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5기] [프랑스] - 쁘띠졸리미뇽 팀 (1) [프랑스의 환경운동 : 레수르스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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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8-11-29 15:42 | Read | 1,247 |
본문
탐사테마
환경보호, 가까우면서도 먼 단어다. 가깝게 느껴지는 이유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잊을만하면 환경보호 교육을 받았고, 대중매체에서도 심심치 않게 환경보호의 필요성과 그 폐해를 역설해서일 것이다. 그리고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법도 잘 모르겠고, 내 행동들의 영향이 바로 생활의 변화를 가져다주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환경보호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일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레수르스리이다.
레수르스리는 프랑스에 전국적으로 분포되어있는 환경 커뮤니티의 이름이다.그 이름은 ‘다시 사용한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름의 의미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들의 목표는 다시 사용하는 것, 즉 재활용, 재사용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재활용과 재사용을 하면서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보호를 해나가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한다. 그리고 그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에는 다음 세대를 위한 환경교육도 포함된다. 그래서 환경보호를 위해 단순히 중고품을 다시 사용하고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다방면적인 활동들을 하기도 한다. 또한 레수르스리의 의미에는 단순히 쓰레기 재활용뿐만 아니라, 사람을 ‘다시 사용한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도 한다. 좀 더 다듬어서 말하자면, 사회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소외 받는 사람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일들도 병행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사실 우리는 로컬리티 챌린지를 준비하기 전에는 레수르스리에 존재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어쩌면 당연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중고가게를 우리가 알기에는 어려우니까. 그래서 처음 생각한 주제들은 레수르스리, 아니 환경보호와도 전혀 관련 없는 주제들이었다. 우리들은 처음에 거창하고 교훈적인 주제들이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우리들의 입에서 나온 주제들은 포괄적이고 두루뭉술했다. 예를 들면, 프랑스인들의 교육에 대한 시선들을 알아본다거나 우리와는 다른 성문화들을 인터뷰를 통해 탐구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우리의 언어 능력으로는 벅차고 결과물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을 주제들이었다. 또한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그 주제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주제에 대해 다시금 고찰을 하게 됐다. 먼저 황해을 학생이 작년에 환경보호에 관한 교양 강의를 들었었는데 이와 관련된 주제를 하면 어떻겠냐고 말문을 열었다. 이전에 나왔다 사라진 주제들과 같이 광범위하고 거창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다른 두 학생들이 평소에 구제 옷에 관심이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프랑스에도 한국의 아름다운 가게와 같이 구제 옷을 파는 가게가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의 탐사는 이 의문에서 출발했다.
우리가 찾은 레수르스리는 생각보다 거대한 커뮤니티였다. 국내 웹사이트에서 검색해서 찾을 수 있는 레수르스리 관련 보도는 하나뿐이었다. 최근에 프랑스에서 업사이클링을 기반으로 한 가게가 큰 성황을 거두고 있다는 3분 남짓한 뉴스였다. 우리는 정보가 적어 당황했지만,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주제라면 오히려 ‘챌린지’라는 주제에 걸맞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손뼉을 쳤었다.
먼저 업사이클링이란 말이 너무나 생소했다. 알아보니 업사이클링이란 단순히 중고물품을 되파는 것이 아니라, 중고 물품들을 새롭게 다시 만들어 새로운 물건으로 만들어 파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레수르스리가 단순히 물건들을 파는 가게인 줄 알았었다. 하지만 조사를 하면 할수록 레수르스리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가게가 아니라, 여러 환경 운동들을 하며 지역사회에 지대한 도움을 주는 거대한 커뮤니티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기에 프랑스 전역에는 레수르스리 관련 단체들이 존재했다. 이들 중에서는 환경 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단체들도 있고, 지역 시민들을 도와주는 곳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우리가 방문하기 쉽고 취재하기 용이한 가게 형태로 되어있는 곳들을 방문하기로 정했다.
