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5기] [유라시아] - 박수굿당 팀 (1) [중앙아시아 민속신앙 탐구 - 잃어버린 샤먼을 찾아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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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8-11-30 11:59 | Read | 1,960 |
본문
탐사테마
전공수업을 들으면서 이슬람 종교 전파 이전 중앙아시아 지역의 토착종교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특히 기존 유목민들이 가지고 있던 샤머니즘과의 결합이 크게 작용했는데, 이점이 흥미로웠다. 또한 중앙아시아 지역의 천신사상 등 많은 샤머니즘들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는 사실 또한 직접 중앙아시아에서 조사해보고 싶다는 열망을 가져다주었다. 이론적 배경뿐만 아니라 우즈베키스탄에서의 경험도 주제선정에 영향을 미쳤다. 기존에 생각하던 무슬림과 달리 하늘신에게 기도하기, 성스러운 나무에 자신의 소원을 적은 종이를 달아놓기, 자동차에 액운을 막는 악세사리 달기 등의 모습을 직접 보았다.
위와 같은 경험을 통해 이번 프로젝트 진행을 결심하며 책과 인터넷을 찾으며 탐사 주제를 구체화했다. 책 “실크로드 길 위의 역사와 사람들, 김영종”을 보며 유목국가 중앙아시아와 스키타이 풍습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다. 스키타이 인들이 일 년에 한 번씩 전쟁의 신 아레스에게 제물을 바친다는 사실과, 조로아스터교는 유목민을 최악의 존재로 보았지만 유목민의 침략에 의해 멸망했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되었고, 이에 따른 스키타이의 미술공예품, 유적이 아직까지도 중앙아시아 지역에 남아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이슬람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카자흐스탄 알마티지역의 샤머니즘적 병원, 키르기스스탄의 이슬람을 믿는 샤먼 등 각 지역에 샤머니즘적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앙아시아 토착신앙, 그 중에서도 샤머니즘에 대해 찾아보고 찾고 그들 삶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직접 가서 느끼고 싶다. 이에 직접 사원, 샤먼의 집 등을 통해 이슬람에 샤머니즘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중앙아시아로 떠났다.
이슬람은 유일신을 강조한다. 하지만 중앙아시아의 이슬람은 이와 배척되는 요소인 샤머니즘과 혼재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샤머니즘은 치병이나 접신의 능력을 가졌다고 믿어지는 샤먼을 중심으로 하는 하나의 종교 현상이다. 우리가 직접 가서 느낀 중앙아시아의 샤머니즘도 이와 같았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병을 치료하는 샤먼(치병)과 미래 점쳐주는 샤먼(접신)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샤먼들은 모두 알라신을 믿고 있으며, 시작 전 경전을 읽고, 벽에 경전 중 한 소절을 걸어놓는 등의 이슬람적 요소를 보였다. 우리는 샤먼의 종류뿐만 아니라 분포도도 알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수도, 발달된 도시에는 샤먼을 찾을 수 없었고, 현지 사람들도 샤먼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시골지역, 덜 현대화된 도시에서는 쉽게는 아니지만 우리가 나눈 두 가지 종류의 샤먼을 모두 찾을 수 있었다.
우리는 이런 점들을 보며 중앙아시아 이슬람 속 샤머니즘이 실재함을 알 수 있었고, 샤먼의 종류와 지역별 분포를 도출할 수 있었다. 우리가 탐사를 떠나기 전 정했던 주제보다 세부적으로 구체화 할 수 있었다.
탐사목표
코란 98장 6절, ‘코란에 쓰여진 것을 믿지 않고, 다신교론자들과 지속적으로 이러한 행태를 고수하는 자들은 지옥불에 떨어질 것이다.’
