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4기] [마그레브] - 스멜데자르 팀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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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11-06 10:22 | Read | 1,655 |
본문
1. 마라케시에 도착하기 까지
8월 9일 저녁 우리는 탐사의 부푼 꿈을 안고 인천공항에 모였다. 비행기의 출발시간은 익일 오전 12시 55분 비행기였기 때문에 우리는 전날인 9일 저녁에 도착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 채로 경유지인 아부다비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비행기에 탄 우리는 피곤했지만 아무래도 비행기에서 자기가 쉽지 않았는지 거의 뜬눈으로 8시간 30분의 비행을 걸쳐서 현지 시각 오전 4시 30분에 아부다비 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입국심사 터미널로 들어가는 셔틀버스를 타러 비행기에서 나간 순간 한 번도 경험해 본적이 없는 습기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게다가 새벽 4시 30분인데도 불구하고 온도는 섭씨 35도를 임박할 정도로 매우 더웠다. 우리의 경유 시간은 22시간이 넘기 때문에 긴 경유 시간을 이용해 두바이 시내를 탐사하기로 하였다. 우리가 도착 했을 때의 두바이의 온도는 섭씨 45도를 임박하는 온도로 강렬한 햇빛과 엄청난 습기 때문에 조금만 있어도 지치게 만들었다. 두바이에서 우리는 시내 구경을 하고 저녁을 두바이에서 해결한 뒤 오후 10시에 다시 셔틀을 타고 오후 11시 40분 아부다비 공항으로 도착하였다. 긴 두바이에서의 일정 때문에 우리는 아부다비공항에 도착할 때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결국 카사블랑카 행 비행기를 탔을 때 우리는 곯아 떨어졌다. 9시간의 비행이 지나 우리는 오전 8시 35분 카사블랑카에 도착하였다. 비교적 엄격했던 모로코의 입국심사를 통과하여 우리는 10시 30분 마라케시를 가기 위해 공항에서 열차를 타고 출발하였다. 오후 3시 우리는 마라케시에 도착하였다. 마라케시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이색적인 풍경에 압도 되었다. 사막에 지어진 도시답게 고층빌딩이 보이지 않고 저층 건물들과 빨간색으로 칠해진 건물들이 마라케시를 더욱 더 이국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우리가 카사블랑카에 오랜 시간 머물지 않았지만 카사블랑카는 도시 같고 매우 온화한 기후 였는데 3시간을 달려 마라케시에 도착하니 너무나 다른 분위기와 기온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마라케시의 기후는 두바이만큼 습하고 고온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아는 전형적인 사막 기후인 고온건조 기후를 띄고 있었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밥을 먹으러 밖으로 나가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후 삼일 만에 오랜만에 침대에서 자게 되어 기쁜 나머지 오후 9시30분 모두들 잠에 들게 되었다.
2.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광장
우리의 탐사 주제의 특성상 거리 예술이라는 것이 매우 즉흥적이고 불특정하기 때문에 우리는 여러 경우의 수를 두고 탐사를 진행해야만 했다. 그래서 탐사 기간부터 세분화 시켰는데, 평일과 주말, 평일과 공휴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계획을 짰다.
탐사 첫 날, 푹 자고 일어난 아침에 숙소를 나왔고 숙소에서 도보로 20분 떨어져있는 제마 엘 프나 광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목에 있는 재래시장엔 과일, 채소, 육류가 다양하게 있었고 사람과 오토바이가 참 많았다. 그래서 인지 제마 엘 프나 광장 가는 길에는 항상 목과 눈이 따가웠다. 가는 도중에 길을 건너야 할 순간이 2-3번쯤 있는데 모로코는 보행자용 신호등이 있어도 사람이 없으면 지나가기 때문에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우리가 건너려고 망설이고 있을 때면 항상 운전자가 지나가라고 손짓한다. 광장 입구에서부터 호객행위는 시작된다. 선글라스, 모자, 낙타 인형 등 물건을 팔려고 엄청 말을 건다. 광장 입구를 지나 광장에 들어갔는데 하루 종일 탐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텅 빈 광장만이 우리를 반겼다. 특히 사람이 거의 없이 태양에 불타오르는 광장을 보고 있자니 남은 날도 이렇게 거리 예술이 없을까 봐 많은 걱정을 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 낮이기 때문애 사람과 거리 예술이 없는 것이라고 마음을 다스렸다. 낮 시간의 제마 엘 프나는 파라솔 아래에서 헤나를 하는 사람들, 코브라와 원숭이를 다루는 사람 밖에 없었고 예술이라기보다는 혼자서 연주하고 무기력한 모습뿐이었다. 결국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서 숙소 안내원에게 제마 엘 프나에 대해 여러 정보를 물어보았다. 그녀는 밤의 마라케시가 정말 아름답다고 하면서 밤에는 광장이 매우 붐비고 거리 예술도 훨씬 많다고 했다.
우리는 그 후로 오후~밤에 탐사를 진행했다. 밤에 다시 찾아간 광장은 낮 시간과 같은 광장인가 싶을 정도로 사람과 포장마차 그리고 거리 예술이 매우 많았다. 먼저 기온이 떨어지고 여러 야시장이 열리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사람들이 많으니 거리 예술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이다. 거리 예술은 연극, 만담꾼, 희극공연, 기타 공연, 노래 공연, 미술품을 그리고 파는 사람들, 전통악기 공연, 마술 등이 있었고 이뿐만 아니라 직접 즐길 수 있는 미니 게임도 있었다. 사람들이 인종과 국적에 상관없이 서로 어울려서 퍼포먼스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음날부터 이틀은 주말이여서 밤에 평일보다 사람이 많았다. 낮에는 여전히 사람이 없었지만 말이다. 월요일인 8월 14일은 서사하라 수복 기념일로써 공휴일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광장에 찾아간 것 중에 가장 많은 사람과 공연자들이 광장에 모인 것을 볼 수 있었다. 정리하자면 평일보다는 주말, 주말보다는 공휴일에 관광객, 현지인이 많고 그에 따라 거리 예술가도 광장을 많이 찾았다. 그리고 모든 요일에는 낮보다는 밤에 사람이 많았다.
