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4기] [마그레브] - 아비앙또 팀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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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11-06 10:50 | Read | 1,444 |
본문
서점 1. La Terrasse de Gutenberg
모든 이들의 책방, 딱 그 말이 어울리는 서점이다. 서점을 들어가니 우리를 반기는 것은 서점주인이나 직원의 인사도 아닌 따뜻하고 아늑한 불빛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음침하다고 느꼈을 불빛이지만 노란빛의 서점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마치 집에 온 듯한 편안함을 주었다. 들어서자 느껴진 따뜻한 분위기에 맞게 서점에는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게 할 만한 요소들이 여럿 있었다. 마치 서점이 아닌 집에서 사용할 법한 소품들과 더불어 초록색과 손 글씨로 만들어 낸 책장 소개 칸 같이 이런 사소한 소품들 안에서 사람들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먼저 필자가 서점에서 가장 감동을 받았던 부분을 소개해 보자 한다. 서점 가장 안쪽에 위치한 어린이들을 위한 칸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이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찾아 볼 수 있었다. 이 서점에 가장 주목해야할 부분은 영유아, 초등힉교 저학년, 고학년 정도로 넓게 연령대를 나누는 게 아니라 1살에서2살, 2살에서3살 이렇게 좀 더 좁은 기준으로 아이들을 위해 책을 분류해놓았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의 서점들에서 이렇게 세밀하게 나이대별로 나눠진 책장은 대부분이 참고서, 문제집 칸이다. 이런 참고서가 아닌 어린이를 위한 동화나 소설들에도 주의를 기울인 다는 것이 필자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아이들이 앉아서 책을 볼 수 있게 구성된 작은 목마나 계단처럼 구성되어 언제든 친구들과 함께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의자들이 이 작은 공간에도 인테리어에 하나하나 신경을 쓴 것이 느껴졌다.
이 작은 공간을 나와 왼쪽으로 돌면 성인을 위한 책들도 존재한다.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에 아이들을 두고 여기서 책을 구경하는 듯 했다. 중고로 나온 책들, 추리 소설, 여행 책자, 철학 서적 등 어느 한 분야에 집중 되어있는 서점은 아니지만 의도된 정돈된 실내와 분위기는 이 모든 책들이 마치 한 장르로 느끼게 만들었다. 우리가 이 서점을 찾아간 날은 보지 못했지만. 실제로 서점에서 독자들과 함께하는 이벤트들이 열리는 듯 했다. 다른 책들보다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들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어린이 책 작가들과의 시간이나 근처 학교와 함께하는 전시회 등의 이벤트들을 열며, 단순히 홍보차원의 이벤트들만이 아닌 아이들의 교육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인터뷰
책방이 지역 커뮤니티 역할을 겸한다는 측면에서 장소와의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데요, 해당 지역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이 거리는 큰 상권이에요. 역도 있죠, 리옹역이요. 아 그리고 여기는 여섯개의 학교가 있어요. 또 많은 가족들이 살죠. 아이들도 많고요. 우리는 여기 거대한 공동체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매우 자주 서점을 찾는답니다.
반 아마존법 및 도서정가제의 시행으로 책을 정가로 판매해야 하는 와중, 단골을 위한 나름의 서비스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아마존, 도서 정가제, 문화부 장관이 시행한. 1981년인가요 1986년인가요? 그전에는 아마존이 전혀 없었지만 지금은 항상 사람들이 아마존을 이용하죠. 인터넷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도서 정가제가 시행 되고 있어요. 서적들의 고정된 가격은 우리의 매출에 영향을 줬어요,
그래서 우린 우리의 단골들을 위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단골들에게 카드를 써주고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 가게에서 책을 살때마다 우리는 그들에게 카드를 주죠. 그리고 그들이 열번째 카드를 모은다면, 오십퍼센트의 할인을 해줍니다. 그들이 더 자주 찾아온다면 그들은 더 많은 할인을 받을 수도 있죠. 우리는 그들이 더 자주 찾아오기를 바라고 있어요.
3. 프랑스 안에서 서점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돈이요 (웃으며) 만약 돈이 없다면 어떻게 서점을 운영하겠어요? (매우 현실적이네요.) 네, 상업이 모든 것의 최선이죠. 도서 정가제와 같은 정책들은 비중이 매우 커졌고, 우리 같은 이 지역의 서점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한 형편은 아니에요. 많은 돈을 벌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자본은 매우 중요해요.
