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5기] [인도] - 마시따인디아 팀 (1) 향신료 시장을 기점으로 북인도와 남인도의 음식문화 탐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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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8-11-30 12:23 | Read | 2,095 |
본문
탐사테마
그 나라를 소개할 때 문화, 언어, 지리 등 다양한 것들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 요리를 절대 빼놓을 수 없다. ‘인도의 요리’라고 말할 때 누구나 떠올리는 종류들이 있다. 북인도의 요리로는 카레나 난, 탄두리 치킨이 대표적일 것이고, 남인도의 요리로는 탈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수십 가지에 달하는 인도 카레 종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한국인은 거의 없다. 커리를 포함해 종류가 다양한 것은 인도인들의 난이나 탈리 또한 마찬가지이다. 더욱이 인도 요리에 절대 빠질 수 없는 향신료의 종류 또한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것은 인도를 전공 중인 인도학과 학생들에게도 해당된 사실이다.
인도 요리를 주제로 삼게 된 한 사건이 있었다. ‘마시따인디아’팀은 로컬리티 첼린저를 신청하고 난 뒤, 어떠한 주제를 선정할지 회의를 마치고 근처 인도 음식점으로 회식을 했었다. 인도를 전공했으므로 인도 음식 또한 당연하게 알 것이라고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졌지만, 막상 메뉴판을 보니 카레 종류도 생각보다 너무 많았고, 난생 처음 듣도 보도 못한 메뉴들이 많았다. 창피한 충격을 먹은 우리 팀은 인도 음식에 대해 더 자세하게 조사해보고 싶었고, 인도 음식에 대한 정리된 안내서를 만든다면 다른 이들도 인도의 큰 문화 중 하나인 인도 음식에 더욱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아가 북인도와 남인도의 음식 비교를 통한 그 특징 차이와 그러한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조사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역사적, 문화적 배경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리고 그러한 인도 음식에 빠져서는 안 되는 향신료들에 대해 그 종류와 재배 방법 및 생산 과정에 대해 마찬가지로 도소매 시장과 관련 지역을 방문하여 조사하고자 한다. 또한 향신료가 음식 이외의 방법으로는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도 함께 알아본다.
위와 같이 조사한 모든 과정은 현장에서 영상 및 사진 촬영을 하고, 또한 글로써 기록한다. 그리고 귀국 후 얻게 된 모든 정보들을 정리해서 ‘인도 음식 백과사전’이라는 소책자를 자체 제작하여 발간하고자 한다. 또한 영상은 자체 편집하여 제출할 계획이다.
탐사목표
인도의 문화는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명확히 드러나는 특색을 갖고 있는 동시에 깊은 역사가 있어 많은 문화들이 혼합된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인도 문화는 여러 가지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 팀은 그중 생활의 필수 항목인 음식문화에 집중했다. 음식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필요조건이다. 계층, 성별, 인종, 삶의 방식이 달라도 꼭 먹어야 하는 것이기에 다름은 존재하지만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음식이 이렇게 인간에게 가까운 문화이기 때문에 여러 문화적 요소가 가장 가깝게 녹아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먼저 인도 음식에 거의 대부분 들어가는 향신료에 대한 탐구는 인도 향신료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향신료는 어떤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고, 종류는 얼마나 다양하며, 시장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탐구 방향을 설정하였다.
두번째, 향신료를 베이스로 하여 인도 음식에는 어떤 종류가 있고, 인도 음식문화의 배경과 현장 체험으로 실질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방향으로 정하였다.
세번째, 인도 음식을 인터넷으로 조사하던 중 인도 음식이라는 범위 안에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그것을 쉽게 이해하도록 정리해놓은 국내 자료를 찾지 못했다. 결국 커리, 탄두리, 난 같은 대표적으로 먹는 음식이 나열된 정도이고 인도 음식만의 카테고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런 생각으로 인하여 인도의 음식 종류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자료를 만들어 탐구하는 목표도 추가하여 진행할 것이다.
