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ality Challenge

해외탐사 프로그램 ‘Locality Challenge’

백문불여일견이라는 말, 알고 계십니까? ‘Locality Challenge’는 자신이 공부하는 지역을 직접 탐사하는 해외탐사 프로그램입니다.

참여하는 학생들은 탐사지역에 관해 인문·지역학적 탐구과정을 실시해 계획을 수립·발전시키고, 각 지역의 지역학적 효용가치를 재발견하며 도전정신을 배양하게 됩니다.

‘Locality Challenge’를 통해 학생들은 인터넷과 책에서만 보던 지역을 눈으로 직접 보고 피부로 느낄 수 있으며, 광역특화전공 내 4가지 트랙의 오지성 지역을 팀원들과 함께 구석구석 탐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됩니다.

Title [4기] [마그레브] - 본샹스 팀 (2)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11-03 12:01 Read 1,316

본문

<탐사 7일차 (7.25) - 탕헤르>

 

모하메드 6가 주변 근린생활시설을 탐사하는 날이었습니다. 전 날 탐사했던 모하메드 5가는 일반 도시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 모하메드 6가는 해변가이기 때문에 영화에서 담겼던 모습들을 많이 찾아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컸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저희 팀원들은 일어나서 조식을 먹고 탐사 준비를 마쳤습니다. 먼저 모하메드 6가에 Carrefour가 있다고 해서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49일 광장에서 택시를 잡는데 새삼 저희가 모로코에 많이 적응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라케시에 처음 도착해서 택시 기사 분들과의 흥정에 어색해했던 모습과 달리 먼저 저희끼리 지도로 거리를 파악하고 예상 가격 선을 정해놓고 능숙하게 거래를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때까지만 해도 모로코에서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이 기사와 고객 간의 가격 흥정인 줄 알았는데 이는 저희가 외국인이기 때문이었고 후에 현지인들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모로코의 택시 시스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터기를 켜서 거리에 비례한 가격을 지불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택시 바가지 사건이 많은데 앞으로 어떤 나라이든 인정받는 관광 국가로 발전하려면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작은 것들에서부터 차별이나 불공평한 사건들이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택시를 타고 Carrefour로 가는 길은 저희 팀원들의 입에서 계속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었고 웅장한 저택들이 많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유럽풍의 느낌이었습니다. 이곳에 와보니 메디나 근처엔 보이지 않던 슈퍼마켓들도 많았습니다. 슈퍼마켓은 어느 정도 소득 수준이 높은 동네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메디나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고 큰 빈부 격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택시로 10분정도 걸려 도착한 Carrefour는 저희 예상보다 컸고 그 주변의 환경들은 저절로 카메라를 들게 만들었습니다. 그 모습들을 담고 있었는데 경찰 분께서 저희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고 주의를 주셨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스페인 영사관 근처라서 보안이 철저하게 이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큰 마트나 백화점들이 많지만 경찰이나 경호원 분들이 배치되어있지는 않는데 모로코에는 제복을 입은 경호원 분들이 항상 있었고 심한 경우에는 공항에서처럼 가방 검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도난 사건이 많이 일어나는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반적으로 보안이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도시에 상관없이 마트의 푸드코트에는 거의 똑같은 가게들이 입점해있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Carrefour 푸드코트에서도 다른 마트들처럼 버거킹, KFC, 피자헛, 도미노피자, 스시웍, 디오 타코스 등 항상 봤던 가게들이 있었습니다. 한국은 푸드코트에 한식 코너도 있는데 모로코에는 모로코 음식을 파는 모로칸 음식점이 없다는 게 특징이었습니다. 저희 팀원들이 생각해봤을 때, 모로코 사람들이 큰 mall에 방문하는 목적은 쇼핑도 있지만 평소 메디나나 거리에 많이 없는 모로코 음식 외의 것을 먹고 싶을 때 오는 것 같았습니다. 따라서 그 수요에 맞추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Carrefour에서 중식까지 먹고 나와 택시를 타고 숙소 근처에 내렸습니다. 항상 숙소가 있는 바쁜 모습의 카스바 중심부 안 쪽 모습만 보다가 카스바 꼭대기에 가봤는데 골목 골목이 마치 유럽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골목에는 호텔과 레스토랑들이 있었고 중심부에 많던 에피스히나 전문 상점들이 하나도 없었던 것이 특징입니다. 덕분에 사람이 훨씬 적어서 거리도 깨끗했고 조용하고 평온함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성벽은 매우 높았으며 노을 질 때 위에서 내려다보는 탕헤르의 모습은 잊을 수 없이 아름다웠습니다.