4. 프랑스 서점이 지닌 가장 큰 매력과, 그럼에도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아이들을 위한 목마를 가지고 있어요(프랑스 서점의 매력이 아닌 자신의 서점의 매력) . 그리고 작가들과 많은 미팅을 열죠. 우린 그런 행사들을 매우 자주 진행해요. 우리는 그리고 그런 여러 이벤트들을 학교와 함께 진행해요. 서점의 진열장을 통해 할 수 있는 전시회 같은 것들이요. 아 그리고 우리가 또 무엇을 하냐면... 서점으로 오는 아이들을 위해 나이로 책장을 구분해요. (그것이 많이 다른가요?) 네, 매우 다르죠. 그렇게 한다면 그들은 스스로 책을 고를 수 있어요. 그들은 읽는 수준이나 문법 수준 그리고 그들의 구문을 읽는 단계에 따라 책을 고를 수 있어요. 또 이렇게 구분된 그 단계에 따라 문화, 정치, 추리소설 같이 여러 다른 장르들을 읽을 수도 있죠.
5. 이 서점에 관한 세부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시다면?
(돈을 버는 건가요?) 아뇨! 그건 사실 불가능해요. 그건 꿈이죠 (웃으며) 목표는 서점을 잘 운영하는 것입니다, 목표라 하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여러 문화나 연령대의 손님들을 만드는 거 에요. 다양한 손님들은 서점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요. 그래서 여러 분야의 책과 함께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어요.
돈 버는 것은 이 직업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에요, 진짜로요 (웃으며).
6. 어린 손님들이 자발적으로 오는 경우도 잦은가요?
네, 영유아부터 성장기의 아이들까지 모두 연령대별로 칸을 구분해 놓았기 때문에 어른들의 도움 없이 책을 고를 수 있어요. 그들 스스로 자신의 단계에 올바른 책을 고르는 능력을 이렇게 연령대로 구분된 칸을 통해 어릴 때부터 학습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 손님들 혼자 서점을 방문하는 경우도 많아요.
7 . 서점 인테리어는 직접 하신 건가요? 더불어, 이런 아늑한 인테리어들이 모두 의도된 것인가요?
네, 모두 직접 디자인 한 것이에요.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동업자분이 계신데 그분이 서점을 만들면서 이런 디자인을 구상하게 되었어요.
저희의 인테리어들은 사실 서점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한 것이에요. 어린아이나 성인 할 것 없이 모두 이 서점 안에서 편안함을 느꼈으면 하거든요. 제 목표가 여러 문화권과 연령대의 손님들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러한 분위기 속에 여러 손님들이 찾아와 책을 읽는 게 제 바람이에요.
서점 주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서점이 프랑스에서도 큰돈이 되지 않는 직업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서점을 운영하는 것이 서점 주인의 개인의 만족과 열정이라는 것에서 존경심을 표하게 된다.