이슬람교는 오직 알라신만을 숭배하는 종교이다. 특히 ‘알라 이외에 신은 없다’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을 만큼 국가 내에서 타 종교를 배척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위와 같은 모습의 중동 이슬람과는 달리 중앙아시아 지역의 무슬림들은 알라 외에도 하늘신에게도 기도를 하고 이슬람 이전 중앙아시아 지역에 성행했던 토속 신앙도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서 관습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특히 종교적 부분에 있어 이슬람과 민속신앙이 혼재되어 사람들의 일상에 속에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예시로 중앙아시아 유목민의 전통 가옥인 키이즈 위이(유르타)의 천장 부분인 샹으락, 주술적인 행위로 신체적인 병과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병원 등을 들 수 있다.
우리는 샤먼문화를 사원, 박물관, 현지 샤먼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중앙아시아 지역의 문화에 있어 깊은 이해를 위해 중앙아시아 지역 탐사를 떠나고자 한다. 신앙은 그 나라의 전통에 대해 복합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따라서 중앙아시아 국가 내에서 이슬람 신자와 민속신앙을 믿는 사람들의 분포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민속신앙이 중앙아시아 지역에 주는 영향력도 알 수 있다. 한국에 돌아와 한국의 무당과의 비교 조사를 통해 투르크 계통의 무당에 대해서도 조사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에서도 잘 검색되지 않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민속신앙 사진자료, 샤먼과의 인터뷰 자료는 중앙아시아 내에서의 민속문화에 대해 과 학우들이 공부하는데 있어 도움을 줄 수 있다.
탐사일정
7월9일
인천공항 출국 16:55KR-타슈켄트 공항 입국 20:20KZ(7시간 25분)
21:00 환전
22:00 호텔 (Rent 3room apartments in Tashkent) 체크인
23:00 짐 정리 후 탐사 준비 및 취침
7월 10일
08:00 기상
10:00 타슈켄트 주로 출발
11:00 점심식사
12:00 타슈켄트 Kinnach(우즈베키스탄의 샤먼)과 인터뷰
18:00 유심구매 후 저녁식사
19:00 숙소 복귀 및 탐사 내용 정리
7월 11일
08:00 기상
11:00 카리모프 모스크 탐사
14:00 점심식사 후 숙소로 복귀 및 휴식
17:00 러시아 정교회 탐사
18:00 저녁식사
19:00 숙소 복귀 및 탐사 내용 정리
7월 12일
06:00 기상
07:00 숙소 체크아웃
08:07 Kokand행 기차 탑승
12:07 Kokand 도착 및 교수님과 만남
13:00 점심식사
14:00 Dahma shakhon tomb 묘지 탐사
14:30 코칸드 Kinnach와 인터뷰
16:00 코칸드 Kinnach와 Folbin(우즈베키스탄의 샤먼)이 합쳐진 형태의 샤먼과 인터뷰
17:30 코칸드 Folbin과 인터뷰
19:00 숙소(Kokand city hotel) 체크인 및 저녁식사
21:00 취침
7월 13일
08:00 기상
09:00 숙소 체크아웃 및 키르기스스탄 오쉬로 가는 택시 탑승
13:00 오쉬도착, 환전 및 유심구매
14:00 숙소(Konak center apartment) 체크인
14:30 호스트와 인터뷰(샤먼에 대한 정보 얻음)
16:00 회의를 통해 일정 변경
18:00 저녁식사
20:00 짐 정리 후 탐사 준비 및 취침
7월 14일
08:00 기상
09:00 통역사와 술라이만투성산 등산