인도의 음식은 북인도와 남인도를 기준으로 환경과 인종 차이로 인해 많은 차이점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워낙 영토가 넓은 나라이기 때문에 환경과 문화, 인종의 차이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 사실 최근에는 주요도시에서 북인도 또는 남인도 음식을 동시에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 음식은 해당된 로컬에서 가장 정확하게 즐길 수 있고, 고유한 맛과 향기 같은 특징을 지닌다. 그렇기에 북인도와 남인도의 대표 도시를 하나씩 선정하여 음식문화와 음식 종류를 직접 탐구하기로 하였다. 선정기준은 인도 요리에 가장 필수로 들어가야 하는 대표적인 향신료의 도소매 시장과 생산지역으로 하였다.
따라서 향신료 대표 유통 시장인 북인도의 델리, 남인도의 고아와 뭄바이를 방문하여 향신료의 종류와 음식에서의 쓰임을 알아볼 것이다. 이것을 기반으로 인도 지역별 음식들을 자세하게 정리하고 다양한 문화가 음식에 어떻게 녹아있는지 탐구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문화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그냥 맛으로서 인도 음식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인도 음식문화를 이해하게 되는 자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1. 향신료의 생산 과정과 시장 조사
2. 인도 음식 조사
3. 인도 음식문화 탐구
4. 인도 음식 카테고리 및 용어정리
5. 인도 향신료와 음식 영상
탐사일정
1. 델리에서 머무른 날짜(2018.08.08.~ 2018.08.16.)
2. 고아에서 머무른 날짜(2018.08.16.~ 2018.08.24.)
3. 뭄바이에서 머무른 날짜(2018.08.25.)
1. 델리 ---> 고아
2. 고아 ---> 뭄바이
탐사내용
Part 1. 일정
북인도 : 델리 (2018.08.08.~ 2018.08.16.) / 남인도 : 고아 (2018.08.16.~ 2018.08.24.)
첫 째 날(8.8)
마시따 인디아팀의 인도에서의 첫 날은 카오스, 그 자체였다. 문제는 인천 공항에서부터 시작되었었다. 항공권에 있는 우리의 이름과 성이 여권에 적힌 것과 정반대로 되어 있어서 수속 절차에서 우리들 본인이 맞다고 설명하느라 진땀이 났다. 설상가상 무려 11시간의 장시간 비행은 대원들을 파전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힘겹게 델리 공항에 도착한 뒤, 평상시 같았으면 더 저렴한 교통편을 찾기 위해 공항에서부터 이것저것 알아보았겠지만, 비행기가 늦은 새벽에 도착해서 우리는 피곤한 몸을 빨리 숙소의 폭신한 침대에 맡기고 싶었다. 그래서 가격 흥정도 대충 하고 택시를 탔다. 비행기 안에서는 너무 피곤해서 눈꺼풀이 천근만근이었지만 막상 인도에 도착해서 숙소로 이동하니깐 외국이라는 상황에 우리는 금새 신나게 들떠버렸다.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원들이 느낀 인도에서의 첫 느낌은 ‘반가움’이었다. ‘인도’라는 나라와 우리의 여행 목적 때문이 아니라 전공하는 국가를 방문한다는 그저 순수한 감정이었다. 과연 우리는 원정을 하며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음식을 먹으며,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벌써부터 기대감으로 피로가 잊혀졌다.
두 번째 날(8.9)
우리의 첫 일정, 숙소에서 빠하르간즈 메인스트릿으로 이동하기 위해 출발했다. 길을 가다가 만난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independence day를 대비하는 축제기간에 포함돼 빠하르간즈 시장이 닫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차선책으로 코넛 플레이스로 이동하기 위해 오토릭샤, 이른바 ‘툭툭’에 올랐다.
앞으로 탐사에 필요한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현금을 뽑으러 근처에 위치한 인포메이션에 갔다. 환전과 인출을 한 뒤, 그곳의 직원이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는 맛집이라고 자신있게 추천한 ‘sandoz’라는 식당으로 탐사를 하러 갔다. 외관은 주변의 다른 허름한 식당들에 비해 나름 더 신식형 건물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 오랜 전통이 있다는 그 말에 신뢰성이 떨어졌다. 그리고 내부의 엄청 고급지게 장식된 인테리어를 보고.......“아.......이곳이 굉장히 비싼 레스토랑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금전적인 위협을 느꼈다. 12시 30분 경이라 처음에는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지만, 곧 빈 자리가 없어질 만큼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음식 가격대가 인도의 물가를 고려했을 때 절대 저렴한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리고 가게를 찾는 대부분이 젊은 남녀 커플이었다. 인도에서도 분위기 좋은 맛집은 쌍쌍바들의 차지인가 보다.