서점 2. Philosophique J.Virn
소르본 대학교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 이 서점. 대학교 앞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전공 서적을 위한 서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서점 안으로 들어가 본다면 학생뿐만 아니라 여러 연령대의 손님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우리가 철학이라고 하면 흔히들 떠올리는 이미지, 바로 그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서점이다.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앤티크, 이 말이 가장 어울린다. 서점 외부는 여느 유럽의 건물들과 다를 바가 없다. 아이보리 색의 건물에 깔끔하게 달려있는 간판, 클래식 그 자체였다. 서점 내부로 들어가면 보이는 것은 작가의 이름별로 나눠져 있는 철학 서적들이다. 주제에 따라 일단 크게 나눠지고 그 안에서 작가별로 나눠 놓은 분류법이 눈에 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짧은 복도를 만날 수 있다. 오른 쪽으로 휜 듯 한 이 복도 옆에 책장도 복도를 따라 휘어져 있는데 여기 꽂혀 있는 책들은 할아버지의 책장에 꽂혀 있을 법한 모습을 하고 있다. Philosophique 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 종류의 철학 서적들과 여러 작가들의 서적이 구비되어 있는데 그 양이 얼마나 많은지 사람 머리를 넘어 천장에 붙어있는 책장들까지 빽빽하게 책일 꽂혀있다. 인문학이 비주류가 되어가는 현대 사회에서 철학서적은 도태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 이러한 형태의 서점의 운영이 힘들다. 하지만 이 서점을 둘러보는 동안 많은 분들이 책을 구매하는 것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언덕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계단식인 이 서점의 외부는 여느 서점처럼 큰 창이 있어 내부를 환히 비추고 서적들이 열에 맞춰서 가지런히 배열되어 행인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하였다. 전반적으로 무채색인 다른 건물들의 외벽과는 달리 Peit noir는 이를 잘 나타내는 색깔인 빨간 색으로 칠해져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Petit noir는 매우 작은 간판이 하나 설치되어 있는데, 이 서점이 까페를 함께 운영한다는 것을 나타내기라도 하듯이 간판에 음료가 쏟아진 머그컵 그림이 그려져 있다. 간판 또한 검은색과 빨간색 위주로 구성된 것을 미루어 보아 빨간색과 검은색을 이용한 컬러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점 내부 역시 외부와 마찬가지로 빨간색과 검은색 위주의 단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꽂이 역시 오직 검은색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정돈된 느낌을 주는 데 이 두 색을 분리해서 적절히 사용하고 있는 점도 이 서점의 깔끔함을 배로 만드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책꽂이처럼 기본적인 가구는 검은색이지만 까페나 벽 일부분은 빨간색으로 배치해 안정감을 준다. 그리고 서점의 곳곳에 존재하는 에메랄드 벽은 단색으로 이루어진 서점의 벽에 포인트를 준다. 이 서점은 미니 전구를 사용해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주는데 이는 사람들에게 추리소설에 대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서점에는 책 읽을 공간 또한 존재한다.
밖의 풍경을 구경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테라스와 창문을 바라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긴 테이블, 음료를 즐기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복도를 따라 걸으면 아늑한 조명과 함께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가 큰 공간이 하나 더 구성돼있다. 서점이 좁으면 자칫 사람들이 책을 즐길 기회가 줄어들게 되는 데 많은 사람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이 서점의 특징 중 하나이다. 이곳은 섬세한 디테일이 살아 숨 쉰다. 벽 일부분과 테라스 그리고 카페 테이블을 찢은 책으로 도배했는데 이는 카페를 들어오면 가장 눈에 띄는 인테리어라고 볼 수 있다. 탐정 소설을 전문적으로 판매하여 프랑스의 탐정 소설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탐정 소설도 구경할 수 있다. 대륙별로 섹션이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놀라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여기서 서점 주인이 한국 소설인 작가 이은의 Les Rats de Musée를 건네었다.
인터뷰
1. 첫 번째 질문입니다. 지역사회 내의 서비스 분야에서 볼 때 서점과 서점의 지리적 위치 사이에는 긴밀한 상호관계가 있는데요, 지금 계신 위치를 선택하시게 된 이유가 있으신지요?
우선 리옹 시내 중심가에 위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일반적입니다. 보통 독자 중에는 걸어서 서점에 오시는 분들도 있어서 자동차들이 다니는 도로가 있는 곳이 좋습니다. 그러고 나서 생각할 부분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하지만, 매출을 고려해야 하므로 비싸지 않은 곳을 찾아야 하겠지요. 이처럼 여러 요소를 잘 생각해야 합니다.
2. 본인은 전문적으로 추리소설을 판매하시는데요, 그 이유가 있으신가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경제적인 이유인데요, 현재 책을 판매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 분야의 성장이 튼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많은 책을 판매하는 방법을 깨우쳐야 합니다. 사실 책을 많이 판매하기 위해선 많은 책을 사야 하므로 초기 자본이 많이 필요합니다. 결국, 자본 때문에 책의 숫자를 줄여서 한 가지 장르로 전문화하는 것입니다. 즉 저의 첫 번째 이유는 전적으로 경제적인 이유입니다. 또한, 추리소설은 잘 팔리는 분야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저는 모든 책을 다 읽지만 제가 선호하는 분야가 추리소설 분야입니다. 그러므로 더 잘 판매할 수 있지요.
