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5기] [프랑스] - 뚜쥬흐 팀 (1) [파리의 독립영화관 테마 및 특징 탐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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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8-11-29 15:40 | Read | 1,237 |
본문
탐사테마
영 화 관람은 대중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생활이며, 오랜 시간동안 대중적인 여가활동으로서 사랑받고 있다. 영화관은 세계 어느 곳에나 위치해 있으며,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의 의미를 넘어서 대중문화를 이끄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대중문화의 상징인 영화는 프랑스에서 탄생되었다. 프랑스는 최초의 영화로 공인된 시네마토그래프(cinématographe)를 발명한 나라로, 다른 어떤 나라보다 앞선 영화시장의 기반을 구축하였다. 프랑스는 오늘날에도 세계영화의 중심지로서 위치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거주 인구 당 스크린 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을 정도로 영화를 사랑하는 나라이기도하다. 프랑스 영화시장이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영화의 최초 발생지, 체계화된 산업구조, 국민들의 영화사랑 등 수 많은 요인이 있지만, 우리 팀원들이 주목한 요소는 다양한 형태의 영화관이다. 현대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영화가 극장 이외의 장소(VOD, 텔레비전, 인터넷 등)에서 관객을 만날 수도 있지만 영화관은 영화와 대중이 만나는 첫 번째 장소로, 영화관 상영은 영화와 대중을 연결하는 필수적요소이다. CNC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영화관 총 관객 수는 2억1천만 명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50여년 만에 4번째로 2억 명이 넘어선 수치로, 이 자료는 현대 사회에 영화관에 직접 가지 않아도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을 찾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직접적으로 관객들과 영화를 이어주는 영화관은 영화 산업에서의 역할과 중요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영화관은 상영장르의 폭이 넓고 예술적 가치가 높은 다양한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다. 프랑스영화관은 대형 메이저급 영화관인 MK2, UGC, GAUMONT(고몽)과 그 외 길 곳곳에 수많은 소규모의 독립영화관들로 이루어져있으며, 프랑스 내의 영화관은 국가의 전 지역에 걸쳐 조밀한 조직을 갖추고 있다. 대형 메이저급 영화관에서는 신작 프랑스 영화나 할리우드 영화들 그리고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영화들을 주로 상영하는 반면에 그 외 규모가 작은 영화관들은 그들만의 색깔을 가지고 대형 영화관에서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들을 관객들에게 채워주고 있다. 이는 골목마다 자리 잡은 소규모 독립영화관들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즉, 다양한 독립영화관들이 존재하는 덕택에 상영관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다양성이 보존되고 있고, 이를 통해 대중들이 다양한 영화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있다.
독립영화관은 예술에 대한 독립적인 가치관을 통해 영화를 선정하고 상영한다. 또한, 프랑스의 독립영화관은 예술적 가치를 추구하여 각 영화관의 테마에 맞는 여러 장르의 영화 상영이 이루어지며 영화의 다양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도 이러한 독립영화관의 역할을 알고 다양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멀티플렉스의 독점의 가속화에 독립영화관이 위기를 맞이했다. 우리는 이번 탐사를 통해 독립영화관의 특징과 의미, 실질적인 운영현황과 나아가 멀티플렉스에 인한 위기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 해보려한다. 또한 독립영화관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에 독립영화관들에 대한 의견을 물으며 프랑스인들에게 독립영화관에 대한 인식도를 알아보고자한다. 파리의 88개의 영화관 중 33개가 독립영화관일 정도로 독립영화관이 밀집되어 있는 파리를 방문하기 전 사전조사를 통해 파리의 독립영화관 지도를 제작하고, 탐사를 통해 각 독립영화관을 방문하여 인터뷰, 설문조사 등을 실시하고 독립영화관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하고자한다.