먼저 우리는 우리가 방문할 가게들을 선정하기 시작했다. 역시 수도인 파리에 가장 많은 가게들이 있었다. 거기다 모두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했다. 그래서 파리에서 가게 네 군데를 방문하기로 정했다. 이 중에는 한국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던 가게 또한 있었다. 그 후 우리는 다른 지역들로 눈을 돌렸다. 탐사 기간 동안 4곳에 가게만 방문하는 것, 특히 파리 지역만 방문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을 것으로 생각됐다. 지도를 통해 여러 지역에 있는 레수르스리들을 찾아 보았는데, 파리처럼 가게 형태로 되어있는 곳은 흔치 않았다. 또한 한 지역에 가게가 두 곳 이상 있는 곳이 드물었으며, 차가 없이는 숙소가 있는 곳에서 방문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숙소에서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으며 가게가 두 곳이 있는 보르도로 향하기로 정하게 됐다. 하지만 후에, 보르도에 가게 한 곳으로부터 무기한 휴업 중이니 다른 가게들을 방문하기를 권장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우리가 프랑스까지 가서 탐사를 통해 알아보고자 하는 것은 바로 각 가게들의 정체성이었다. 레수르스리는 하나의 거대한 커뮤니티이지만 각각의 가게들이 레수르스리 1호점, 2호점과 같이 체인점 형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한 명 혹은 여러 명의 개인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가게를 꾸리고 운영한다. 그러면서 레수르스리라는 거대한 커뮤니티에 속해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가게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특징을 가지게 된다. 주로 취급하는 물건들이 다를 수도 있고, 재활용품 판매 말고도 다양한 활동들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점들에 초점을 맞추고 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탐사목표
앞서 탐사 테마에서 말했듯이, 우리 팀이 초점을 맞추고 탐사한 것은 각 가게들마다의 특징들이었다. 가게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징들이 모두 다를 것이기에 그것들을 취재하고 정리하는 것이 목표이다. 가게마다 사진 촬영을 하고, 인터뷰한 내용을 글로 옮겨 적는다. 그렇게 만든 결과물을 읽은 독자는 프랑스에 가보지 않아도, 레수르스리에 대해 5분 전에 알았어도, 레수르스리가 무엇인지, 어떤 가게인지, 마치 우리와 함께 레수르스리를 다녀온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사실 탐사를 계획할 당시, 우리의 목표 방향은 조금은 달랐다. 처음에 우리는 한국에서 꽤 성공한 사회적 기업인 아름다운가게가 프랑스의 레수르스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대칭되는 것처럼 여겼다는 게 조금 더 정확할 것 같다. 낯선 곳, 이국의 새로운 것을 접할 때, 우리는 우리가 기존의 알던 정보들과 대칭시키려 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그렇지 않은데도, 마치 모든 영어 단어들에게 대칭되는 한국어 단어가 무조건 있다고 생각하듯이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 팀 역시, 아름다운가게와 레수르스리를 하나로 묶어 생각했다. 두 단체 모두 벼룩시장과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비슷하지만 다른 두 가지라고 생각했기에, 우리 팀은 두 단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는 것이 적합하고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때도 각각의 레수르스리들이 저마다의 특징들을 갖고 있다는 것은 사전 조사를 통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 방문한 ressourcerie deux mains을 취재하면서 우리의 목표는 방향을 바꿔야만 했다. 생각보다 하나의 레수르스리가 하는 일들은 다양하고 방대했으며 기업의 형태를 띠고 있는 아름다운가게와는 골자부터가 달랐고 걷는 길 또한 달랐다. 그렇기에 아름다운 가게와 비교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레수르스리라는 하나의 단체에 집중하는 편이 좋아 보였다. 그래서 우리는 가게들을 방문하고 인터뷰하면서 각 가게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는 데에 주의를 기울였다. 한국의 아름다운가게와 비교하는 것에서, 개별의 레수르스리들을 비교하는 방향으로 바꾼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독자들이 우리의 탐사 내용을 읽으면서, 생소하고 발음하기도 어려운 프랑스의 레수르스리들에 대해 쉽게 알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목표이다.
탐사내용
우리 팀은 사실 프랑스어 회화에 크게 자신이 없었다. 또한, 현지에서 인터뷰에 응해주는 것 역시 불확실했다. 그렇기에 인터뷰를 하지 않고도 취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우리가 알아보고자 하는 것은 가게들만의 고유한 운영방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파는 물건들을 촬영하고 가게가 운영되는 모습들을 영상으로 담기만 해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가게 주인의 협조를 받아 취재를 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기에 각 매장에 방문한다는 말과 간단한 질문들을 담은 메일들을 보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게에서 답장을 받지는 못했었다.
다행히도 실제 프랑스에서 탐사 대부분은 가게 주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루어졌다. 한곳을 제외한 네 곳의 매장들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우리가 준비해 간 질문들의 성의껏 답변해주었으며 매장과 작업실들을 안내해주며 설명을 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각 매장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운영방식들을 가깝게 알아볼 수 있었다.
