 고작 일주일동안 채식하고 이렇게 감격스러워 한다는 것이 웃겼다. 고기 하나만으로 아주 행복해진 날이었다.
[8월 2일 탐사 11일차]
델리에 돌아온 첫날 가볍게 아침식사를 하고 ‘Morarji Desai National Institute of Yoga’로 우버를 타고 갔다. 사전계획에서 ‘Morarji Desai National Institute of Yoga’ 는 정부가 운영하는 요가 기관이기 때문에 리시케시와 또 다른 정보들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이 곳은 마치 병원처럼 접수를 하고 의사에게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신체 어느 부분이 불편하다 얘기하면 진료실에서 진료를 받고 의사는 약 처방이 없는 요가 프로그램을 처방해주고 옆 건물 내의 요가실에서 수업을 들으면 되는 프로그램이었다.
우리는 그곳의 의사 ‘Dr. Guru Deo’를 인터뷰를 했다. 그는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었고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먼저 이 시설은 외국인도 이용할 수 있고, 현지인과 같은 수업을 같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 시설에서는 100명이 넘는 요가 및 시설 직원이 있다고했다. Dr. Deo의 주된 일은 치료목적을 위한 요가 처방과 요가로 인한 라이프 스타일 개선이었다. 이 부분은 리시케시에서 만났던 요가테라피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인도에서는 요가를 단순히 운동이 아니라 치료의 개념으로 여긴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인도가 국민 건강 증진을 목표로 하는 ‘wellness’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그 세부 분야 중 하나가 요가라는 것을 Dr. Deo가 설명해주셨다. 그는 ‘Morarji Desai National Institute of Yoga’가 인도내에서 제일 많은 정부 지원을 받는 요가시설이며, 모디 총리 이전 데사이 총리때부터 이 시설은 운영되었었다. 리시케시는 보편화되고 제한적인 요가만 배울 수 있다면, 이곳은 요가의 철학부터 과학, 마스터 코스까지 전통을 그대로 고증하여 전문성 있게 배울 수 있었다. 요가 지도자가 되려면 인도의 요가 학교에서 수련을 해 자격증을 따거나, 외국 대학 중 인도와 MOU가 체결되어 있는 학교에서 요가를 전공하면 된다고 한다. 영국, 중국에는 이미 인도와 MOU가 체결된 학교가 많고, 한국 학교도 이와 같이 협약을 체결한다면 요가시장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설내에는 요가에 관련된 각종 교재와 책, 시청가능한 DVD 등이 있는 도서관도 있었다. 요가 관련 신문과 정부에서 받은 위패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한쪽에는 검색 가능한 컴퓨터도 있는 것이 정말 요가 학교 같았다. 물론 채식식당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고 전체 규모가 작은 대학교 만하였다. 큰 식당, 큰 요가실, 큰 병원동에서 생활하는 통일된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있었다. 몇몇 학생들은 식당에서 채식 점심을 먹고, 몇몇 학생들은 예정된 수업을 들으러 가기도 하였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남녀노소 가릴 것이 없었고, 대부분 요가를 위한 편한 체육복 복장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시설을 보며, 요가로 하나의 학교이자 병원, 연구소를 만들어내는 인도의 요가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8월 3일 탐사 12일차]
인도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마지막 날인 만큼 오늘은 관광을 해보기로 하였다. 우버를 타고 주변의 번화가인 ‘Hauz Khas’에 갔다. 이전에 갔던 리시케시, 델리역 근처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고급 주택들이 줄지어 있었고 조용했다.
우리가 둘러본 ‘Hauz Khas’는 카페들과 술집들, 문신하는 곳까지 있었고 편집샵들도 많았다. 떠나는 것이 아쉬우면서도 한국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에 행복하였다. 공항을 구경하며 비행기를 기다리다 무사히 탑승하고 마지막으로 먹는 기내식에 아쉬워하며 한국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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