10:00 정상에서 첫번째 Moldo(키르기스스탄의 샤먼)의 의식 관찰
11:00 산 중턱에서 두번째 Moldo와 인터뷰
12:00 술라이만투 박물관 관람
11:00 하산 및 점심식사
15:30 Кози асуик(키르기스스탄의 샤먼)의 의식 관찰
17:00 저녁식사
18:00 숙소 복귀 및 탐사 내용 정리
21:00 취침
7월 15일
08:00 기상
09:00 숙소 체크아웃 및 자일루로 출발
13:00 도착 및 유르타에서 점심식사
14:00 유목문화 탐사
15:00 공항으로 출발
19:00 공항도착
21:00 비슈케크행 비행기 탑승
22:00 비슈케크 도착
23:00 숙소 도착 및 체크인
23:30 호스트와 인터뷰
24:00 짐 정리 후 탐사 준비 및 취침
7월 16일
11:00 기상
12:00 회의
13:00 점심식사
14:00 시장에서 현지인들에게 샤먼의 정보 물어봄
17:00 숙소 복귀 및 저녁식사
21:00 취침
7월 17일
07:30 기상
09:00 이시쿨 호수로 출발
14:30 암각화 탐색 및 현지인과 인터뷰
16:30 공동묘지로 이동 및 공동묘지 탐사
18:00 저녁식사
19:00 비슈케크 숙소로 출발
24:00 숙소 도착 및 취침
7월 18일
13:00 기상
14:00 점심식사
15:00 비슈케크 역사박물관 관람
17:00 탐사내용 정리
18:00 저녁식사
19:00 숙소 복귀 및 휴식
21:00 짐정리
22:00 취침
7월 19일
08:00 기상
09:00 아침식사 및 짐정리
11:00 숙소 체크아웃 및 버스정류장으로 출발
12:00 카자흐스탄행 버스 탑승
16:00 카자흐스탄 도착
16:30 환전 및 유심구매
17:30 숙소 체크인
19:00 저녁식사
20:00 짐정리 및 취침
7월 20일
08:00 기상
09:00 아침식사
10:00 카자흐스탄 국립박물관으로 출발
11:00 박물관 탐사 및 큐레이터와 인터뷰
14:00 늦은 점심식사
15:00 숙소로 복귀
16:00 숙소 앞 메가센터 구경
19:00 저녁식사
20:00 숙소 복귀 및 탐사 내용 정리
22:00 취침
7월 21일
08:00 기상
09:00 아침식사
10:00 판필로프 공원으로 출발
11:00 젠코브 정교회 탐사
13:00 점심식사
14:00 메가파르크에서 산책
17:00 저녁식사
20:00 숙소 복귀 및 탐사 내용 정리
7월 22일
08:00 기상
09:00 아침식사
10:00 로자바요예브 모스크로 출발
11:00 모스크 탐사
13:00 점심식사
15:00 숙소 체크아웃
23:50 알마티 공항 출국
7월 23일
08:30 인천공항 도착(5시간 35분)
탐사내용
우리 ‘박수굿당’ 팀은 마지막 보고서 제출까지 ‘중앙아시아 지역의 이슬람과 타종교의 혼합’에 대한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회의와 전공 교수님과의 면담을 통해 최종적으로
“중앙아시아 지역의 샤머니즘”
이라는 소괄호로 줄여보았다. 우리는 중앙아시아 사람들이 샤머니즘에 대한 인식을 알고 싶었고 지역마다 어떤 점이 차이가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가장 큰 핵심 직접 샤먼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었다. 출국 전날까지 회의를 통해 탄탄한 계획을 세우고 이제 2주 동안의 여정에 대해 단단함 마음을 가지고 기다렸다.
우즈베키스탄
7월 9일 타슈켄트
우리 팀의 출국 시간은 오후 4시 55분이였기에 꼼꼼하게 준비하고 출국할 수 있었다. 우리는 12시에 인천국제공항에 모여 발권을 하고 수하물 등록을 하기 전에 각자 챙겨야 할 준비물들을 다시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카메라, 지도, 인터뷰 파일 등, 각자의 생필품 이외의 탐사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확인해 보았다. 그 후 수하물 등록을 한 후 늦은 점심식사를 하였다. 당분간 먹지 못할 음식이었기에 더욱 맛이 있었다.