탐사목표
파리는 프랑스의 수도로써 전인구 약 6분의 1이 집중해 있을 만큼 인구밀집도가 높은 지역이다. 프랑스 정치, 경제, 교통, 학술의 중심지이자 세계에서 손꼽히는 문화 중심지이기도 하다. 문화의 도시 파리에는 영화관이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으며, 파리 내 88개의 영화관 중 33개가 독립영화관에 속한다. 독립영화관이 가장 많이 위치해 있는 ‘파리’를 중심으로 프랑스 독립영화관들을 탐방 및 조사하고자 한다. 사전에 만든 파리의 독립영화관 위치 지도를 통해 16곳을 방문할 예정이다.
대형 배급사가 멀티플렉스를 직접 운영하는 수직계열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영화의 나라’인 프랑스도 멀티플렉스의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독립영화관은 현재 어떻게 대응하며 그들만의 운영정책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사한다. 독립영화관들은 영화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들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내세우고 있다. 영화관 직접 방문을 통해 각 독립영화관들마다 상영하는 영화장르를 분석하고, 직접 관람하기도 하면서 영화관에서 추구하는 영화예술의 가치관을 알아본다. 각 독립영화관의 테마를 심층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운영자들에게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장르의 선정하는 기준을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실시한다. 또한, 실제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 대형 영화관과의 독특한 차별화 방법, 현재 하고 있는 마케팅 전략, 주로 상영하고 있는 영화들이 장르 등이 있다. 더불어 독립영화관을 이용하는 관람객을 중심으로 독립영화관에 대한 인식도 조사를 인터뷰를 통해 실시하고, 프랑스 내에서 독립영화관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독립영화관들은 영화의 다양성 기여를 위해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을 받고 있다. 프랑스 전반적인 영화산업을 지원하는 프랑스 국립영화센터인 CNC(Centre national du cinéma et de l'image animée)와 독립영화관을 중점으로 지원 및 관리하는 CIP(Cinémas Indépendants Parisiens)협회가 파리에 위치해 있다. 그 중에서 우리는 CIP협회의 관계자를 만나 인터뷰하여 독립영화관들을 지원하고 있는 방법과 프랑스 내에서 독립영화관의 위치와 역할에 대한 의견을 인터뷰를 통해 집중적으로 들어보고자 한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 우리는 독립영화관의 침체 상황 속에서 독립영화관마다 어떤 대응책을 실시하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다양한 테마로 각 영화관들마다 추구하는 영화예술의 가치관에 대해 알 수 있다. 또한 영화 장르를 비교, 분석하여 실제로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지, 실질적으로 프랑스 영화관의 다양성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독립영화관들이 가지고 있는 역할과 의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다. 운영진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여 현 상황에 대한 관련 종사자들의 입장을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하고, 독립영화관들의 전망과 방향, 개선점 등을 이야기며 신선한 해결방안을 제안하는 것이 목표이다.
독립영화관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수집한 내용으로 파리 내의 독립영화관 지도와 영상을 제작하려고 한다. 대다수의 독립영화관이 밀집되어있는 파리로 한정하여 직접 탐방하고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각 독립영화관들의 테마를 소개하는 이미지와 간략한 소개글로 홍보용 지도를 구성하고자 한다.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한 독립영화관을 소개하고 위치나 특징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한국어로 파리 내 독립영화관 지도를 제작할 예정이다. 독립영화관을 방문할 때 지켜야할 주의사항과 운영시간을 함께 명시한다. 이 지도는 프랑스 여행을 계획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이나 파리 내 유학 생활하는 한국인들이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또한, 영화관의 내부에서 편의시설 및 운영구조를 영상으로 촬영하고자한다. 직접 영화 티켓팅하는 과정과 운영진과 방문객들에게 팀원들이 인터뷰를 하는 과정을 촬영하고, 귀국 후 각 영화관들마다의 테마와 소개글, 인터뷰 내용을 한국어 자막으로 영상을 제작한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와 네이버 블로그에 영상과 지도를 게시하여 독립영화관의 정보를 공유한다.