 

<탐사 8일차 (7.26) - 탕헤르>

 

탕헤르에서의 마지막 탐사 날인만큼, 영화 속에서 많이 담겼던 해변가 모습들을 위주로 탐사하기로 하였습니다. 숙소에서 조금 이른 중식을 해결하고 나가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음식들로 간단하게 먹고 먼저 Tanger City Mall에 들르기로 하였습니다. 탕헤르도 생각보다 날씨가 뜨거운 탓에 햇빛이 강한 오후에는 내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간단히 mall 내부를 둘러본 후, 푸드코트에 들러 이른 석식을 먹기로 했습니다.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종류의 음식들을 팔았고 큰 차이점은 없었습니다. 석식을 먹고 나와 조금 걷다보니 해변가(plage municipale)가 보였습니다. 마침 노을 지기 직전 시간대였기 때문에 많이 덥지도 않아서 해변가를 거닐며 그 주변을 둘러보기에 좋았습니다. 사람들은 매우 많았고 신기하게도 그 많은 사람들 중 아시아인은 저희뿐이었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습니다. 해가 지기 전에 숙소 근처로 가야 했기 때문에 택시를 잡아보려 했으나 그 많은 택시들 중에서 빈 택시를 찾는 건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택시를 잡으려고 기다리는 동안 어린 아이부터 어른들에게까지 직접적으로 조롱을 당하는 등 기분 나쁜 일도 많이 겪었습니다.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한다는 생각이 어리석게 느껴졌고 이러한 부분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모로코보다는 인종차별이 심하진 않지만 아직 남아있는 만연한 인종 차별적 생각이 우리가 하루 빨리 극복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0분 넘게 택시를 기다리다가 겨우 잡은 저희는 더 늦기 전에 숙소 근처의 항구(Route de la plage Mercala)로 갔습니다. 첫 날 기차역에서 숙소로 가는 길에 영화에서 나왔던 모습과 흡사해서 기억해뒀던 곳입니다. 영화에 나온 모습 그대로 해안가를 따라 흰 색 집들이 언덕 위에 있었습니다. 일석이조로 저희가 도착했던 시간이 노을이 지는 시간이라 지고 있는 빨간 해도 볼 수 있었고 노을 지는 항구 앞에서 예쁜 사진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숙소랑 멀지 않았던 거리였기 때문에, 걸어서 돌아가기로 하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못 봤으면 아쉬울 풍경들도 많이 보고 저녁의 메디나 모습들을 보며 탕헤르에서의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새 익숙해져 버린 49일 광장과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던 바쁜 모습의 메디나 골목들. 어쩌면 숙소가 메디나 중앙에 있어서 더 생생하게 모로코인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탐사 9일차 (7.27) - 탕헤르 카사블랑카>


조식을 먹은 후 카사블랑카로 가는 1125분 기차를 타기 위해 체크 아웃을 하고 탕헤르 기차역으로 나섰습니다. 이동시간은 약 5시간이고 연착이 잦아서 6시간 이상이 걸렸지만 이미 오랜 이동시간을 견딘 저희 본샹스 팀원들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탕헤르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히잡을 쓴 여성분이 매우 유창한 영어로 말을 걸었습니다. 단번에 한국인이냐고 물어본 그녀의 이름은 Jihane이었고 알고보니 K팝과 한국의 광팬이었습니다. 대화를 한 결과 그녀는 탕헤르에서 프랑스계 보험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며 바캉스 기간을 맞아 가족과 여행을 가기 위해서 마라케시로 간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내년 겨울에 친구랑 같이 한국에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같은 기차에 탄 저희는 오랜 시간 한국과 모로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금세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사람들이 탔을 때 아무 자리나 앉았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단체로 한 번에 예매한 티켓만 지정좌석이고 나머지는 자유석 이었습니다. 또한 모로코의 기차에서는 기차내 역무원이 수시로 돌아다니며 티켓 확인을 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카사블랑카로 가던 중 이등석을 예매한 사람들이 일등석에 앉아 있다가 적발되어 이등석으로 쫓겨난 경우도 있습니다. Jihane에 따르면 이등석 티켓을 구매했는데 마음이 바뀌어 일등석에 타고 싶을 경우 역무원한테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여 일등석 자리로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윤기 학우가 Jihane에게 전공수업때 배웠던 내용과 대비되는 은행이 길거리에 많은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실제로 이슬람 교리상 은행이 대출이자를 받는 것은 금기시된다고 인정을 했지만 외국계 은행들이 많이 들어와 있고 이슬람 국가들 사이에서도 새로운 은행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전공수업 때 배웠던 내용 그 이상으로 모로코에 대해 지식을 얻으니 탐사를 하는 묘미를 몸소 느꼈습니다.