탑승시간이 되어 우리는 비행기로 향하였다. 그런데 신기한 점이 있었다. 분명 국내 항공사임에도 불구하고 비행기 안에는 중앙아시아 사람들이 2/3는 차지하고 있었고 오히려 우리가 외국인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 옆 좌석엔 우즈베키스탄 사람과 동대문에서 중앙아시아 사람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시는 ‘홍만표’ 사장님이 타셨다. 그 분들은 우리에게 한국에서 중앙아시아 사람들이 어떤 업종에서 일을 하고 자신이 이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알려주셨다. 타슈켄트까지 가는 7시간동안 유익한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내가 일하는 가게에 우즈베키스탄 종업원이 있는데 그 친구하고 다른 사람들도 다 이슬람만 믿어. 거기 무당한테는 아플 때 가는걸로 알고있어.”
-홍만표/우즈베키스탄 관련 사업자-
이야기를 나누던 중 홍만표 사장님과 옆에 있던 우즈벡인에게 물어봤는데 우즈벡인의 경우엔 코란으로 된 목걸이를 차고 있을 정도로 중앙아시아의 이슬람의 비중은 높은 것 같았다. 이와 달리 샤머니즘에 관해서는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고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자주 찾아간다고 했다. 이러한 인식은 한국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뿐만 아니라 미리 사람들과 연락해오지 않았다면 탐사가 훨씬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샤먼이 있는 위치를 대략적으로 알아냈고 지인과 연락처도 교환하여 뜻밖에 샤먼을 한분 더 찾아낼 수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 얻은 정보는 꽤 유용했고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샤먼이란 말을 쓰지 않는다는 것도 인터넷 서치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내용이었다.
우리는 우즈벡 시간 밤 9시에 타슈켄트 공항에 도착하고 수속을 받았다. 공항 앞에는 미리 연락이 된 우즈벡 친구가 있어 숙소까지 이동에 문제가 없었다. 또한 숙소로 이동하면서 준비해 온 달러를 숨으로 환전하고 숙소로 이동하여 내일 일정에 대해 회의한 후 잠에 들었다.
7월 10일
아침 8시 기상하여 우리에게 샤먼을 소개해 줄 우즈벡 현지인 Paruh를 만나기 위해 10시까지 ‘Mirabad bazar’로 이동하였다, 타슈켄트 도심 내에는 샤먼이 없기 때문에 타슈켄트 주로 나가야해서 하루동안 택시를 대절하여 이동하였다. bazar에서 40분정도 택시로 이동하면서 우리가 만들어간 설문지에 대해 Paruh에게 보여주었고 샤먼과의 인터뷰 전에 가능한 지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웠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샤먼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고 ‘folbin', 'kinnach'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들었다. 구글 서치에도 나오지 않았을 뿐더러 ’kinnach'라는 단어는 외국인 교수님에게 들었지만 ‘folbin'이라는 단어는 처음 들어보는 터라 인터뷰 내용도 약간의 변경이 있었다. 집의 모습은 한국의 농촌 가정집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국의 무당처럼 화려한 모습을 기대했지만 그의 모습은 그냥 일반인과 같았다. 방에 앉아있었는데 그는 우리의 얼굴을 보더니 춥다는 듯이 몸을 떠는 시늉을 하고 아픈 표정을 하며 트림을 계속 하였다. 나중에 인터뷰 때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는 기도하면서 치료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나서 한명씩 돌아가면서 아픈 곳을 진단해주었다. 그는 목이나 배, 턱 등의 부위를 가리키며 이곳이 아프지 않냐고 물어보고 계속 자신을 만지며 몸을 떠는 시늉을 하고 트림을 하였다. 한명씩 다 물어본 후에 우리는 엎드려 회초리로 등과 아픈 부위들을 살짝 아프게 두드렸고 몸을 다시 세워 칼로 머리, 가슴, 배를 살짝 쳤다. 다소 생소한 의식이 끝나고 우리 팀을 정중하게 인터뷰 제의를 하였고 동영상 촬영과 인터뷰에 대한 허락을 받았다.
“당신은 어떤 일을 하는가?”