떠나는 날.
우리는 아침 일찍 이륙하는 비행기를 예매했다. 모두 다 같은 마음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프랑스에 도착했으면 하는 마음. 비행기는 아침 9시에 출발하는 비행기였다. 그래서 우리는 꽤 이른 시간인 아침 6시에 공항에 모였다. 모두 잠을 못 자 초췌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표정에는 왠지 모를 설렘이 가득했다. 도착하고 보니, 30분이 연착되어 늦게 출발한다 했다. 안내문을 읽은 뒤 탑승권을 받고 미리 주문해둔 유심을 수령했다. 그 후, 별다른 사고 없이 우리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아홉 시 반이 출발 예정 시간이었지만, 비행기는 열 시가 넘어서야 한국 땅을 떠나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7.11
열두 시간 가까이 되는 비행 끝에 우리는 파리의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얼굴만 확인하는 출국심사를 하고, 캐리어를 찾고, 유심을 갈아끼고, 파리의 교통카드인 나비고를 구매하고 공항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오후 네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피곤에 절어있을 심신과 숙소에 도착하면 저녁 무렵이 될 것을 예상했던 우리는 첫날에 아무런 일정을 짜지 않았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했다. 우리는 조급하지 않게 숙소로 향했다. 먼저 우리는 공항의 버스 정류장에서 roissy 버스를 찾아 탔다. 버스에 roissy라고 크게 적혀있지 않았기에 우리는 조금 헤맸다. 하지만 안내소에 길을 물어 금방 찾아 탈 수 있었다. 부족한 불어 실력에도 너무 친절하게 대답해주셔서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겼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지만 앞으로 생길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창밖으로 본 파리의 모습은 생각만큼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까닭일까, 우리의 눈에는 더럽고 칙칙해 보였다. 버스는 북역을 지나, 오페라하우스 앞에 내려주었다. 그 후 지하철로 환승을 해,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파리의 지하철은 서울의 그것과는 꽤 달랐다. 대부분의 역에는 스크린도어가 없었다. 그리고 가장 당황했던 것은 지하철 문이 수동이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열리지 않는 지하철 문 앞에서 자동으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기도 했다.
예상대로 숙소에 도착하니 저녁 6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너무나 피곤했기에 숙소에서 저녁을 먹은 뒤 휴식을 취했다. 그 후, 밤에 밝게 빛나는 에펠탑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프랑스에 처음 와본 우리 팀은, 프랑스의 여름 해는 정말 하늘에 오랫동안 자리한다는 것을 알았다. 밤 열시가 넘어서야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했다. 밤에 본 에펠탑은 정말 눈에 가득 들어왔다. 생각보다 훨씬 거대했으며 밝게 빛났다. 정말로 눈에 가득 차 보였다. 열한시가 넘어 에펠탑을 본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지친 몸을 뉘고 잠을 청했다.
7.12
파리에서의 둘째 날은 레수르스리를 방문하기로 한 날이었다. 팀원 모두, 장시간 비행과 시차 적응으로 피곤하다 생각해 천천히 점심시간쯤 출발하기로 결정했다. 숙소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은 후, 우리는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숙소 밖을 나섰다. 해을이와 혜원이 모두 유럽에 오면 납작 복숭아를 먹고 싶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레수르스리는 오후에는 두 시부터 문을 열고, 점심을 먹기까지에는 아직 시간이 남았기에 구글맵으로 근처 과일 가게를 검색해 찾아갔다. 납작 복숭아는 생각보다 저렴했으며 달고 맛이 좋았다. 500g에 2.4 유로 정도의 가격이었다. 그 후, 점심을 먹기 위해 멀지 않은 푸아그라 가게로 향했다. 셋 모두 푸아그라를 먹어본 적은 없었지만, 프랑스에 왔으니 한 번 맛은 봐야지라는 생각이 있었다. 가격 또한, 한 사람당 20유로가 넘지 않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었기에 선뜻 주문할 수 있었다. 푸아그라와 달팽이 요리를 주문 후, 먹었는데 우리 입맛에 맞지는 않았다. 너무 느끼했고 또 느끼했다. 다 먹은 후, 한동안 속이 부대끼는 것을 참아야 했다. 점심을 다 먹은 후 레수르스리로 향했다.