우리는 숙소를 향해 조금 더 속도를 내어 가다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여 마음의 여유를 찾기로 했다. 여유를 찾으니 덥고 지저분하다고 생각했던 인도의 풍경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힌디로 쓰여진 간판과 인도풍의 색이 놓여진 건물들, 지나가는 외국인들을 향해 달려오는 인도인들의 눈빛, 저 멀리서 다투는 듯이 이야기하고 있는 인도인들,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진짜 인도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이렇게 인도의 솔직한 모습들을 보며 숙소로 향하니 숙소 근방에 거의 도착해있었다.
셋 째 날(8.10)
18 년 여름 로컬리티 사업단이 주관했던 써머 캠프의 인도 학생 참가자였던 빠르, 알비라를 델리에서 만났다. 두 친구들 덕분에 그동안 우리가 조사했던 인도 음식에 대해 잘못 알고 있던 점들을 수정하고,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그 친구들과 함께 인도 음식에 빠질 수 없는 향신료를 자세히 조사하기 위해 카리바올리 시장에 갔다. 이 시장은 아시아 최대의 향신료 도매시장이고, 찬드니 촉 서쪽에 위치했다. 오늘날 인도는 국제표준기구(ISO)에 등록된 109종의 향신료 중 75종을 생산 및 수출하고 있는데 정부 산하의 인도향신료국(Spice Board of India)은 인도산 향신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 향신료 시장이 그 중추 역할을 하고 있고, 더욱이 중세시절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 상거래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으므로, 주제와 관련해서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곳이었다. 또 이곳은 향신료뿐 아니라 인도 음식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기본적 재료를 팔기도 했다. 여러 종류의 향신료와 식재료들이 형형색색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마치 여러 문화들이 서로 어울려 공존하는 인도 같았다. 향신료들은 큰 통에 담아 두기도 하고 작은 그릇으로 나눠 팔기도 하는데, 완전 현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빠하르간즈보다 가격을 써두고 파는 곳이 많아서 신기했다. 그나마 현지인들도 많이 찾기 때문일까? 하지만 어디나 깔끔한 곳일수록 가격은 비싼 편에 속하니 가격을 써둔다고 해서 꼭 저렴한 것은 아니었다. 어디든 인도는 흥정이 가격을 결정했다.
다행히 우리가 방문한 날에 인도 독립기념일과 이슬람 기념일이 겹쳐서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있었고, 향신료 주문이 더 많다고 했다. 그 덕분에 이곳에서 향신료 하나 하나의 이름과 생김새 및 쓰임과 효과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었고, 생기 넘치고 활성화 된 인도 전통 시장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더욱이 우리가 조사한 이 향신료들이 아직까지 한국에서 쉽고 자세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았는데, 인도 전공 학생들인 우리가 한국어로 자료를 따온다는 생각에 더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꼈다.
넷 째날(8.11)
찬드니 초크의 유명한 탄두리 계열이자 이슬람 식당인, ‘카림스(karim’s)’에 방문하여 탄두리로 만들어진 요리들과 여러 가지 난, 인도식 만두인 모모스의 종류 파악에 대해 조사했다. 그리고 캐롤 바그(Karol bagh)에 위치한 ‘Ganesh restaurant‘에서는 마찬가지로 탄두리로 요리한 어패류 요리를 경험하며 조사하였다.
우선 카림스는 무굴시대 때부터 현재까지 엄청난 역사를 자랑하는 무슬림 전통 음식점이다. 위치는 자마 마스지드 게이트 6 바로 앞에 있었는데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인도 현지인들에게도 매우 인기 많은 음식점이어서 언제나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가격대는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음식들을 먹어본 순간 그리 비싼 가격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안 난다고, 인기 있고 소문난 음식점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음식들이 하나 같이 정말 맛있었다. 다른 음식점들보다 맛이 정갈하고, 깔끔했다. 또 다른 식재료들보다 mutton(염소 고기)이 압도적으로 맛이 좋았다. “이렇게 맛이 좋은 이유가 무엇이 있을까”하고 팀원들끼리 의논을 한 결과, 음식 고유의 맛도 맛이지만, 음식점 분위기가 크게 한 몫 하고 있음을 눈치챘다. 분명 외관과 내부가 허름함에도 불구하고, 절대 질이 낮은 음식점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식당 입구 바로 앞에서 조리하는 그 모습이 무굴 시대를 회상시켜 더 전통 있고 기품있는 곳으로 느끼게 만들었다.