3. 본인은 서적 가격 결정 시스템에 때문에 도서 ‘정가제’로 책을 판매하셔야 하는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 고정 고객을 확보하려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는데요, 정가제 ‘때문이’ 아니라, 이 시스템 ‘덕분에’ 라고 해야 하겠네요. 프랑스 서점에서는 아직 이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벌써 인터넷에 의해 장악되었겠죠. 인터넷은 현재 커다란 상업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인터넷 이 구독자들에게 조언을 주지는 않죠. 저는 각각의 구독자들의 성향에 따라 구매를 위한 조언을 해드립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정가제 덕분이라고 해야 하겠네요. 정가제가 시행되지 않고 있는 곳에서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많은 오프라인 서점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고정 단골손님 분들께 보답하기 위해서 음료수를 서비스로 제공하거나 많은 책을 구매하신 고객분께 무료로 제공할 수 있는 책을 드리고 있습니다.
4. 어떤 믿음과 확신을 하고 서점을 운영하시게 되셨는지요?
아, 저는 확신이라기보단 열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서점을 운영한다는 것은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은 아닙니다. 이 분야에서 돈을 번다는 것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보통 소매점을 하면 도매로 물건을 10유로에 들여오면 25유로로 물건을 소매로 되팔게 됩니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는 도매로 10유로로 책을 들여오면 소매로 12.50유로로 되팔게 되지요. 자 차이점이 보이시나요? 그러므로 부자가 되기 위해서 서점을 운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좋아해서 시작하고 사람들이 책을 읽게끔 이끌고 구독자들을 만들게 되지요. 열정이 있어야 하는 분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5. 프랑스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데 있어 어떤 요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재고 운영입니다. 재고 운영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무슨 말인지요?) 초기에 많은 책을 삽니다. 그러나 시간이 가도 팔리지 않는 책들은 다시 출판사에 책을 넘기게 됩니다. 그렇게 한 다음 다시 막 출판된 새로운 책들을 가지고 오는 것이지요. 계속해서 이렇게 하면서 책의 수량을 조절하기도 하지만 또한 책의 질적인 부분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즉, 팔리는 책과 안 팔리는 책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이는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어느 순간에 결정해야 하지요. 책을 계속 가지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다시 넘길 것인가를 말이지요.
6. 프랑스 서점의 매력은 무엇이고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 복잡한 질문이네요.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책이 비싸지 않다고 봅니다. 프랑스는 여러 많은 분야의 책을 판매하는 나라이기도 하면서 또한 책의 가격이 다른 국가에 비해 비싸지 않습니다. 근데 문제는 지난 30년 동안 책의 가격이 그대로라는 점입니다. 1985년부터 책의 가격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1985년에는 하루 6시간, 7시간을 일해야 이 크기의 책을 살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하루 1시간 15분이나 1시간 30분만 일하면 이 책을 살 수 있습니다. 즉 책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책의 가격을 하락시키는 것이지요. 책의 저자가 책을 쓰고 출판사가 교정하고 유통업자가 판매하죠. 즉 서점에서 책을 사게 되는 거지요. 이것이 책 한 권이 판매될 때까지의 과정입니다. 여기서 책의 저자는 책 한 권의 가격의 6%~10%를 가지고 갑니다. 자 20유로의 책이 있다고 하죠, 그럼 책의 저자는 1유로 20을 가지고 갑니다. 지금 책 한 권을 팔아도 그 어디서도 커피 한잔도 마실 수 없습니다. 이는 1985년에 1유로 20이면 커피 10잔을 살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한잔도 못사는 돈이지요. 그러므로 전적으로 책 가격을 높여야 합니다. 책 한 권이 나올 때까지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요. 저자가 책을 잘 쓰고 편집자가 잘 편집하고 포장도 잘하고 판매도 잘해야 하지요. 그러므로 제 생각에 향상되어야 할 점은 책의 가격이 정상화 되어야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CD 하나를 산다고 할 때 우리는 그 CD를 좋아하기 때문에 돈을 지급하고 사게 됩니다. 그 물건을 가지고 싶기 때문에 돈을 내고 사는 거지요. 책도 그 가치가 정상화 되어야 합니다. 향후 지금의 2배 이상 책의 가격이 상승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7. 본인이 서점을 운영하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저는 한 가지 철학적인 목적이 있는 데요. 그것은 제가 너무 즐거워서 하는 일이란 것이죠. 그리고 경제적인 목적이죠. 책을 충분히 팔아야 하니깐요. 집세도 내야 하고 고양이도 키워야 하니까요. 이게 전부네요. 지금까지 저는 일반적인 질문을 했는데요, 지금부터는 개인적인 질문을 하겠습니다.