방문하기로 한 ressourcerie deux mains은 파리 시내가 아닌, 근교인 3존에 위치한 가게였다. 그래서 우리는 파리 근교까지 다니는 전철인 rer을 타야 했다. 이때 우리는 역마다 정차하는 완행열차가 아닌 샤롤 드골 공항까지 한 번에 가는 급행열차를 타버렸다. 그렇게 우리는 파리에 도착한지 하루 만에 다시 공항 구경을 할 수 있었고, 프랑스에도 급행열차가 있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 도착한 동네는 파리 시내와는 다른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풍겼다. 건물들은 주택이 대부분이었으며 모두 지붕과 마당 그리고 차고를 갖춘 부유함이 느껴지는 집들이었다.
Ressurcerie deux mains.
첫 번째 레수르스리 방문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먼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손님은 많았고 가게 내부는 넓었다. 사실 우리는 사전에 보낸 이메일 중, 단 한 곳으로부터 밖에 답장을 받지 못했었다. 그 답장 또한 자신들의 가게는 무기한 휴업 중이니, 다른 레수르스리 가게를 추천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부한 사전 지식과 거기서 궁금한 질문 몇 가지만을 가지고, 인터뷰에 대한 기대는 사실상 포기한 채로 방문했다.
평일 오후였지만 가게 안에는 손님도 꽤 있었으며,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분위기를 보며 이곳이 정말 활성화된 장소라는 것을 느꼈다. 손님들은 거의 대부분 인근 주민들처럼 보였고, 파리 외곽 주택가에 위치한 곳이기 때문에 아마 이곳에 방문한 외국인은 우리가 처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니저분에게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이메일을 보냈었다는 말을 건넸다. 그러자 가게 매니저분은 한국에서 프랑스까지 레수르스리 탐사를 위해 방문한 것에 대한 감사의 말과, 이메일 확인을 미처 못한 것 같다며 사과의 말을 우리에게 전했다. 우리는 매장을 간단하게 둘러본 후, 매니저의 안내에 따라 작업실 내부를 둘러보았다. 내부를 둘러보며 많은 직원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었으며 가벼운 농담도 들을 수 있었다. 주로 북한은 아니지?라는 농담이었다.
매니저는 물건들이 가득한 창고를 지나 망가지거나 오래된 가구들을 새롭게 만들고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옆에 컨테이너 안에는 많은 양의 가구들이 가득했다. 그러고는 이 물건들을 모두 새롭게 만드는데 발생하는 비용과 발생한 쓰레기의 처리 비용 모두 자신들이 부담한다고 말했다. 말을 하는 태도에서 그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때마침, 한 가족이 물건들을 기부하기 위해 도착했다. 한 직원이 직접 보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우리를 안내해주었다. 물건을 기부하는 과정은 기부자가 신원을 밝힌 뒤, 물건들을 검사한다. 그리고 물건들의 종류를 적고 서명을 하면 끝이 난다. 한 직원은 카메라를 든 성호를 보고, 받은 기린 모양의 물건과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며 포즈를 취했다. 자신의 사진이 한국에 알려진다는 게 재밌는 모양이었다. 그 후, 우리에게 무슨 물건인지 맞추어 보라며 웃으며 말을 건넸다. 우리는 도통 감을 못 잡았고, 잠시 후, 시디들을 수납하는데 사용하는 물건이라는 것을 알았다. 물건을 기부한 손님들은 이후, 다른 물건들을 사려고 매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가게를 방문하는 마을 사람들에게는 레수르스리가 매우 일상적인 것처럼 보였다.