탐사내용
7월 16일~7월 17일 한국 출국 및 프랑스 입국
우리는 7월 16일 밤 10시에 인천 국제공항 제 2터미널에서 모였다. 혹시나 시간을 놓쳐서 프랑스에 가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날까 우리는 분주히 움직였다. 공항에서 미리 신청해 놓았던 와이파이 포켓과 유심칩을 받고 편의점에서 마지막 한식을 즐긴 후에 출국수속을 밟았다. 새벽 비행기를 타고 약 11시간을 비행한 뒤에 암스테르담에서 경유하고 다시 에어프랑스를 탔다. 긴 비행을 끝으로, 샤를 드 골 공항에 도착하니 당시 시각으로는 7월 17일 이른 아침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우리는 다른 터미널로 이동하여 찾아다닌 끝에 ‘나비고’를 만들어 공항철도와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향했다. 한국과 너무 다른 환경에 프랑스에 도착했다는 것을 실감했다. 들뜨는 마음만큼 주의를 더욱 기울이며 숙소를 찾아가는데 집중했다. 그치만 역시 처음부터 일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숙소 주소를 구글에 검색했지만 파리의 주소 체계가 낯선 우리들은 찾기가 어려웠고, 한참을 헤매다가 친절한 시민들의 도움에 의해 간신히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늘은 미리 계획했던 일정대로, 프랑스에 도착한 첫 날은 바로 탐사를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와 다른 프랑스에 적응할 시간을 가질 겸 자유 일정을 보내기로 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숙소로 돌아온 뒤, 각자 외출 준비를 하고 다 함께 나왔다. 생제르망에 기념품샵에서 쇼핑을 한 뒤 에펠탑으로 이동했다. 에펠탑에 도착했더니 역시 파리의 명물답게 근처부터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다 같이 다리너머에서 에펠탑을 배경으로 한차례 사진을 찍고, 에펠탑 가까이로 이동했다.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에펠탑 광장으로 들어가려면 소지품 검사를 해야 했다. 간단하게 통과한 뒤에 에펠탑 앞에 있는 광장으로 갔는데 그 곳에는 펜스들이 마구 설치되어 있고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알고 보니 월드컵이 끝난 직후였기 때문에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것이었다. 우리는 에펠탑이 잘 보이는 앞에 자리를 잡고 사진도 찍기도 하고, 앉아서 팀원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숙소로 돌아왔을 때는 다들 열심히 돌아다니느라 지쳐있었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탐사를 위해 일찍 잠에 들었다.
7월 18일 탐사 1일차
탐사를 하는 첫날이니만큼 다들 일찍 기상해서 준비를 했다. 탐사를 나가기 전에 속을 채우기 위해 아침을 숙소에서 먹고 나가기로 했다. 우리 팀은 숙소를 에어비앤비로 집 전체를 빌렸기 때문에 직접 요리를 해서 먹을 수 있었는데, 숙소에서 요리해서 먹으면 식당보다 훨씬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숙소 앞에 있는 마트에서 장을 본 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출발했다.
Luminor Hôtel de ville
숙소가 파리 중심부가 아닌 파리 외곽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20~30분가량 이동해야 했다. Hôtel de ville역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건물은 ‘파리 시청사’였는데 아주 커다랗고 웅장함을 자아냈다. 그 곳은 파리의 중심부답게 큰 상점들이 즐비해 있었고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번화가였다.
첫 번째 탐사 영화관인 <Luminor Hôtel de ville>은 그 주변 골목을 들어가니 바로 보였다. 번화가에 위치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작은 영화관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영화관은 매우 작았다. 정말 영화를 보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만 있는 곳이었다. 데스크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영화관 내부를 둘러보며 누군가 나타나길 기다렸다. 우리를 발견한 직원은 처음에는 약간 당황스러워 하는 표정을 지으며 경계했다. 사전에 미리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이 오지 않은 곳이라 우리는 오게 된 이유를 직접 설명하고 이곳을 구경해도 괜찮은지 물었다. 다행히도 직원은 허락을 해주었고 우리가 묻는 질문에 영어로 보충설명까지 해주며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관계자 이외에는 출입이 불가능한 상영실도 직접 보여주며 설명해주기도 했다.