다섯 번째 날(8.12)
오늘은 델리 곳곳을 걸어다니며 인도 길거리 음식과 후식(라씨 및 미타이)의 종류를 조사하고, 직접 경험해보기로 하였다. 우선, 인도의 카페를 가보았다. 과연 우리나라 카페와 어떤 식으로 다르고, 메뉴는 어떻게 될까 궁금한 마음에 들러보았다. 델리 곳곳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체인점인 'the cafe, coffee day'에 갔다. 시원하고 깔끔하고 현대적인 곳이었다. 인도의 프랜차이즈 커피집 커피도 한국처럼 간단한 식사 한 끼 가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침 오늘 환전소에서 사비 마련을 한 기념으로 커피값은 가위바위보 내기를 했는데 명동혁 팀원이 져서 그 가격을 모두 지불하게 되었다. 팀원들 모두 맛있게 마셔주고 시원한 곳에서 중간 정산과 간단한 회의까지 잘 마치고 올 수 있어서 가치 있는 지출이었다.
더욱이 인도의 카페에서는 어떤 음료를 즐기고, 무슨 분위기인지 잘 확인할 수 있었다. 단지 인도에서는 본인들의 전통 옷을 입고 카페에 앉아있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단 한 가지 점이 참 부럽고, 신기했다. 서양에서부터 비롯된 카페에서, 동양의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이내 자연스럽게 여겨졌다. 장소 불문하고 본인들의 전통을 잘 유지하고 있는 인도인들이 부러웠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작은 가게들이 있었다. 그 중 간판 없는 가게가 하나 있는데 여기서 짜이를 팔았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가는 곳마다 시원한 라씨를 파는 곳은 많이 보았는데 그에 비해 짜이는 많지 않았다. 아침 산책을 하러 간 김에 한 잔 사먹어 보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익숙한 맛이어서 놀랐다. 딱 한국에서 마시던 따듯한 밀크티 맛이다. 맛은 캔으로 판매하는 데자와랑 흡사하다. 델리는 공기가 좋지 못한 탓에 팀원들은 모두 기침을 하고 목이 아팠었는데 따뜻한 짜이가 딱이었다. 설탕도 적당히 들어가 힘도 나고!! 많은 인도 여행자들이 귀국할 때 빠하르간즈 향신료 가게에서 짜이 재료를 구매한다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된 날이었다.
여섯 째 날(8.13)
오늘은 오전 오후 숙소에서 그동안 조사한 자료들을 중간 정리하고, 인터넷 서치를 하는 시간으로 보냈다. 또 앞으로의 일정과 팀의 주제에 관해서도 오랜 회의를 통해 더 구체적으로 다듬었다. 그렇게 회의를 하다가 저녁 시간을 넘기고 밤늦게 숙소 근처의 어느 식당으로 갔다. 인도 음식과 중국 음식 등 여러 가지 음식을 함께 판매하는 한국의 분식집 같은 느낌이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는 음식을 티벳 만두 모모, 인디안 치킨커리, 버터 난 등을 시키고 기다리던 중 위쪽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을 느꼈다. 인도 집이나 가게를 가면 어디든지 볼 수 있는 방카! 에어컨과 함께 틀면 인도에서 파라다이스를 맛 볼 수 있다. 머리 위에 있는 방카를 마주하면 조금은 위협적일 수 있지만 엄청난 시원함에 처음 생각한 두려움은 잊어버리게 된다.