“우리는 코란을 이용해 기도하면서 치료합니다“
첫 질문의 대답에 ‘코란’이 나왔다. 다른 물건도 있었지만 코란이라는 단어만 강조하였다는 것은 그가 무슬림이며 코란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국의 무당과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그들은 미래를 예언할 수 있다고 하였다. 다음 질문은 ‘folbin과 kinnach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였다. 상당히 조심스러운 질문이었다.
“샤먼이라는 같은 의미이지만 단어가 다르고 의식의 방식과 사용하는 물건이 다릅니다”
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에 ‘folbin이 의식에 사용하는 물건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였다. 곧바로 ‘칼과 캄치라고 불리는 회초리’라고 하였다. 칼은 나쁜 영혼(jin)을 자르고 없앨 떄, 회초리(캄치)는 사람 안에 나쁜 영혼이 들어갔을 때 빼내기 위한 도구라고 한다. 또한 기억에 남는 질문은 ‘folbin의 일을 하면서 힘든 점이 있는가?’였는데 국가의 재제와 같은 금기되는 직업을 생각하다가 ‘손님들의 고통을 넘겨받아 고통스러울 때가 가장 어려워요.’라는 질문에 아까 몸을 떨거나 트림을 했던 것들이 우리의 고통을 직접 느껴 자신의 몸에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터뷰와 의식이 끝나고 ‘folbin'에게 어떤 식으로 돈을 주는지 물어봤더니 그냥 카펫 아래에 자신이 주고 싶은 정도의 돈을 넣어놓으면 된다고 하였다. 이런 점도 한국의 무당이 복비라고 하며 받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집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다시 타슈켄트 도심으로 향하였다. Paruh와 함께 핸드폰 sim-card를 사러 갔고 주변에 있는 중앙아시아 전통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었다. 식사 후 MIrabad bazar에 있는 한인 가게에 가보기로 하였다. 시장에서 1분거리에 있는 한인 가게에는 많이 보던 가공식품들이 많이 있었다. 우즈벡 음식이 기름기가 많아 매콤한 한국 음식을 먹고 싶었던 우리는 가격을 보고 바로 내려놓게 하였다. 아이스크림 하나가 6000원 정도 였으니 그냥 시장에서 ’디냐‘라는 메론을 사서 먹었다.
낮엔 기온이 45도까지 올라가 덥다기보다는 그냥 타버릴 것 같았다. 우리는 저녁시간이 되기 전에 숙소에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숙소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folbin'과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고 내일 일정을 위해 일찍 잠들었다.
7월 11일
10시 우리 팀은 택시를 이용하여 타슈켄트 카리모프 모스크로 이동하였다. 카리모프 모스크는 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인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모스크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모스크는 절이나 교회같은 이슬람의 사원을 일컫는데 우리가 샤머니즘이 아닌 이슬람의 모스크로 이동하는 이유는 어제 만났던 'folbin'도 그러하듯 이들의 종교는 이슬람이고 코란을 이용하거나 혼령을 이용한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이슬람 모스크에도 샤머니즘의 문화가 있을지 탐사해보기 위한 목적이었다. 카리모프 모스크는 푸른색 모스크와 큰 기둥이 인상적이었다. 사원 안에는 오전 11시 정도이고 수요일이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앞에는 화려하게 장식된 제단과 벽에는 코란의 장식품이 거대하게 붙어있었다.
“타슈켄트에 이슬람을 믿는 사람이 많은가? folbin에 대한 인식은?”
“거의 모든 사람이 무슬림이다. folbin은 젊은 사람들은 거의 모를 것이다.”
예배를 마치고 나가는 무슬림에게 질문해보았다. 이에 대한 답변에서 folbin이나 kinnach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한국에서 젊은층보다는 나이가 있는 고객이 더 많은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점심은 간단하게 솜사로 해결하고 오후 2시 경에 47도 가까이 온도가 올라가서 해가 있는 곳에 도저히 돌아다닐 수 없었다. 우선 숙소로 복귀하여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렸다. 오후 5시에 숙소 가까이에 있는 러시아 정교회 탐사를 위해 이동하였다. 러시아 정교회 내부에 들어가보니 성당 느낌이 났다. 사제복을 입은 목사들도 보였다. 러시아 정교회의 특징은 모스크에서는 우즈벡인의 비율이 많았다면 정교회에서는 유럽과 러시아인으로 보이는 사람의 비중이 훨씬 많았다. 히잡을 쓰고 미사를 드리는 모습이 인상에 남는다.