저희는 6시간 넘게 이동을 하여 Casa Voyageur에 도착하였고 택시를 타고 호텔로 향했습니다. Hotel Moroccan House에 체크인을 하고 숙소 근린시설을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마라케시와 탕헤르에서는 메디나 안에 숙소를 잡았다면 카사블랑카에서는 신시가지에 숙소를 정했습니다. 저희는 숙소에서 모하메드 5(모로코는 도시마다 길 이름이 같은 경우가 많음)로 걸어가며 근린시설을 확인했습니다. 길은 크게 나있었고 마라케시, 탕헤르에서의 골목길과는 달랐습니다. 그러나 세 도시 중 청결도가 가장 낮았습니다. 아무래도 모로코의 경제 수도이다 보니까 가장 청결할 줄 알았는데 길거리에는 쓰레기가 많았고 혼잡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거리는 트램 철로를 중심으로 상점가, 레스토랑, 따박, 옷가게 등 매우 다양했지만 저희가 익숙한 세계적인 브랜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거리의 골목골목에서 시장이 열렸습니다. 그 중 유일한 글로벌 브랜드였던 맥도날드와 KFC가 붙어있는 건물이 가장 현대적이었습니다. 유독 그 건물에만 사람들이 매우 몰려 있었고 심지어 주문을 기다리는 줄이 건물 밖 끝까지 나와 있었습니다. 저희는 저녁을 맥도날드에서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와 일정을 정리하고 취침했습니다.

 

<탐사 10(7.28) - 카사블랑카>


728일 저희는 호텔에서 10분 동안 택시를 타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사원인 하산 2세 모스크로 향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는 낡은 건물들 사이로 큰 금융회사와 대기업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로 빛바랜 회색빛의 주택가는 거의 모두 철거 중이었습니다. 비록 모로코의 경제수도라고 불릴 만큼 유명한 카사블랑카이지만 저희의 눈에는 이제 막 성장하는 도시의 모습이었습니다. 사원은 매우 크고 웅장했습니다. 하산 2세 모스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및 메디나에 있는 모스크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모스크이다. 하산 2(재위 1961~1999)가 국민의 성금을 모아 1987년부터 1993년까지 7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완성하였는데, 25000 명이 동시에 예배를 볼 수 있고, 카사블랑카 시내 어디서나 웅장한 모습이 보입니다. 특이점은 바다에 간척지를 만들어 그 위에 건설했다는 점으로 사원 어디에서는 바다 내음이 진하게 풍겼다는 점입니다. 대지 8,100에 세워졌으며 미나렛(첨탑)은 약 200m 높이로 모스크 중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규모나 실내장식에서도 세계 최고의 모스크로 꼽히는데, 모로코 최고의 실내장식 조각 기술자 3,300명이 67000의 석고, 53000의 목재를 사용하여 1에 달하는 모로코 전통조각을 완성해 세기의 걸작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매우 웅장한 사원이었지만 국민 성금으로 모스크를 지었으면서 국왕 자신의 이름을 붙인 점은 의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전국에서 수많은 모로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기도하고 그들의 방문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매우 깨끗하고 안정된 느낌을 주는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메디나로 향하는 길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사람이 살고 있다고 살 수 없을만한 낡고 비위생적인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주택과 에피스히와 레스토랑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곳이 카사블랑카의 빈민촌이었습니다. 흔히 보이던 간판도 설치하지 않아 주택과 상점을 구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 거리를 빠져나오면서 저희는 비로소 안심했습니다. 그동안 보았던 메디나는 매력은 달랐지만 그 도시에서 매우 활기차고 밤낮없이 환한 거리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들어서자마자 우리를 붙잡은 거리의 구걸자를 시작으로, 저희는 어서 빨리 나가야겠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곳은 빈민가의 연장선일 뿐이었습니다. 노숙자들이 곳곳에서 고성을 질렀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매우 높았습니다. 저희가 본 거리에는 그 전 메디나들과 다름없이 빵집, 에피스히, Maroc Telecom 등이 보였으나 위생적인 부분은 전혀 관리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탐사를 더욱 진행하기에는 저희를 향한 시선 때문에 더 진행할 수 없었고 이곳에서 무슨 일이 날까 두려워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왔습니다. 메디나를 빠져나오자마자 흰 주택가가 보였습니다. 그 옆에는 현대적인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었습니다. 매우 깔끔하고 조용한 그 장소를 앞에 두고 저희는 잠시 생각해야 했습니다. 이 메디나에 있는 사람들과 저 주택가에 사는 사람들이 같은 사람들일까? 시장이라 더러운 것일까? 많은 고민을 하게 했습니다. 그 길로 카사블랑카에서 가장 유명한 뤽스카페로 향하는 길은 매우 깔끔했습니다. ‘그대의 눈동자에 건배라는 유명한 초월번역을 남긴 영화 카사블랑카’(실제로 영화는 미국에서 촬영되었다)에서 등장하는 카페를 재현해놓은 뤽스카페였기 때문에 다른 관광객들도 저희와 같이 그 카페를 찾느라 헤맸습니다. 뤽스카페에서 숙소까지 걷는 길에는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 많았고, 그 뒤로 깔끔한 주택가가 자리했습니다. 큰 쇼핑몰과 현대적인 레스토랑, 큰 시내 버스터미널이 자리했습니다. 버스정류장이 매우 많았고, 사람들도 매우 북적였고 서양식의 레스토랑이 많았으며 큰 사차선 도로가 자리해 차를 매우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호텔로 돌아와 일정을 정리하고 취침했습니다.