일곱 째 날(8.14)
어떤 나라나 지역에 가면 그 지역과 환경에 비해, 상반되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크게는 뉴욕에 있는 한인타운을 들 수 있지만, 음식점에서 그 예를 더 쉽게 볼 수 있다. 의식주 중에 하나를 차지하는 식(食)은 인간의 생활 아니, 문화의 중심에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일주일 정도 한국 음식을 접하지 못하다 보니 한국 음식에 대한 향수가 매일 느껴졌다. 델리 번화가 하우즈카스에 위치한 남인도 음식점 네이베드얌. 입구에서부터 남인도의 풍경이 그려졌다. 순수 남인도 음식만을 취급하는 그곳에서 육류 메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식당 외관과 간판에 채식 위주라는 별다른 문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예 육식 식재료 자체를 다루지 않는 듯했다. 그래서 그곳의 사장님과 종업원분들에게 남인도와 북인도 음식의 차이와 어째서 육류를 다루지 않는지, 또 마지막으로 남인도에서는 커리라는 개념이 미약한데 그 이유에 대해서 인터뷰를 하는 생산성 있는 시간을 보냈다.
여덟 번째 날(8.15)
그 날 음식 조사를 다 마치고, 휴식도 하며, 델리에서의 마지막을 즐기기 위해 숙소 근처 펍으로 갔다. 마침 그곳이 술만 먹는 곳이 아니라, 스테이지가 있고 그곳에서 춤도 추는 클럽이었다. 덕분에 인도인들은 어떤 식으로 유흥을 즐기는지 매우 가까운 곳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노래는 한국의 클럽과 비슷한 노래도 나왔지만, 가끔 발리우드 영화에서 나오는 인도풍의 흥겨운 노래도 나왔다. 그럴 때면 스테이지의 사람들이 영화에서 나오는 춤 동작을 다같이 따라하기도 했는데 그것이 정말 진풍경이었다. 하지만 다음날 다음 도시인 ‘고아’로 이동하기 위해 너무 늦지 않은 시간인 오후 11시에 숙소로 돌아왔다.
델리에서의 마지막 날이고 탐사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기 때문에 그동안의 진척 상황과 현재 팀의 주제와 관련해서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팀원들이 다같이 모여 이야기를 하였다. 이야기를 통해 팀 주제가 음식이다 보니 음식점을 방문할 때마다 모든 팀원들이 메뉴판을 유심있게 관찰하고, 모르는 음식 단어가 나올 때마다 각자의 방법으로 기록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새롭게 알게 된 단어들이 보일 때는 아는 척을 하고 싶어졌다는 것도!!! 처음에는 무슨 암호처럼 난해한 메뉴판이 시간이 지날수록 이해가 되는데 너무 기분이 짜릿하다고들 했다. 그리고 아직까지 한국어로 자세히 정리된 인도 음식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인 우리 손으로 유익한 내용을 알릴 수 있다는 게 큰 자부심으로 다가왔다. 비록 지금은 조사와 정리를 하는 고된 작업을 하고 있지만, 훗날 이것이 다른 인도 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보람차게 원정을 지속하게 해준다. 시작은 미비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아홉 번째 날(8.16)
오늘은 델리에서 고아로 이동하는 날이다. 델리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난 덧 탓에 조금의 아쉬움을 남기고 비행기에 올랐다. 오늘의 기내식은 달 맛살라와 알루 팔락이다. 국제선에는 논 베지 메뉴도 치킨, 피쉬 중 선택가능이었는데 인도 국내선을 타니 베지 메뉴밖에 없던 것도 인상 깊었다. 에어인디아 항공 기내식은 항상 커리가 나오는데 이제는 메뉴를 설명해주지 않아도 무엇인지 알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것에 뿌듯했다. 콩을 주재료로 조리한 달 맛살라와 감자와 시금치가 들어간 알루 팔락 커리이다.
고아에 도착하니 먹구름이 가득했다. 고아는 7월부터 9월까지 '몬순(monsoon)'이라는 장마철이라고 한다. 델리 하우즈카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친구가 고아를 설명해주면서 지금은 '몬순'이라는 계절이라고 했는데 정말 우리나라 봄, 여름, 가을, 겨울 같은 계절 중 하나일 만큼 비가 매일 온다. 억센 비가 쏟아졌다가 개기를 반복하는 계절이다. 덕분에 지금은 여행자들이 많지 않다고 한다. 택시 좌석 앞에 장식된 크리슈나상을 뒤로 내리는 비의 모습이 고즈넉하고 평화로웠다. 팜트리가 가득한 고아를 지나며 앞으로 고아에서 지낼 8일이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열 번째 날(8.17)
‘피시 카(fish ka)’는 북인도 '델리'에 있다가, 남인도 '고아'로 이동한 날 처음으로 갔던 음식점이다. 새로운 환경에 아직 적응을 못한 탓인지 음식점마저 북쪽과는 분위기가 확연하게 달랐다. 북쪽은 종업원들도 그렇고 어떤 친절과 서비스를 행할 때 눈빛과 몸짓이 팁을 기대하고서 해주는 게 역력하다. 무언가 돈에 찌들은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남쪽은 그런 상업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다. 아직 첫 음식점이라 함부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우리의 남인도 무사 입성을 축하해주는 듯 굉장한 맛집이었고 우리는 자축을 하였다.