8. 추리소설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 추리소설의 매력이요? 프랑스에서는 추리소설을 ‘느와르’라고 합니다. 느와르는 리얼리 스틱 소설입니다. 사회적인 면을 다루고 정치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요. 그러한 점을 저는 좋아합니다. 추리소설에서는 사회를 묘사하고 있지요. 아프리카, 아시아 등등 모든 국가의 사회를 묘사하면서 매우 현실적이지요. 한국도요. 한국 추리소설 저자를 알려 드릴 수 있어요. 지금요 아니면 나중에요? (나중에요.)
9. 왜 이런 행사를 개최하셨는지요?
아 제가 개최한 모든 행사요? 책을 판매한다는 것은 책에 대한 열정이 있어서죠. 또한, 다른 사람과 얘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거죠. 즉 행사를 열게 되면 간담회도 있고 저자와의 대화시간도 있고 책의 내용을 연극으로도 하게 되고 소리 높여 낭독도 하게 됩니다. 이런 모든 것들은 책을 살아있게 하는 것이지요. 즉 소개된 책을 읽고 싶은 열망을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책의 판매를 이끌기도 하지만 동시에 소통을 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는 매주 행사가 열립니다. 여름 휴가 시즌을 제외하고는 행사를 열죠. 여름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9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 행사를 열죠. 책을 살아있게 하는 행사들이죠.
10. 개최하셨던 행사 중에서 가장 좋았던 행사는 어떤 행사였고 그 이유는요?
아, 잘 모르겠어요. 가장 좋았던 행사를 하나만 얘기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너무 다양하게 진행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책 강독 클럽의 경우 독자들이 오셔서 각자가 이런 점이 재밌었다는 식의 책에 접근하는 방법을 공유합니다. 이와는 달리 책의 저자를 만나는 행사에서는 저자의 깊고 관여적인 이야기들을 듣게 되지요. 또한, 배우가 책의 한 구절을 읽는 낭독 행사를 할 때는 깊은 인상을 받게 되지요. 그러므로 어떤 한 행사를 콕 집어서 말할 수 없습니다. 행사마다 그 감동을 주기 때문입니다.
서점 4. In Cuisine
여느 서점이라면 한쪽 코너에 조리법 분야만을 소규모로 마련 해 놓았을 음식 관련 서적. 하지만 여기 리옹의 대표 서점 이라고도 칭할 만한 이색서점이 있다. In cuisine 서점은 오직 요리와 음식만을 주제로 하여 다이나믹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단순한 조리순서를 소개한 레시피 뿐만 아니라 육류, 해류, 제과 제빵 류, 와인 류 등 광범위한 음식을 세부적으로 구분하여 전문성을 높였다.
한국에도 여럿 존재하는 카페 컨셉의 북 샵. 하지만 서점에서 음식을 먹는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큼 충분히 이색적이다. 이곳 에는 담당 쉐프가 있어, 메뉴를 주문하고 위 사진(2)에서 보이는 테이블에 앉아 바로 옆 카운터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바로 받아 식사할 수 있다. 맛있는 음식과 좋아하는 책, 해가 떠있는 시간이라면 위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따스한 햇살까지. 과연 매력적일 만하다. 특이점이 하나 더 있다면 바로 In cuisine의 자랑인 요리수업이다. 음식을 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원하는 음식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요리 수업’이 진행된다. 책이 진열되어 있는 입구를 지나 식사 장소를 통해 요리를 준비하는 쉐프의 공간을 지나치면 남녀노소 모두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아뜰리에가 있다. 어른, 아이,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등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구분되는 수업은 유료로 이뤄지며, 결코 저렴한 가격이 아님에도 요리 강의의 인기는 사그라들 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인터뷰를 통해 In cuisine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인터뷰
1. 책방이 지역 커뮤니티 역할을 겸한다는 측면에서 장소와의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데요, 해당 지역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네, 당연하죠. 이 서점은 리옹의 도심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보행자들의 통행이 잦습니다. 요즘은 리옹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여행자들이 자주 방문하는 추세입니다. 특히나 리옹은 프랑스 사람들의 미식으로 유명하기에 이 장소는 우선적으로 미식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어요.