 

<탐사 11일차 (7.29) - 카사블랑카>

 

729, 저희는 모로코 트램을 타고 모로코의 최대 금융가라는 하산 2세 거리를 탐사했습니다. 관광객이 주로 몰리는 Casa voyageur역 근처와 다른 주택환경을 볼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트램은 모로코 전국적으로 카사블랑카에만 있으며 2010년 이후 완공되어 비교적 신식입니다. Mârrif구에 위치한 하산 2세 거리까지는 트램으로 4정거장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매우 다른 풍경을 자아냈습니다. 회색 도시로 박혀버린 전날의 탐사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Banque populaireMnsi등의 큰 은행의 본점과 보험회사들의 거대지점이 위치해 있어 금융, 경제적으로 매우 발달된 도시임을 느끼게 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맞은편의 주택가는 여전히 회색빛으로 정돈되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주택가와 근린시설의 확연한 차이는 심각한 빈부격차를 추측케 했습니다. 거리 내내 프랑스 교육원, 경시청 등 주요 관청이 웅장하게 들어서 있었고, 그 뒤로 빨래가 널린 주택가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선 아이들이 구걸하고 있었습니다. 주택가 앞 근린시설로만 봤을 때는 매우 발달된 도시라고 추측했으나, 뒤로 보이는 주택가의 모습과 아이들의 행위로 인해 카사블랑카를 하나의 모습으로 정의하기 힘들었습니다. 거리의 끝에는 트윈 타워, 즉 쌍둥이 빌딩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저희는 매우 현대적인 빌딩의 모습으로 도로의 모습도 위생적일 것이라 기대했으나 거리에는 쓰레기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쌍둥이빌딩 뒤쪽으로 레스토랑과 의류브랜드 상점이 위치해 있었지만, 거리 안쪽은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쌍둥이 빌딩은 commercial complex와 호텔로 이분되어 있었습니다. Commercial complex에는 유명 통신사와 유명 화장품 브랜드, 그리고 모로코 의류 상점과 네일 상점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마라케시와 탕헤르의 complex에서 보았던 유명 의류 브랜드는 접하지 못했습니다. 그 뒤로 Zara, Adidas, Mac 등 고가의 패션 브랜드가 줄지어 자리한 우리나라로 치면 로데오 거리와 비슷한 상점거리가 있었고, 이태리 식당 등 고급 식당도 많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선 어김없이 구걸하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모순적이었던 것은, 저희가 점심을 먹었던 맥도날드 식당에선 어김없이 키즈존이 있었고, 아이들 소리로 시끄러워 제대로 말을 나눌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 앞에 자리 잡은 구걸하는 아이들과 맥도날드 키즈존의 차이는, 우리가 3일 내내 볼 주택가와 상점거리의 차이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높은 청년 실업률과 마찬가지로 모로코에 가장 큰 문제로 자리 잡은 빈부격차의 현상이라고 저희는 추측했습니다. 저희는 트램을 타고 숙소로 돌아가 저녁을 먹고 일정을 정리하고 취침했습니다.