이 영화관은 상영관이 1층에 하나, 2층에 하나로 총 2개의 상영관이 있었고, 우리는 영화가 끝나길 기다렸다가 1층에 있는 상영관에 직접 들어가 보았다. 크진 않았지만 굉장히 깨끗했고 특이하게도 상영관 내부에 화장실이 존재했다. 이 영화관에서는 단지 영화를 상영하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에 팝콘, 스낵을 판매하는 등 다른 편의 서비스를 제공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다만 원한다면 먹을 것을 직접 가지고 오는 것은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cip카드(cip협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제도로, 제휴를 맺은 독립영화관에서 영화 관람 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와 더불어 Luminor에서만 쓸 수 있는 카드도 존재했다. Luminor카드를 신청하면 5편의 영화를 총 29유로에(6개월간 사용 가능), 10편의 영화를 52유로에(1년동안 사용 가능) 2인이 함께 볼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어떠한 할인도 받지 않는 보통 영화표의 가격은 9.5유로이다. 그래서 이러한 카드를 통해 훨씬 더 저렴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자신의 영화관 고유의 카드가 존재한다는 것이 단골손님들을 유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수익을 위해서 다른 여러 가지에 신경을 쓰기보단 진짜 영화에만 집중하는 영화관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영화관의 기본적인 역할을 충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침이라 영화를 보러온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설문지를 실시하고, 운이 좋게도 이 영화관을 자주 방문한다는 단골손님과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대형 영화관 대신 이곳에 방문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나이 지긋하셨던 그 분은 자신이 원하는 영화는 멀티플렉스에서 잘 상영을 하지 않아서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말하셨다. 설문지가 끝나고, 당시 이 영화관에서 한국 영화인 ‘JSA(공동 경비 구역)’도 상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직원에게 다른 날에 시간을 내서 보러 오겠다고 말하며 나왔다.
Majestic Passy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사전에 인터뷰를 약속한 다음 영화관인 <Majestic Passy>로 이동했다. 모든 독립영화관의 규모가 작고, 음식을 판매하지 않고 영화만 상영할 거라는 생각은 두 번째 영화관에 오자마자 깨졌다. 두 번째로 간 영화관은 첫 번째 방문했던 영화관보다 훨씬 규모가 컸다.
일층에는 데스크가 있고 이층으로 올라가면 아이스크림, 팝콘, 젤리, 음료 등을 판매하는 곳이 있고,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와 책상이 있었다. 또한 상영관은 총 3개로, 2층에 모두 모여 있었고, 어떤 영화들을 상영하는지 봤더니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등 다양하게 상영하고 있었다. 영화를 상영하는 시간이라 그런지, 영화관 건물 내에 직원들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사전에 부탁했던 인터뷰를 하기 위해 운영자가 나타나길 기다려야 했다. 한참 후에 나타났는데, 자고 일어났는지 상태가 좋지 않다고 인터뷰 영상은 찍기를 거부해서 어쩔 수 목소리만 녹음했다.
우선 이 영화관이 상영하는 영화 및 프로그램을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고 구성하는 것인지 가장 궁금했다. 놀라웠던 점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각 영화관이 독립적으로 영화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파리 내의 독립영화관 중 Majestic Passy를 포함한 L'Arlequin, L'Escurial, Majestic Bastille, Reflet Medicis 영화관들이 연합하여, 몇 명의 전문가들이 대표하여 영화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의아하였으나, 이런 시스템이 영화의 중복 상영을 방지함으로써 다양한 영화 상영이 가능해지며, 좀 더 전문적인 사람들에 의해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들을 추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 들었다. 인터뷰 내용 중에 이 영화관의 앞으로의 목표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 예술작가들의 작품을 전시를 하는 공간을 더 크게 늘리고 독립영화관이 가족들끼리 자주 이용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독립영화관이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영화 상영을 하는 영화관의 역할에서 더 나아가 동네의 가족들을 위한 더 친근한 공간으로써의 역할도 기대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터뷰가 끝난 뒤, 1층에서 영화관을 찾는 손님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7월 19일 탐사 2일차
L’Epee de Bois
아침을 간단하게 숙소에서 차려먹고 준비해서 숙소를 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첫 번째로 방문하기로 계획했던 <L'Epée de Bois> 영화관을 찾아갔다. 어제 갔었던 영화관들은 큰 골목에 위치해 있었던 데에 반해, 이번에는 역에서 내려서 골목 사이를 들어가야 찾을 수 있었다. 영화관의 간판이 작고 입구가 협소해서 영화관을 바로 앞에 두고 헤매기도 했다. 비록 골목에 위치해 있긴 했으나 그 골목이 상점가들과 음식점이 즐비해서 북적한 분위기여서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위치는 아니었다.