이어서 우리는 마을 주민들과 정기적으로 같이 하는 활동이 정확히 어떻게 이루어지며 시민의 참여율이 높은지 물었다.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사전 조사한 것에 따르면 주민들과 함께 여러 활동들을 한다고 소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매니저는 우리를 2층으로 안내했다. 2층은 길고 좁은 복도 양옆으로 방들이 마주하고 있었다. 방 하나는 유리로 되어 있어 사무실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우리가 들어간 방은 테이블 하나가 놓여 있었고 벽에 있는 선반들에는 물건들이 가득했다. 매니저는 여기서 정기적으로 사람들이 모여 공예품을 만들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눈다고 했다. 먼저 본, 가구들처럼 전문적이고 어려운 것들이 아닌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만든다고 했다. 그러고는 선반에 놓인 바구니에 담긴 구슬들을 보여주었다. 팔찌를 만들기에 적합해 보였다. 그리곤 매장을 자주 방문하는 사람들에 참여율이 높다는 얘기도 웃으며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치고 우리는 매장을 조금 더 둘러보았다. 이때, 성호는 옷을 세 벌 구입했다. 모두 1.5~4유로 정도 하는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다. 원래 쇼핑백은 따로 구매해야 했지만, 직원이 한국에서 왔으니 특별 선물이라며 공짜로 담아주었다. 그 후, 우리는 가게에서 나와 바로 숙소로 향했다. 우리는 약간 체력적인 부담을 느껴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3존은 가깝지 않은 거리였으며, 우리는 급행열차를 타는 실수도 했고, 레수르스리는 전철역에서 꽤 떨어져 있었다. 오후 다섯 시쯤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휴식도 취하고 저녁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8시쯤 되어서 개선문을 보기 위해 나왔다. 개선문 앞은 사람이 많았지만 선선한 바람이 불어 조금은 기분이 들뜨기도 했다. 그러곤 다시 에펠탑을 가, 사진을 찍고 센 강을 바라보았다. 그러곤 너무 늦기 전에 숙소로 돌아왔다.
7.13
Ma ressurcerie를 방문하는 날이었다. 이 가게 역시 오후에도 문을 열었고, 우리 팀 모두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었기에 전날과 마찬가지로 여유롭게 점심쯤 숙소에서 나왔다. 점심은 숙소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비스트로에서 해결했다. 샐러드를 곁들인 염소 치즈였는데 디저트까지 같이 나왔다. 염소 치즈의 향이 강해 나중에는 느끼함이 강했다. Ma ressourcerie는 전날 방문한 Ressourecrie 2mains과 다르게 파리 1존에 위치했다. 지하철을 통해 그리 긴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 도착할 수 있었다.
Ma ressourcerie
이 가게의 특징은 아무래도 역시 일자리와 지역주민의 관한 것이었다. 가게의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카운터에는 중국계 쪽으로 보이는 동양인이 서 있었다. 우리는 그녀에게 매장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소피에게 물어봐야 한다며 가게의 아래쪽으로 향했다. 가게는 1층뿐만 아니라 반 층 정도 밑에 위치한 지하와 2층도 같이 사용하고 있었다. 소피는 지하 구석에 위치한 작업실로 보이는 곳에 있었다. 소피는 우리에게 사람들의 얼굴만 나오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찍어도 좋다고 말했다. 우리는 가게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으며 구경을 했다.
그 후, 다시 그 중국계 여자에게 돌아가 간단한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말을 건넸다. 우리는 우리가 남한에서 온 대학생이라고 말을 건넸다. 하지만 그녀는 한국을 잘 모르겠다며 옆에 있는 다른 분에게 물어봤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분은 한국을 모르는 게 아니라, 프랑스어로 한국을 모르셨던 것 같다. 후에 중국어로 한국이냐고 물어보셨다. 옆에 있던 분은 나에게 북한이냐고 물었고, 나는 다시 남한에서 왔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우리를 점점 둘러싸며 프랑스어로 말을 걸어왔다. 아마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 그랬던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크게 당황했다. 당황한 우리는 말이 나오지 않아 미리 적어놓은 글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남한에서 온 학생들이며 레수르스리를 취재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그들은 우리를 다시 소피에게 데려갔다.
소피는 다시 작업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소피는 우리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해주었다. 그녀는 자신들의 최우선 목표는 쓰레기양을 줄이는 것이라고 먼저 말문을 열었다. 사람들은 연간 3000kg이 넘는 물건들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대부분의 물건들은 판매가 가능해서 신경을 쓸 필요가 적지만, 옷 같은 경우 상태가 좋은 것과 안 좋은 것들을 구분한다고 말했다. 상태가 좋으면 바로 판매를 하고, 좋지 않은 것은 새롭게 리폼해서 판매 혹은 나눠준다고 했다. 예를 들면 노숙자들을 위한 담요나 적십자와 같은 단체에 기부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들에게 받은 물건들을 다시 나눠주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덧붙였다.