우리는 숙소에 돌아와 호스트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내일 코칸드로 이동하기 위해 기차를 타야하기 때문에 일찍 잠에 들었다.
우즈베키스탄 코칸드
7월 12일
오전 6시에 기상하여 택시를 이용하여 Tashkent vokzal로 이동하였다. 타슈켄트에서 코칸드까지 4시간가량 걸리는 소요되기 때문에 우리는 코칸드에서 만날 중앙아시아학과 외국인 교수님과 약속을 점심에 미리 잡아두었다. 돌산과 평야를 지나 코칸드에 내리자마자 교수님은 현지인 남자 한 분과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항상 느끼지만 현지인이나 지인을 한국에서 미리 컨택해서 오는 것이 로컬리티 탐사를 위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교수님이 대접해 주시는 점심을 먹으며 오늘 만날 샤먼들과 장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만날 샤먼은 folbin이 아닌 kinnach였다. 우즈베키스탄 내의 같은 샤먼이지만 folbin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정말 궁금했다.
점심 식사 후 우리가 가장 먼저 간 곳은 ‘DAHMA SHAKHON TOMB’라는 묘지였는데 이곳은 1820년대부터 코칸드에 있던 묘지라고 한다. 묘지 입구에 사당과 같은 곳이 있었는데 이곳은 영혼들을 기리기 위해 만든 곳이라고 한다. 1820년대부터 이러한 장례풍습이 아직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첫 번째 kinnach를 만나러 이동하였다. 들어가기 전 교수님은 kinnach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으니 항상 조심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더욱 긴장된 것 같다. 이곳도 역시나 일반 농촌 가정집이었다. 우리는 여기서 두 명의 킨나치를 만났다. 이야기 후 의식이 진행되고 제일 먼저 우환이나 스트레스를 체내에서 빼는 행위를 경험하였다. 컵 안에 잿가루를 담아 헝겊으로 덮고 사람이 아픈 곳에 두드리면 몸 안의 노폐물이 나오고 컵 안에 그만큼의 공간이 생긴다. 처음 봤을 때는 신기하기도 하였지만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라 생각해보았다. 두 번째 의식은 두려움을 없애는 의식이었다. 안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솥을 불에 달군다. 그 다음에 의식을 받는 사람은 상의 탈의 한 후 흰색 천을 얼굴까지 뒤집어쓰고 주전자에 들어있는 차가운 물을 솥에 부어 올라오는 증기를 맡는다. 더운 날씨에 뜨거운 증기를 맡고 있으니 온몸에 땀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솥 안에 들어있던 물을 마시면 두려움이 날아간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사우나와 비슷했다.
마지막 의식은 자신감을 불어 넣는 행위였다. 먼저 침대에 눕기 전에 머리와 어깨를 손으로 두들긴 후에 회초리로 몸을 톡톡 쳤다. 이후 상의를 탈의한 후 아래에서 윗방향으로 쓸어 올렸다. 또한 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하면서 코란을 읊는다. 여기서 상의를 탈의 후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리는 이유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자신감이 없다는 것은 심장이 떨어졌다는 뜻이라서 심장을 쓸어 올리는 행위를 한 것이라고 한다.
이후 인터뷰를 진행하였는데 가장 먼저 금기되는 행위에 대해 물어봤다. 이에 예언을 하면 안 된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들이 말하는 folbin과 kinnach의 차이는 folbin은 미래를 예언해주는 fortune teller의 역할이지만 자신들은 오직 treatment를 한다고 하였다. 타슈켄트에서 만난 folbin과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kinnach들은 장례식에 가면 안 된다고 한다. 이들은 양기의 느낌으로 일하는데 장례식과 같은 음기가 많은 곳에 가면 나쁜 기운이 몸에 들어온다고 한다.