영화관 내부의 첫인상은 제일 처음 방문했던 영화관보다 협소해 보였고, 옛날 동네 영화관이 딱 이렇게 생겼을 것 같은 오래된 이미지였다. 영화관이 협소한 만큼 스낵을 판매하거나 별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없었고, 단지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상영관만이 존재했다. 직접 관람한 것은 아니라 정확한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가족과 여성에 관한 영화 등 무겁고 심오한 내용의 영화가 많은 듯 보였다. 지하로 내려가면 상영관이 2개가 있었는데 영화를 상영 중이라 직접 들어 가보진 못해서 아쉬웠다.
인터뷰를 미리 허락받지 못한 곳이라 어쩔 수 없이 허락받고 간단하게 영화관 사진촬영만 한 뒤에 나왔다. 방문자 설문조사를 실시하려고 했는데 점심시간 그런지 영화관에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 영화관에서 더 많은 설문조사를 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고 점심을 먹으로 주변 식당으로 향했다. 골목을 따라 쭉 내려오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었는데, 급하게 검색해서 찾아간 식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음식들이 맛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다음 영화관으로 걸어서 이동했다.
Studiodes Ursulines
두 번째 영화관은 <Studiodes Ursulines>이었는데, 이 주변은 진짜 사람이 많이 안다닐 것 같은 조용한 골목에 위치해 있었다. 주변에 살거나, 영화에 관심이 많고 직접 검색해서 찾아오지 않는 이상 영화관이 있는지 알기 어려워 보였다. 바깥에 붙어 있는 포스터들을 쭉 둘러보니 애니메이션 영화의 포스터들이 많이 붙어있었다. <이웃집 토토로>와 <파르바나(Parvana)>라는 영화 포스터였다. 파르바나는 학교 교양에서 수업시간에 보여준 애니메이션 영화인데, 아프가니스탄의 현실과 여성 인권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인상이 깊었던 영화인데 이곳에서 다시 보게 되니 반가웠다. 이 영화관은 아이들이 주 고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주위를 살펴보다가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바로 중앙에 데스크가 있었다. 거기에 남자와 여자 직원이 있었는데, 우리는 프랑스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고 프랑스의 독립영화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조사를 하러 왔다고 이야기하니 굉장히 흥미로워하는 반응이었다. 내부에서 파는 음식은 초코바와 음료를 파는 작은 자판기 하나만이 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관은 아까 우리가 짐작했듯이 아이들이 많이 찾아오는 듯 보였다. 안에는 아이들이 영화 상영을 기다리는 시간동안 앉아서 색칠놀이를 하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관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의자인 동시에 장난감들을 정리할 수 있는 박스로 이용 가능한 가구를 사용하는 등 최대한 작은 공간을 활용하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을 위한 영화만을 상영 하는지 물었더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애니메이션 영화를 많이 상영하긴 하지만 그 외의 다른 장르의 영화들도 상영하고 있다고 말이다. 우리가 운영자들에게 이것, 저것 질문을 하고 있을 때 마침 할아버지가 손자와 함께 영화를 보러 들어오셨다. 곧 시작할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러 온 듯 했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잠깐 상영관 내부를 둘러봐도 되냐고 물어본 뒤 허락을 받고 들어갔다.