 

<탐사 12일차 (7.30) - 카사블랑카>


730일 저희는 조식을 먹고 일정 정리 후 트램을 타고 모로코 몰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트램으로 모로코 몰까지는 4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트램은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었습니다. 모로코 몰은 모로코에서도 가장 크고 웅장하게 지은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으며 해변가에 위치하여 관광객들을 위해 만든 시설 같았습니다. 매우 길게 이어지는 해변가 주변의 시설은 특별한 것 없이 모로코 몰만 자리했습니다. 모로코 몰은 내부에는 커다란 수족관을 포함하여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각종 고급 브랜드들이 자리했고, 푸드코트와 쇼핑몰이 주를 이뤘습니다. 모로코 사람들은 곳곳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들에게도 이곳은 흔히 없는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 곳의 푸드코트에서도 모로코 스타일의 식당은 볼 수 없었습니다. 저희는 푸드코트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귀국을 위해 캐리어 짐을 정리하고 취침했습니다.

 

<탐사 13일차 (7.31) - 카사블랑카 인천>

 

731일 저희는 조식을 먹고 짐을 싸 체크아웃을 하고 Casa port까지 도보로 향했습니다. 118분 열차를 타고 1210분에 모하메드 5세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수속을 마친 후 점심을 먹고 귀국의 부푼 마음을 안고 오후 345분에 이륙하여 카타르로 향했습니다. 새벽 115분에 도하 카타르 공항에 착륙 후 25분에 인천공항으로 이륙예정이었기 때문에 경유시간이 매우 촉박했습니다. 저희 본샹스 팀은 걷고 또 걸었던 모로코 탐사 때 도움이 되었던 튼튼한 두 다리를 이용하여 15분도 안되어서 비행기에서 내린 후 인천행 게이트까지 고속질주를 하였습니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비행기가 1시간 지연되어서 열심히 운동을 한 경우가 되었습니다. 숨을 돌리고 주위를 살펴보니 대부분이 한국사람 이었습니다. 모로코에서는 카사블랑카에서만 한국말을 들었는데 온 주위에서 한국말을 들으니 마치 한국에 돌아온 듯 했습니다. 카타르에서 3시에 이륙하여 서울 시각 520분에 도착했습니다. 짐을 찾고 오랜만에 2주 만에 귀국하여 매우 기뻐하며 본샹스 팀은 탐사를 마쳤습니다.

 

<정리>


마그레브 사하라의 유목민들인 베르베르인의 도시인 마라케시는 붉은 색의 도시로, 활기가 넘치는 도시였습니다. 모로코가 낯설었던 저희들을 대하는 사람들은 친절했고,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도시인만큼 영어를 할 수 있는 인구가 많았습니다. 제마 엘프나 광장에 가면 그 생기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참고한 영화 <Much Loved>는 마라케시의 어두운 곳에서 매춘을 업으로 하는 여자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각자 사정이 있으며, 그것들로 인해 서로간의 갈등과 해소, 그리고 각자의 인간관계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주제 때문에 영화 자체는 매우 우울하며 칙칙하게 배경을 묘사하고, 많은 데르브와 골목골목이 어려운 사람들이 사는 장소라는 것을 암시하여 마라케시가 생기 없는 모습으로 묘사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픽션이기 때문에 저희가 경험한 그 모든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친절한 사람들, 우리를 배려해주려는 경찰과 군인, 동양인들을 신기하게 쳐다보지만 악의 없는 눈빛. 이러한 것들이 저희에게 마라케시를 좋은 기억에 남게 하였습니다. 그들의 삶의 모습을 자세히 보고자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구석구석 걸어 다니면서 여러 가지를 느꼈습니다. 구시가지는 에피스히가 많았고 사람들이 카페에 앉아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관계를 정립하는 모습을 보면 데르브와 하우마의 사회화적인 기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통시장인 쑤크에서는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물건들을 팔았고 이로 인해 메디나의 사람들은 굳이 까르푸와 같은 대형 슈퍼마켓에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신시가지를 보면 여러 편의시설과 쇼핑몰들이 위치해있었고 특히나 더 젊은 층들이 이용을 많이 하였으며 구시가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마라케시는 탕헤르나 카사블랑카처럼 산업도시가 아니다보니까 이곳의 주민들은 그들의 삶의 모습에서 여유로움을 보여주었습니다. 어디를 가든 쓰레기가 없었고 청결하고 깔끔한 모습에 저희에게 가장 깊고 고요한 인상을 심어준 도시가 마라케시였습니다.