2. 왜 요리 분야의 서적들만을 전문적으로 다루시는 겁니까?
가장 큰 이유는 제가 특히나 요리와 음식 분야에 매우 큰 관심과 흥미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방금 전 말했던 것처럼, 리옹이 미식의 중심 지역이기 때문인 이유도 있어요. (음식을 선호하시나 봅니다) 저는 음식을 사랑해요. 제 열정 이라고도 표현하고 싶네요.
3. 본인은 서적 가격 결정 시스템에 때문에 도서 ‘정가제’로 책을 판매하셔야 하는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 고정 고객을 확보하려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프랑스 사람들에게 아마존 법은 그렇게 멀지 않아요. 그것은 문화부에서 제정된 법이죠. 문화부에서는 책의 가격을 정하고, 다른 누군가가 임의로 가격을 바꿀 수 없도록 금지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대형 서점과 소형서점에서 모두 같은 가격으로 책을 구입하게 되죠. 사실상 그 법의 목적은 단지 소형 책방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 서점은 단골 고객에게 5퍼센트의 할인을 제공합니다. 그들은 재방문 할 의사가 보이기 때문이죠.
4. 어떤 믿음과 확신을 하고 서점을 운영하시게 되셨는지요?
서점을 운영한지 10년째에 접어들고 있네요. 저는 한때 도서관에서 문서, 정보들을 담당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음식과 책에 대한 제 열정은, 후에 제가 이 두 가지를 결합하고 활용하여 무언가를 할 수 있게끔 했어요.
5. 프랑스 서점의 구성 요소 중 가장 중요하게 손꼽는 것은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서점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좋은 책을 적절하게 선별할 줄 아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책의 유용함을 볼 줄 아는 안목을 갖는 것이죠. 책을 아는. 우리 서점의 고객층은 크게 분류하면 세 가지의 타입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이제 막 입문한 아마추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 마지막으로 고급 레스토랑에서 근무를 하는 음식조리 분야의 전문가 등 이죠. 또한 프랑스 음식을 매력을 발견하고 싶어 방문하는 여행자들도 포함해도 괜찮겠네요.
6. 본인의 서점을 발전시키기 위한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판매도 있지만,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음식을 소개하고 그 길로 안내하는 것이 근본 목적입니다. 단순히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더 건강한 방식으로 ‘잘’ 먹기 위한(웰빙을 의미) 사람들도 대상이 될 수 있어요. 식료품점에서 식재료를 구매하고 요리 준비를 하는 것들 말이에요. 이 서점으로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네요. 조금 더 간단하고 편리한 방법으로 매일 음식을 할 수 있도록 이요. 제 진정한 목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요리 할 줄 아는 것입니다.
7. 책방에서 음식을 판매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올 만한 컨셉인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람들끼리 의견을 공유하기도 하나요?) 음식을 만들고 나서는 그에 대해 공유하고 음식에 대해 평을 남기고, 요리의 기원이나 해당 음식을 먹게 된 계기 및 이유와 어떤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는지 등, 그에 관한 설명이 이뤄집니다. (그렇다면 음식에 대해 전문지식을 설명해 주는 사람도 있나요?) 당연히 존재합니다. 요리 과정에서 첨가되는 각종 향신료들에 대한 설명이 이뤄지듯 이요. 그래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우리의 직원들과 매우 가깝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8.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이벤트(수업)들을 기획하시나요?
성인과 아이들의 연령대를 나눠 운영합니다. 물론 대학생도 마찬가지 에요(예를 들자면 학교 수업과 연관하여 방문합니다). 결혼을 앞둔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도 해요. 또한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서도 많은 이들이 수업을 수강합니다. 리옹에 방문한 여행자들을 그룹으로 묶어서도 진행되는데, 이분들은 주로 리옹음식을 중심으로 배워요. 제과 제빵사들도 수업을 수강하구요. (그렇다면 리옹 음식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요리도 포함이 된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죠, 요리의 기본과정을 우선적으로 포함해서요. 예를 들어 생선 요리도 어떤 방식으로 다양하게 조리할 수 있는 지에 대해 가르칩니다. 음식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전달도 이뤄져요. 아주 간단하게는 어떻게 채소를 자르고 다듬는지에 대한 기술, 조리를 마치고 음식을 접시에 담는 디자인에 관한 것도 사례가 될 수 있겠네요.