상영관은 딱 1개였는데 여기도 화장실이 상영관 안에 스크린 앞 쪽에 있었다. 가장 특이했던 부분이 이층의 발코니석이 존재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스크린에는 빨간 천막이 내려와 있어 영화관이 아닌 극장에 온 것 같았다. 이층에도 올라가보니 자리가 많지는 않았지만 일층과 동일한 빨간색 좌석이 몇 개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영화관의 형태라서 팀원들과 처음 들어갔을 때 서로 신기해하며 감탄했다. 혹시 일층과 이층이 가격차이가 있는지 물었더니, 발코니 석과 일층 석은 따로 가격차이가 나진 않고 그냥 표를 사서 원하는 자리에 앉으면 되는 거라고 했다. 탐사를 마치고 영화관을 나오면서, 작은 골목에 위치해 있고 사람들이 많진 않았지만 영화를 보러 다시 와보고 싶다고 말했다. 직원들도 너무나 친절했고 겉으론 아기자기하고 친근한 동네영화관 같으면서 들어 가보면 반전인 상영관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영화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숙속에 도착해서 전날 장을 봤던 새우와 파스타면을 이용해 감바스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와인도 곁들여 저녁을 맛있게 먹고, 다 같이 하루 동안 썼던 영수증 내역을 정리하고 탐사한 영화관 정보들도 정리한 뒤 쉬다가 잠이 들었다.
7월 20일 탐사3일차
전날 피곤했는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아침을 먹지 못하고 바로 숙소에서 나왔다. 바로 첫 번째 영화관을 갔다가 끝나고 밥을 먹을지 점심을 먹고 갈지 고민을 하다가, 먼저 점심을 먹고 영화관을 가기로 결정했다. 첫 번째로 갈 영화관 근처에 프랑스 파리 맛집으로 유명한 일식집이 있어서 그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배부르게 밥을 먹고 나와서 버스를 타고 영화관으로 이동했다.
Cinéma du Panthéon
< Cinéma du Panthéon> 영화관은 사전 이메일을 보냈을 때 도움을 주겠다며 장편의 답장이 왔던 곳이었기 때문에 기대를 하면서 찾아갔다. 제일먼저 영화 상영기 기호가 그려져 있는 다소 큰 간판이 보였고, 다른 독립영화관에서도 몇 번 보았던 <Bécassine!>영화의 포스터가 크게 걸려있는 것을 보고 안으로 들어갔다. 기대했던 것과 달리 그 곳에는 우리에게 답장을 보낸 사람은 있지 않았다. 데스크 직원으로 보이는 두 남자만 있었는데, 담당자에게 연락을 대신 해주겠다고 해서 우리는 기다리면서 영화관 내부 사진을 찍으며 구경했다. 입구 앞에 빈 영화 테잎 케이스를 전시해 놓았는데 그 중에 한국 영화도 있어서 신기했다. 상영하는 영화의 종류는 다양했지만 독립영화관은 주로 상업영화보단 인디 영화, 아티스트적인 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듯 하고 이곳 역시 그랬다. 그리고 일층에는 앉을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 소파 등이 있었고, 특이하게 음식은 아이스크림만 판매하고 있었다. 상영관은 영화가 한창 하고 있는 중이라서 들어가 볼 수 없었다. 겉에서 봤을 때는 건물이 커보여서 내부도 넓을 줄 알았는데 상영관은 한 개뿐이었고 일층도 협소했다. 그리고 한 가운데에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이동을 하기에 영화관에 방문한 손님인 줄 알고 물었더니 이층에는 카페 및 레스토랑이 있었다. 영화관을 이용한 사람들이 바로 이층으로 올라가서 식사나 차를 즐기며 영화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하기 좋은 영화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담당자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영화관에 종종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설문지를 부탁드렸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결국 담당자가 오지 못한다는 답장을 듣고 우리는 혼란에 빠졌다. 자세한 인터뷰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왔는데 아예 만나지도 못한다니.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우리가 직접 연락을 해서 이야기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영화관 홈페이지로 들어가 연락처를 알아내어 직접 통화를 시도했다. 안타깝게도 전화를 받은 사람은 이 영화관의 운영자가 아니라 파리 내의 독립영화관 중 연합된 영화관들의 총괄 담당자인 듯 했다. 아쉬운 대로 그 분에게 협조를 부탁하여 전화로 짧게 우리가 준비해온 몇 가지 질문들을 했다. Pantheon 영화관만의 특징은 알 수 없었지만 전반적으로 독립영화관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답변들을 해 주었다.