북인도와 남인도의 음식 재료의 차이는 밀을 주로 생산하는 북인도, 쌀을 주로 생산하는 남인도로 나눌 수 있지만, 재료로써 해산물을 쓰냐 쓰지 않느냐의 차이를 두고 구분 할 수 있다. 물론 시대가 시대인지라 북인도에서도 생선을 찾아 먹을 수는 있겠지만 일반 레스토랑에 가면 쉽게 볼 수는 없다. 반면 남인도에는 물론 내륙과 해안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고아의 일반 식당을 가면 생선 커리나 생선 요리, 새우 요리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들은 우리가 먹고자 하는 해산물을 요리하기 전 플레이트에 담아 확인시켜준다. 비주얼이 너무 노골적이기는 하나 북인도 델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기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열 한 번째 날(8.18),
델리와 고아는 같은 인도라는 나라에 있지만 정말 다르다. 기후, 생활 환경, 집, 등 다른 것들 투성이다. 고아는 종교 또한 주민의 40% 이상이 가톨릭교도이다. 힌두교의 나라에서 이 정도의 가톨릭교도들이 있는 건 고아의 눈에 띄는 특색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주류세가 없어 어딜 가도 싼 가격의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의 다른 지역에서는 일반가게에서 술을 팔지 않는다. 술을 꺼리는 힌두교의 영향으로 그렇다. 하지만 고아는 동네에 주류 상점들이 잔뜩 있고 어떤 음식점을 가도 술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곳은 숙소 앞 식당인데 너무도 자연스럽게 내부에 바가 있다. 또 메뉴판 앞 페이지부터 주류 메뉴가 시작된다. 한국에서는 이미 어느 곳을 가나 술을 쉽게 사고 마실 수 있지만 인도에서 고아는 너무도 다른 풍경이 있는 술의 도시이다. 그래서 오늘은 인도 리큐르 상점에서는 어떤 주류들을 취급하고, 그 가격과 그에 대한 음식들은 어떤 것을 판매하는지에 대해 조사하였다.
열 두 번째 날(8.19),
전 날 저녁을 굉장히 비싼 곳에서 먹었기에 오늘 식사는 최대한 저렴한 것으로 떼우기로 하였다. 가성비 좋은 음식이 무엇이 있을까 하고 돌아다니는데 아주 익숙한 외관과 냄새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어느 인도인들이 사진과 같은 라면을 먹고 있었다. 인도에도 라면이 있다니...... 해외에서 같은 한국인을 발견한 것과 같은 반가움이 느껴졌다. 이름을 물어보니 'Maggi noodle'이라고 했다. 우리는 다른 고민없이 바로 이 인도식 라면으로 허기를 채우기로 결정했다. 맛은 약간 쫄인 한국 라면 맛이었다.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매끼 아침을 이 마기 누들로 해결하자고 만장일치 의견 통합을 보았다.
고아 시내에서 차로 30여분 즈음 떨어진 곳에 작은 향신료 재배지가 있다. 농장에서 향신료가 어떻게 재배되고, 길러지는지 조사한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향신료와 약초들을 이용해 치료를 하는 인도 전통의 의학이 ‘아유르베다’이다. 이 농장 근처에 아유르베다 병원이 있는데, 이곳에선 각종 향신료를 이용해 마사지나, 병 예방을 위해 치료를 하는데 오늘은 이곳에 방문하여 직접 체험하며 조사해보았다.
열 세 번째 날(8.20)
팀원들이 오직 앞만 보고 달려와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에너지가 고갈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주제 생각하지 않고, 파스타와 고아에서 유명한 서양식 해산물 요리를 즐기며 회복하는 시간으로 보냈다. 숙소 바로 앞 해변 길에서 산책을 하기도 하고, 바다에서 수영도 하며 오랜만에 여유를 즐겼다.