이들은 kInnach가 되려면 Master kinnach에게 축복을 받아야 한다. 알라에게 사람모양의 빵, 고기, 밀가루, 차를 준비해서 제물로 바친다. 그리고 kinnach가 된 이후에도 1년에 한 번씩 제물을 바쳐야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의식에서 코란을 읽거나 알라에게 제물을 바치는 것처럼 이들도 이슬람이고 알라를 믿는다. 우리는 큰 수확을 얻고 다음 샤먼에게 출발하였다. 이번 샤먼은 folbin과 kinnach가 혼합된 성격을 띄고 있다고 했다. 샤먼들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더군다나 이번 샤먼은 납을 이용해서 점을 보기 때문에 러시아적 샤머니즘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였다. 일단 의식을 받는 사람은 샤먼 앞에 누워 상체와 얼굴을 흰색 천으로 가린다. 물이 담긴 그릇을 심장 위쪽 부근에서 잡고 있고 액체화된 납을 물에 부어 납이 굳는 형태를 보고 현재 전반적인 상태를 진단하고 미래예언까지 한다. 액체화된 납을 물에 붓는 과정을 반복하여 심장에 있는 노폐물을 빼내는 등 folbin과 kinnach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의식이 끝난 후 머리와 몸을 두들긴 후 등을 꼬집는다. 또한 칼을 이용하여 몸을 두들겼다. 이렇게 함으로써 사람의 몸에 있던 나쁜 아우라가 없어진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folbin을 만나보기 위해 스팟을 이동하였다. 그러나 이번엔 외국인 교수님이 같이 들어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번에 만나는 folbin은 지금까지와 다르게 코란이 아닌 영혼에 의해 점을 보기 때문이다. kinnach 교육을 받았던 교수님은 처음 만난 kinnach들과 마찬가지로 음기의 지역에 가면 안 된다고 하였다. 또한 이번 folbin은 자신의 주변에 여러 가지 물건들을 진열해 놓는 모습이 가장 한국의 무당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그녀는 이름과 생년을 물어보고 자기가 알고 싶은 정보에 대해 이야기해보라고 한다. 한국의 연애운, 직업운 등과 비슷하다. 알고 싶은 정보를 말하면 손에 구슬로 된 목걸이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흔들거나 돌리면서 점괘를 읽는다.
의식이 끝나고 어렵사리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우리는 먼저 어떤 신을 믿는지에 대해 질문하였다.
“제 신앙은 이슬람이지만 점괘를 볼 때는 마음의 소리나 영혼들에게 물어봐요”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다. 그 와중에 신기한 점이 이슬람 신자인데 의식을 하는 곳에는 코란이나 이슬람적 요소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또한 영혼들에게 물어본다는 것이 한국처럼 신내림을 받는 것인가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다음 질문으로 “당신은 어떻게 샤먼이 되었습니까?”라는 질문에 “나의 할머니부터 무당이었다. 러시아에서 태어났는데 여름에 눈이 왔고 의사는 이 아이는 샤먼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원래 스키분야에서 일하려 했는데 다리를 다쳤고 결국 샤먼을 하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말을 듣고 나니 더욱 한국의 무당과 일치하는 점이 많았다.
그리고 “의식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물건이나 의식이 있는지?”라는 질문에 손에 걸고 흔들던 타스피흐(Taspih)라는 목걸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하였다. 목걸이를 손에 걸고 흔들면서 주변의 영혼들한테 물어보고 점괘를 알려준다고 한다.
인터뷰까지 마치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돈을 카펫에 넣으려 했으나 이번 folbin은 직접 30000솜(4000원 정도)를 달라고 말했다. 이것도 다른 샤먼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3개의 스팟과 4명의 샤먼들을 만나니 모두 녹초가 되어 호텔로 돌아왔고 간단한 저녁식사와 함께 하루를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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