Louxor
그렇게 첫 번째 영화관 탐사를 끝내고 두 번째 영화관은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파리 북역(Gare du Nord)에서 내려서 걸어갔는데 이 주변은 지금까지 다녔던 파리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프랑스에 떠나기 전에 북쪽 지구가 위험한 동네라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확실히 역에서 내리자마자 거리나 건물들이 음침하고 어두운 느낌이 들었다. (이 곳에서 파리에 온 뒤 처음으로 인종차별도 당했다.) 그래서 살짝 걱정을 하며 <Louxor> 영화관을 찾아갔는데 큰 사거리의 위치해 있고 입구가 엄청 커서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오늘은 인터뷰를 두 곳 다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데스크 직원에게 다가가서 탐사에 대한 이야기와 이메일 답장 왔던 것을 보여주었더니 담당자를 불러주겠다고 했다. 30분 뒤에 만날 수 있다고 그래서 그동안 영화관 내부 사진촬영을 해도 되냐 물었더니 그것은 거절당했다. 어쩔 수 없이 간단하게 질문만 하고 근처 카페에서 목을 축이기로 했다.
이 영화관은 상영관이 총 3개 있고, 제일 큰 상영관에는 314명이나 수용가능하다고 한다.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등 다양한 종류의 간식들을 팔았으며, 위층에는 레스토랑이 있었다. 30분 뒤에 오니 레스토랑에 가면 운영자를 만날 수 있다며 안내해 주었다. 올라가보니 규모가 크지 않은 레스토랑은 아직 영업시간이 아닌지 손님이 아예 없었고 바에 남자와 여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에서 프랑스 독립영화관을 체험하고 조사하러 왔다고 하니까 신기하고 좋아해하면서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었다. 이 영화관 은 1921년에 만들어졌는데 1920년대의 장식예술로 만들어진 옛 건물이기 때문에 역사적인 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허물 수 없고 예술작품으로써 보존되어야 하는 건물이며, 2013년에 영화관으로 개조되어 30년간의 폐쇄이후로 다시 새로 개장했다고 한다. 상영관을 직접 들어가지 못하고 내부 촬영도 하지 못해서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인터뷰를 진지하고 성실하게 대답해주셔서 다른 부분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짧게 탐사를 마친 뒤 우리는 바로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이번에는 크림파스타를 해서 먹을 재료들을 사와서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영화관을 방문하고 인터뷰하는 등 탐사활동이 생각보다 많은 체력이 소모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긴장을 계속 요했기 때문에 집에 오면 모두가 지친 상태가 되었다. 저녁을 먹고 영수증 및 설문지 정리를 한 뒤에 일찍 하루 일정을 마무리 했다.
7월 21일 탐사4일차
Les 3 Luxembourg
아침에 준비하고 점심시간대에 영화관에 도착했다. 파리 5구에 위치한 <Les 3 Luxembourg>라는 독립영화관으로 Luxembourg역에서 가장 가깝다. 영화관에 도착하니, 문을 열지 않아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분명 오기 전에 조사 했을 때는 대부분의 영화관이 주말에도 열고 쉬는 날과 겹치지 않도록 일정을 짰는데 문이 닫혀있어서 당혹스러웠다. 혹시 휴가이거나 오늘 영업을 안 하는 날인가 하고 주변 식당에 물어보았다. 다행히도 문을 안 여는 날은 아니고 날마다 문 여는 시간은 다른데 보통 3~4시쯤 문을 연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주변에 일식집들이 많아서 그 중에 한 곳에 들어가 점심을 먹으며 기다리기로 했다.