고아의 유명한 해변 중 하나인 ‘Majorda’의 바다는 거셌지만 한적하고 평화로웠다. 관광객이 많지 않은 몬순철에, 이곳 마조르다는 관광지로 유명하지 않은 시골 마을이라 그 넓은 바다에 아이를 데려 온 부부 두 쌍, 커플 한 쌍, 그리고 우리들 뿐이었다. 비록 파도가 세서 바다에 몸을 맡기지는 못했지만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이지 여유가 넘치는 이곳에 우리의 흔적을 남겼다.
바다에서 돌아오는 길에 만난 하얀 말을 만났다. 인도에서 말은 많이 보지 못했는데 거기다 흰 색 말이어서 먼 곳에서 봤을 때부터 멋졌다. 우리의 눈빛을 느꼈는지 주인과 인사하자 만질 수 있게 해주었다. 오랜만에 소나 말을 만져본 순간이었다. 신기하게도 우리들 셋 손이 닿자 말도 교감을 하듯 눈을 감았다. marjoda는 고아에서도 시골 마을로 자연을 느끼기에 좋은 공간이다. 푸른 자야수나무로 가득 둘러쌓인 마을에서 만난 흰 말과의 교감이라니. 멋지고 값진 순간이다.
열 네 번째 날(8.21)
오늘은 ‘Goa Mapusa municipal market’에 가서 인도 음식에 들어가는 기본 식재료들에 대해 조사하기로 하였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에서는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모든 요리에 콩을 많이 사용한다. 콩류를 통칭하는 달(dal)이라는 명칭의 커리가 인도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가장 기본적인 커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콩은 인도인의 식생활에서 뺄 수 없는 재료이다. 우리가 방문한 마푸사 마켓에서도 역시 여러 종류의 콩들을 볼 수 있었다. 역시 인도가 아니랄까봐 빨강, 노랑 알록달록한 단색 봉투에 담아 놓은 모습이 귀엽고 인도인들에게 친숙한 달 커리만큼 정겨웠다.
채식주의자들이 많은 인도에서 음식을 거론할 때 과일과 야채를 빼놓을 수 없다. 그들에겐 과일도 음식이고, 야채도 음식이다. 인도의 음식은 크게 채식과 육식으로 니뉜다. 우리가 느끼기에는 정말 낯설지만 인도에서는 너무 일상적인 구분이다.
열 다섯 번째 날(8.22)
해산물 요리로 유명한 고아이기에 싱싱한 물고기들을 상거래하는 수산 시장으로 가보았다. 그곳에서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생선들도 있었고, 처음 보는 생선들도 있었다. 굳이 사지 않더라도 그저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며, 가격을 물어보는 것 자체가 매우 재미있었다. 또 인도 여행 특성상 절대 피할 수 없는 가격 흥정이 매우 유쾌하고 짜릿한 긴장감이 있었다. 상인들이 여행객들에게는 제시하는 첫 가격은 원가보다 턱없이 높게 불러서 적어도 그 값의 3분의 1은 깎아야지 제 가격이라는 말이 있기 때문이다.