9. 이벤트의 구성과 기획 의도는 무엇인가요?
기쁨을 위해서 라고나 할까요?(웃음) 사람들 또한 이와 같은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을 즐깁니다. 함께 조리 하고, 역할을 분담하고, 음식을 함께 맛보고,, 그런 것들을 좋아합니다.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사람들은 서로 타협할 줄 아는 매너도 은연중에 배우는 것 같아요.
서점 5. La Mauvaise Réputation
성, 레즈비언, 게이, 나치, 마약, 호러, 스트릿 아트북, 컬트영화, 뱀파이어, 그로테스크 한 서적들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la mauvaise réputation. 그림책과 만화책, 음악에 관한작품도 몇 있지만, 대다수는 앞서 언급한 주제가 태반이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꽤 두터운 마니아층이 형성되어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서점에 처음 들어서고 난 후, 인터뷰 담당자가 도착하길 기다리면서 내부를 탐사하던 우리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성교기술이 분야별로 자리해 있었고, 삽화들은 전부 높은 수위였으며, 한쪽 공간에 마련된 갤러리에는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벗은 여자의 사진이 액자에 담겨 있었다. 들려오던 잔잔한 재즈풍의 음악은 서점의 분위기와 괴리감이 들 정도였는데, 서점의 오컬트 함을 더 부각시켰다. 독특한 분위기에 이끌려 지나가던 행인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서점에 들어서는데, 놀라웠던 점은 아이들도 어른의 수만큼 꽤 많다는 사실이다. 책을 들춰보던 커플도 아무렇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고, 아이들도 어른들을 따라 구경을 했다. 아이들이 이와 같이 심히 자극적인 내용들을 보아도 아무런 영향이 없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우리 팀. 짧은 시간동안 느꼈던 점을 바탕으로 질문을 즉흥적으로 추가하여 다음과 같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책방이 지역 커뮤니티 역할을 겸한다는 측면에서 장소와의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데요, 해당 지역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이 동네는 주로 학생들과 직장인이 많이 거주합니다. 또한 수많은 영화관과 카페가 있기도 하죠.
다소 좁은 분야의 서적들만을 다루시는 데에는 특별한 까닭이 있나요?서점의 입지를 선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해요. 프랑스에서 가장 큰 몰라 서점과는 차별되는 다른 분야의 책을 판매하는 것이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곳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독특한 저서들을요.
3. 프랑스 서점의 구성 요소 중 가장 중요하게 손꼽는 것은 무엇일까요?음,, 중요한 요소라고 하면,, 책정된 가격을 절대 바꾸지 않는 것이죠. 그 점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신간도 마찬가지에요). 아마존법도 빼놓을 수가 없네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가격을 바꾸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4. 프랑스 서점의 매력은 무엇이며, 더욱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방문자 수를 늘리는 것이 우리 서점을 더 높은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발돋움이 될 겁니다. 전화나 인터넷을 통한 서적 구매도 방문자 수를 포함합니다. 우리 서점도 전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5. 아이들도 이 서점에 자주 방문을 하는 편인가요?네, 부모들과 같이요. 왜냐면 우리 서점에는 에로틱한 장르의 서적이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죠(웃음). 부모들은 아이들이 왼쪽 책장을 보지 못하게 눈을 가려요. 가끔은 반려견도 출입합니다. 아이들이 방문할 때면 항상 부모님과 동반하여 옵니다.