대로변에서 골목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있는데 간판이 엄청나게 커서 눈에 확 띄었다. 그리고 입구가 다 유리로 되어있어서 내부를 들여다 볼 수가 있었다. 생각보다 영화관 규모가 컸는데 상영관이 1층에 1관, 2층에 2관, 지하에 3관으로 총 3개가 있었다. 주말 저녁이 되면 사람들이 많이 방문한다는데 그래서 개장 시간도 늦게 여는 것 같았다. 어쨌든 시설도 깔끔하고 그랬는데 알고 보니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관이라고 해서 놀라웠다. 그리고 규모가 컸지만 따로 매점이 있진 않았고 3가지 종류의 음료만 팔았다. 영화관 직원은 우리를 상영실도 직접 보여주었는데 들어가자마자 영화 필름을 넣으면 영화가 상영되는 커다란 프로젝터가 보였고, 직접 영화를 상영하는 것도 보여주어서 너무 신기했다. 두 번째로 보는 상영실이었지만 평소라면 관계자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처음 경험해보는 일들이라서 재밌었다. 더불어 멀티플렉스와 같은 대형 영화관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또 놀라운 사실은 주말 오전에 무료로 영화를 상영해준다고 한다. 마침 갔던 날이 주말이라 우리도 무료 영화를 관람해 볼 수 있었다. 일본 영화를 상영 중이었는데 잠깐 들어가서 영화를 감상하고 나왔다. 무료로 주말에 영화를 보여준다는 것은 동네 영화관에서만 있을 수 있는 장점이 아닌가 싶다. 분명 이것은 영화와 영화관의 접근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동네 사람들 혹은 가족들이 모여서 함께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소소한 이벤트가 되기 때문에 좋은 영화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L'Archipel
그 다음은 <L'Archipel> 독립영화관으로 향했다. 파리10구에 위치해 있고 Strasbourg-Saint-Denis 역에서 가장 가깝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몇 걸음 가면 바로 나오는데, 간판이 크지만 그에 비해 입구는 작았다. 이 건물은 1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전쟁으로 인하여 부서졌다가 다시 지어진 곳이라고 한다. 이 곳의 특징은 영화관뿐만 아니라 뮤지컬 극장(Théâtre)과 음악회(musique)도 함께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2개의 상영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영관이 극장으로도 이용되기에 무대와 스크린이 함께 설치되어 있고, 다른 영화관과 다르게 상영관 안에도 작은 바가 존재하며 등받이 없는 좌석도 있었다. 영화도 볼 수 있고 뮤지컬도 볼 수 있는 소극장으로 변한다는 게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로비에도 음료와 간단한 요리를 파는 바가 있었는데 상영관 내부에도 있다는 점이 파격적이었다. 작지만 자신만의 특색과 장점이 확실하게 있는 독립영화관이었다.
햇빛이 쨍쨍한 오후에 탐사를 모두 마치고 우리는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탐사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에게 맛집을 물었더니 공통적으로 <Petit Marché>라는 식당을 추천해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꼭 먹어봐야겠다고 결심하다가 오늘 저녁에 찾아가기로 했다. 확실히 현지인들도 인정하는 맛집인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 시간 가량을 기다렸다가 테라스석에 앉아서 유명한 메뉴 3가지와 와인까지 시켜서 먹었는데, 한 시간을 기다린 게 아깝지 않은 순간이었다. 요리들이 새롭고 신선한 조합과 맛이었으며, 이 날 느꼈던 맛과 냄새, 그 분위기가 모두 꿈만 같았던 시간이었다. 밤이 어둑해지고 나서 우리는 분위기에 취해 밤에 반짝이는 에펠탑을 보러갔다. 낮에 보는 에펠탑도 장관이고 멋있었지만 밤에 조명과 함께 빛나는 에펠탑은 정말 낭만적이고 아름다웠다. 다들 똑같은 생각인지 밤에도 에펠탑 앞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활기가 넘쳤다. 우리도 한참을 에펠탑을 쳐다보며 이야기하다가 숙소로 돌아와서 급하게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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