과연 오늘 저녁에는 어느 놈을 우리의 저녁 식사꺼리로 할까 둘러보던 중 붉은 물고기가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락없는 한국의 커다란 참돔이었다. 상인은 ‘red snapper‘라고 호명했는데 과연 그게 참돔이랑 같은 어종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 커다랗고 맜있어 보이는 자태에 매혹되어 그 자리에서 구입했다. 구매하고 가려니깐 주인 아저씨가 옆에 생선 손질하는 곳이 있다고 하여 들러보았다. 20루피만 내면 구매한 생선을 먹기 좋게 손질해주는 곳이었다. 한국 시장에서는 생선 장수가 손질과 심지어는 요리까지 해주는데, 인도에서는 자띠라는 아주 오래된 관습이 있어서 자기 자신만의 역할이 정해져 있어 각자가 맡은 역할이 다르다. 그렇기에 생선을 파는 상인과 손질하는 사람이 다 따로 정해져 있다. 카스트가 비록 법적으로 없어졌다고 해도 여전히 엄연하게 그들의 삶 속에 녹아져 있었다. 그런데 나는 문득 이것이 우리의 입장에서 낯설기에 나빠보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이런 관습이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장치는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열 여섯 번째 날(8.23)
인도 음식이라는 주제로 탐사를 하던 중 문득 고아에서 우리가 직접 인도 요리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대화가 나왔다. 그동안 조사를 열심히 한 덕에 재료들과 레시피도 알게 되었으니 그 내용들을 토대로 한 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직접 한 요리가 사람이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빠졌지만, 곧바로 안심할 수 있었다. 우리 팀에게는 아주 훌륭한 현직 셰프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원 중 한 명인 광찬 형님이 실제로 몇 달 전까지 랍스타 요리점의 주방에서 일하기도 해보고, 오랜 자취생 경험을 바탕으로 수많은 음식들을 만들어 보았기에 믿음이 컸다. 전날 수산 시장에서 사 온 해산물들을 재료를 바탕으로 광찬 셰프의 지시 하에 대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직접 요리를 하였다. 실제로 요리하는 형님의 모습은 예사롭지 않았고, 완성된 음식들은 고아에서 머무는 3일 내내 우리의 혀를 즐겁게 해주었다. 요리 잘 하는 남자가 얼마나 멋지고 매력적인지 형을 보고 깨닫게 되었다.
열 일곱 번째 날(8.24)
탐사 막바지에 다다르며 한식이 그리워지던 시점에 우리의 한 줄기 빛이 되어준 빈달루 커리! 주제가 인도의 '음식'인 만큼 그동안 정말 다양한 커리를 먹어오면서 한국인에게 친숙한 맛의 커리를 꽤 많이 만났지만 빈달루 커리는 달랐다. 다른 커리들이 우리에게 친숙한 커리맛이었다면 빈달루커리는 딱 따뜻한 김치국물 맛이다. 커리를 통해 한국의 맛을 느끼게 되다니 감격이었다. 결국 남은 국물은 보관했다가 다음날 수산시장에서 사온 생선에 조림의 소스로 만들어 먹었는데 엄마의 맛을 느꼈다. 인도에서 한식이 그리운데 한식 식당이 없다면 무조건 빈달루 커리 추천이다!
음식 조사를 오후까지 끝마친 뒤, 깔랑구트 해변에서 밤바다를 즐기기로 하였다. 깔랑구트 해변은 해가 지면 모래사장에 파라솔이 설치되는데 음식과 술을 판다. 이곳에서 주문을 하면 조금 떨어진 상점에서 음식을 조리해 내어온다. 불이라곤 촛불 하나가 전부인데, 촛불의 은은한 빛이 저녁 해변의 운치를 더욱 높인다. 자연과 함께하는 인도의 모습은 밤바다에서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이 거니는 사이를 낮에 거리에 있던 개들이 마음껏 뛰놀고 주인 없는 개지만 아무도 그 개들에 놀라지도 신경 쓰지도 않는다. 넓은 해변에서 원 없이 달리는 개들을 보고 있자니 한국의 개들은 더 맛있는 음식을 먹고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지만 저런 자유를 얼마나 느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인도는 자유의 땅인 것 같다.
열 여덟 번째 날(8.25)
경유 차 하루만 머물게 된 뭄바이에서는 지금까지 조사한 자료들을 총 정리해보고, 부족한 면들을 찾아내서 보충했다. 그리고 귀국 준비를 하면서 마지막 정리를 했다. 그리고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공항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장난삼아 시작한 이 한마디는 결국 우리 팀의 활동 구호처럼 되어버렸다. 뭄바이에서 17시간이 넘는 경유를 했던 탓에 한 시간 안팎의 델리, 홍콩 경유는 쉽게 생각했었다. 너무 마음을 놓았던 탓일까, 홍콩에서 멈춘 우리 비행기는 출발하지 않았고 결국 비행기 엔진 결함으로 에어인디아에서 대한항공 편으로 갈아타게 되었고, 원래대로라면 한국에 도착할 시간에야 겨우 출발할 수 있었다. 끝날 때까지 끝이 아니니 한국 땅을 밟을 때까지 방심은 금물이었다. 이런 쌩고생을 통해 팀원들 모두 로컬리티 활동도 보고서 제출 외 발표가 끝날 때까지 방심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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