이어서 우리는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해 물어보았다. 질문에 대해 소피는 모든 직원들이 가게 준비를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임금 또한 레수르스리에서 지불하며, 직원 모두 레수르스리에서 근무하기 위해 몇 년 동안 교육을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장에서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다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들은 사회에서 자신들의 일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주민들은 자유롭게 가게에 방문해 이야기를 하고 일을 도와준다고 했다. 무거운 짐들을 옮기는데 도와주거나 물건들을 분류하는 일들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은 가게가 쉬는 날에는 집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을 하기 때문에 가끔은 쉬는 날에도 그들을 위해 가게 문을 열어준다고 했다. 실제로 가게 안에서 자유롭게 앉아 있고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찾아 볼 수 있었다. 아까 우리가 당황했을 때 와서 말을 건 사람들 또한 그랬다.
또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을 위해 환경교육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모두 자라서 시민이 될 것이고 지금의 우리들은 모두 죽을 것이기 때문에 다음 세대를 위해 교육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을 이었다. 아이들은 레수르스리에 와서 환경보호를 위해 무슨 일을 하는지 보고 재사용을 하는 것을 배울 수 있게 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Ma ressourcerie는 단순히 물건 판매가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러 오는 곳이고 매우 자유로운 장소라고 강조해 말했다. 단골들도 굉장히 많으며 안부도 묻고 지낸다 했다. 그리고 가게가 문을 닫으면 삶의 일이 사라져서 당황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매니저는 쉬는 날에도 가게에 온다고 했다. 그러곤 우리에게 자신들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세계에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끝마쳤다.
햇볕이 뜨거운 날이었고 저녁시간이 다 되어 갔기에 지친 우리는 다시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도착해 저녁을 먹고는 몽마르트 언덕으로 향했다. 구글맵에 몽마르트 언덕을 검색해 갔는데, 우리가 만난 것은 묘지뿐이었다. 길을 헤매던 우리는 지나가던 할머니에게 길을 물어보았다. 할머니는 개를 산책시키고 계셨는데, 집으로 가는 길이 겹친다며 따라오라고 하셨다. 같이 걸어가며, 우리의 여행 일정과 개의 이름과 나이 등 간단한 이야기를 했다. 개의 이름은 야마였는데, 일본어로 산을 뜻한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할머니 집 앞에 도착했을 때, 화가 호안 미로가 자주 머물렀던 곳이라며 들어와서 정원을 구경해도 좋다고 하셨다. 들어가니 건물과 건물 사이가 정원처럼 아름답게 잘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주민을 만나면 자신의 친구라고 소개하라며 이름을 알려주셨다. 실제로 둘러보던 중, 식사 중이시던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셨고, 성호가 든 카메라를 보고 사진을 찍어달라 하셨다. 그리고 다시 몽마르트 언덕으로 향했는데, 길치인 우리는 길을 또 못 찾았다. 하지만 그 근처에서 휴머니티 페스티벌이라고 간이 부스를 만들어 놓고 음악을 틀어놓고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거기서 음악을 들으며 구경을 하니 어느새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 계획했던 몽마르트 언덕과 사크레 쾨르 대성당은 구경도 못하고 숙소로 돌아와야 했다.
7.14
이날은 대혁명일이라, 레수르스리들이 영업을 하지 않는 날이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휴식도 취하고 관광을 좀 하기로 했다. 숙소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점심은 숙소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스테이크 가게에서 먹었다. 스테이크와 양파 수프를 시켰는데, 양이 굉장히 많아 다 먹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점심을 다 먹은 후, 우리는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향했다.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기에 우리는 파리 구경도 할 겸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마주한 대성당은 생각한 것보다도 더 거대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을 관광한 후, 퐁네프 다리를 건너 튈르리 공원으로 향했다. 튈르리 공원은 놀이기구들이 즐비한 공원이었다. 거기서 놀이기구도 타고 휴식도 취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 후, 밤에 에펠탑에서 불꽃놀이가 예정되어 있어서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공원을 나왔다. 에펠탑 앞 샹 드 마르스 공원은 이른 시간부터 자리를 잡아야 하고 사람이 굉장히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는 센 강 강변에 자리를 잡았다. 굉장히 즉흥적으로 돗자리를 폈는데, 길을 걷다가 현지인들이 하나둘씩 앉는 것을 보고 우리도 따라 앉았다. 몇 시간을 기다려서야 불꽃놀이를 볼 수 있었다. 오랜 시간 나와 돌아다녔기에 모두 핸드폰 배터리가 부족해 영상으로 담지 못해 아쉬웠다. 먼 거리에서 본 폭죽이었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그 후, 왔던 길을 따라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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