마라케시는 붉은 도시, 카사블랑카가 회색 빛의 도시라는 느낌이 강했다면 탕헤르는 하얗고 파란 느낌의 도시였습니다. 건물들이 대체적으로 다 흰 색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도시를 밝고 활발한 분위기로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탕헤르는 활발한 도시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차분하고 중년 연령층이 많았던 마라케시와 비교해봤을 때 확실히 젊은 층들이 많았습니다. 탐사 중 최대한 직접 걸어 다니며 다양한 모습들을 살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메디나 중심부 뿐 아니라 그 외곽과 더 나아가 메디나와의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모하메드 5가 그리고 6가의 모습들. 탐사를 통해 확인한 사실은 탕헤르에서 촬영한 <Rock the kasbah>에 담긴 일상 모습들은 모하메드 6가 근처와 49일 광장 근처의 모습이었다는 것입니다. 직접 도시 곳곳을 탐사해봄으로써 영화 속에 자세히 담기지 않은 그 외의 자연스러운 모습들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탕헤르의 에피스히는 계산대 진열대에 빵을 파는 것이 구별되는 특징이었습니다. 단순 구멍가게 느낌이 아니라 메디나 근처에 슈퍼마켓을 찾아볼 수 없는 만큼 그 역할을 에피스히들이 하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스페인과 가까이 접해있는 북부지방의 도시인만큼, 마라케시에서 지낼 때와 다르게 스페인어를 곳곳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탐사 전 예상했던 대로 지방마다 사용하는 언어나 살아가는 모습들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카사블랑카는 하얀 집이라는 뜻으로 아랍어로는 다르엘베이다(Dar el-Beida)라고 합니다. 모로코의 경제 중심지이며, 마그레브 지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입니다. 행정 중심지 라바트와 약 80Km 떨어져있습니다. 현재 모하메드5세 공항은 서부 아프리카 제일의 국제공항으로 유럽과 남부아프리카를 잇는 교통 요충지로 꼽히고 있으며, 유럽과 연계된 저가 항공으로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카사블랑카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 도시는 모로코 내 60퍼센트 이상의 산업 시설을 갖고 있으며, 연간 1231톤의 시멘트를 쓰면서 마그레브의 1위 산업도시로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압축발달된 산업화로 인해 녹지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카사블랑카의 인구는 일인당 1.5m2의 녹지만 사용하면서 산업화의 부작용을 맞고 있습니다. (WTO에 따르면 일인당 표준 12m2의 녹지가 필요합니다) 영화 ali ya ali의 소년은 넘쳐나는 카사블랑카의 차량 클락션 소리를 견디지 못하고 작은 화분에만 안정감을 느낍니다. 영화 속에서 카사블랑카는 고층 빌딩과 차량에 둘러쌓여 발달된 도시의 느낌 같은 길가에 자리한 주택가는 정돈되지 못하고 오히려 공사장 같은 느낌을 줄 만큼 거주자들이 살기에 불편할 만한 환경이었습니다. 저희는 영화 속의 모습이 주제 부각을 위한 연출도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으나, 실제 카사블랑카는 영화 속 모습과 매우 닮아있었습니다. 다른 도시에서 보지 못한 거대한 금융가와 트램 등 발달된 교통시설, 고급 브랜드 상점들이 자리한 쇼핑 거리와 마그레브 최대의 상업 시설인 모로코 몰까지, 분명 경제적, 산업적으로 발달된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주택가 는 치안이 불안정했고, 간판조차 걸리지 않은 낡은 상점들이 곳곳에 위치했습니다. 메디나가 가장 활기 넘치던 다른 도시와 달리 카사블랑카에선 빈민가의 연장선이었습니다. 분명 에피스히가 보였지만 낡은 구멍가게 그 이상이 아니었습니다. 노숙자가 돈을 주지 않으려고 주인에게 소리쳤습니다. 위협적인 분위기에 저희는 공포를 느끼고 빠르게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거리마다 쓰레기가 가득해 악취로 코를 막고 걸어야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발달된 하산 2세 거리와 쇼핑거리에서 구걸하는 아이들을 가장 많이 만났습니다. 종로구에서 볼 법한 은행 본사 건물들 맞은편에는 페인트칠이 벗겨진 주택가가 자리했습니다. 그 주택가가 저희가 본 주택가 중 그나마 상태가 양호한 편이었습니다. 주택가와 근린시설, 금융시설과 산업시설의 발달정도가 외국인의 눈에 비교될 정도로 발달의 분포가 균형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금융, 경제에만 집중된 발달의 방향이 조금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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