본인의 확실한 주관이 있어 보였던 주인 분. 묻고 대답하는 상황이 자칫하면 지루했을 수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재치 있는 농담과 유머로 인해 한층 부드러워진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서점 6. librairie super heros
영웅 서적, 즉 히어로 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librairie super heros. 서점의 이름에서부터 그것의 특색을 담백하게 잘 드러낸다. 외부는 평범해 보이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각종 시리즈물의 영웅들을 팝아트, 카툰으로 한껏 꾸며놓은 화려한 모습에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아이처럼 신이나기 마련이다. 만화책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만화 캐릭터가 피규어, 포스터 형태로 함께 선보여지고 있기에 서점은 항상 인산인해이다. ‘영웅’이라는 독특하고 확실한 컨셉도 충분하지만, 책뿐만 아니라 저렇게 피규어와 같이 캐릭터 상품도 내놓았다는 점은 책방의 매력을 한 층 더 업그레이드 시킨다고 볼 수 있다. 아이들은 물론이거니와 어른들도 어렸을 적 즐겨 보았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을 만나 잠시나마 추억에 빠질 수 있는 이곳. 부담 없이 잠시 들러 책을 읽고 쉬어갈 수 있는 휴식처가 되기에도 괜찮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개인적으로 필자도 프랑스의 만화물 ‘땡땡이의 모험’을 어렸을 적 매우 즐겨 읽었던 기억이 있다. 스무 권이 넘는 만화책을 단숨에 읽어버릴 정도로 사랑스러운 주인공이 등장하고 흥미진진한 줄거리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서점에 방문하여 동심을 되찾을 줄이야! 하물며 필자도 감동에 젖어 몇 분 동안 서서 책을 들춰 보았는데, 이 곳 주민들은 어떨까. 필자는 이 장소를 도심 속 휴양지라고 칭하고 싶다. 몸이 편한 그 어떤 휴양지보다, 어릴 적 좋아하던 영웅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들며 마음이 안정되는 안식처라고 나 할까.
여기 이 서점에는 ‘coup de coeur’라는 메모가 책 앞에 부착되어 있다. 이는 단순하게 ‘추천’의 맥락으로 이해하면 될 듯싶다. 점원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낀 점이나 의견을 간단하게 적어 손님들과 공유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그와 같은 간단한 독서 평을 통하여 책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와 줄거리 흐름을 파악할 수 있으며, 판매하는 서점 측에서는 이와 같이 색다른 공감대 형성을 판매 전략중 하나로 삼아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일석이조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어떤 책을 구매할지 염두 하지 않고 서점에 방문한다면, 흔히들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서적을 살펴보거나 서점 직원에게 조언을 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했을 때 다음과 같은 방식은 미리 메모를 써서 번거로움과 수고로움을 덜어버리는 좋은 방법이 되기도 한다.
서점 7. Librairie Comptines
이 서점은 아동 서적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서점 외관상으로 봤을 때는 다른 독립 서점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서점 내부는 아이들을 위해 꾸며 놓았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우선 외관은 보라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개성이 살아있는 프랑스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건물의 외관이었기 때문에 이 독특한 색깔을 통해 서점의 개성을 드러낸다. 또한, 이 서점은 큰 규모만큼이나 큰 창문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통해 사람들은 서점의 내관을 충분히 볼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서점이라 그런지 쇼윈도에 비치된 서적이나 내부 모두 형형색색의 그림책들이나 장식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어린 사람들을 위한 서점이라고 쇼윈도에 적혀 있기도 하다. 프랑스 서점뿐만 아니라 프랑스라는 나라 자체가 간판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설사 쓰더라도 다른 건물들과 외부 환경의 조화를 많이 보기 때문에 간판보다 쇼윈도처럼 내부를 보여주는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 서점의 입구에선 엽서나 카드처럼 문방구를 함께 판매하기도 한다. 서점의 조명은 노랑빛을 띄는 따뜻한 색깔로 구성되어 있어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독특한 필체로 쓰인 서적 분류 카드는 천장 위에 매달려 있어 아이들이 원하는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유도했다. 또한, 서적뿐만이 아니라 편집샵 처럼 인형, 가방, 바구니, 문방구 등 아기자기한 소품도 함께 판매해서 구경거리가 많은 서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소품들을 구경하기 위해서 이 서점으로 모여드는 성인들도 꽤 있다. 이 서점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아이들을 위한 방이 구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공간과 더불어 이러한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까지 구비되어 있다. 아이들이 자연스레 서점으로 찾아올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 역시 Comptines의 매력이다.
아이들이라는 특정 대상을 위해 만들어진 서점이라서 그런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우리나라도 과거엔 유아 전문 서점이 꽤 많았었지만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프랑스에는 아동을 위한 독립서점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러한 점이 프랑스 아이들이 매우 부러웠던 것 같다. 또한, 서적뿐만 아니라 문방구나 가방과 같은 소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어 볼거리도 많고 실용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은 것 같아서 이 서점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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