3. 제마 엘 프나에서 예술을 감상하는 방법과 거리 예술의 종류
제마 엘 프나에서 공연을 감상하는 방법은 이렇다. 먼저 어떤 공연이든지 간에 공연비는 지불해도 되고 안 해도 되지만, 모로코 사람들은 카메라가 사람의 영혼을 빼앗는다 여겨서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사진이나 동영상의 촬영은 위험하다. 공연을 기록하고 싶다면 돈을 지불해야 한다. 1~5 디르함이면 충분하고 무작정 카메라를 드는 것 보다는 돈을 내는 제스처를 하고 촬영을 허락을 맡고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실제로 이런 사실을 모르고 아무 공연이나 찍다가 욕을 먹었다. 하지만 단지 관람하는 것은 돈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눈으로 즐기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마라케시 공연을 분류하면 음악 공연, 연극 공연, 미술 행위로 나눌 수 있다. 음악 공연은 제마 엘 프나 광장의 저 멀리서부터 들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광장에 대한 첫 인상을 말똥 냄새와 함께 후, 청각적으로 형성한다. 여러 공연이 섞여 시끄럽게 들릴 수는 있지만 광장이 워낙 넓기 때문에 가까이 다가가면 그 공연만이 자아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음악 공연은 또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크라켑 등의 전통악기를 들고 서서 관람자들과 함께 공연하는 무리와 의자를 원 형태로 두고 그 안에서 전통악기 공연이나 기타 연주, 노래를 하는 무리가 있다. 먼저 전통악기를 서서 연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전통 의상도 함께 입고 있으며 우리나라 악기로 말하자면 북과 꽹과리, 피리로 연주하면서 분위기를 신명나게 한다. 이들은 밤 시간보다는 늦은 오후부터 활동하며 음정 없이 타악기 위주의 공연이다. 이와는 다르게 동그랗게 앉아서 공연하는 무리는 해가 지고 나서 나타난다. 이때 남는 관중들 또한 제마 엘 프나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오래 남아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그래서 그런지 공연마다 관중을 잘 챙겨주고 언어는 통하지 않더라도 음악으로 같이 놀 수 있었다. 두 종류의 음악공연 모두 토속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관중과 함께 어우러져서 그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하게해준다. 제마 엘 프나 만의 음악 소리는 피리의 쨍한 소리와 리드미컬하고 웅장한 북소리가 함께 들려 어떤 여행지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신나는 음악 공연이 펼쳐진 가운데 광장의 반대편 에서는 사람들이 동그랗게 서서 가운데의 연극을 구경 중이었다. 연극 공연은 매우 다양했다. 진지하게 연기를 하는 정극, 이야기로만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만담꾼, 마술로 여러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공연, 악기 소리에 맞춰서 화려한 복장을 입은 춤꾼이 춤을 추고 있었다. 하지만 현지 연극의 특성상,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대사를 알아듣기 힘들어서 몸으로 웃기는 개그 공연과 마술 말고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이 연극 공연자들은 광장에 며칠을 계속적으로 간결과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특히 남자가 여자 벨리 댄스 옷을 입고 악기 소리에 맞춰 춤을 추면서 웃기는 공연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 사람들은 그들과 함께 춤을 추기도 했고 그들은 콩트처럼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우리도 그 사이에서 함께 놀고 즐기면서 그들의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제마 엘 프나 광장에서의 거리 미술은 화가 자신이 그림을 직접 그려 판매하는 형태로 주로 볼 수 있다. 관중의 모습을 그려주거나 주위 풍경을 그린 풍경화를 전시해 놓는다. 탐사가 끝나면 시장을 지나 숙소에 도착했고 밤마다 서로 느낀 점을 공유하면서 그렇게 탐사를 마무리했다.
4. 전통악기 공연
마라케시 중심에 위치한 제마 엘 프나 광장의 공연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공연 또는 예술 활동이 우리가 지금껏 보지 못한 악기를 연주하거나 우리에는 낯선 그림 등의 활동들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사전에 조사한 다양한 악기들을 거리에서 실제로 연주하는 예술가들이 처음에는 낯설면서도 신기했다.
모로코의 전통악기를 소개하기 전에 악기를 연주하며 함께 추는 세 가지의 전통 춤을 소개 해볼까한다. 첫 째로 아히두스가 있다. 아히두스는 주로 추수를 기념하는 마을 축제 때 남자와 여자가 각자 원을 이루며 추는 춤인데 이 두 원을 번갈아가며 악기 연주자들이 악기를 연주한다. 이 때 ‘벤디르(bendir)’라는 전통악기를 주로 연주하는데 이는 손가락으로 한 쪽 면을 치며 연주하는 북의 형태를 띤다. 특히 베르베르 음악에서 주로 쓰이며 북아프리카, 이집트, 메소포타미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두 번째 전통 춤은 아후아쉬로 아히두스와 비슷한 춤이지만 여자들만 춘다는 특징을 갖는다. 마지막 춤은 그나우아라다. 본래 그나우아라는 말은 사하라 이남에서 올라온 노예를 가리켰는데 뜻이 변형되어 현재에는 남부 모로코의 흑인 곡예사와 음악사를 의미한다. 이 세 가지 종류의 춤들은 앞으로 소개할 모로코의 전통 악기들을 연주하며 춤을 춘다.
제마 엘 프나 광장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전통악기가 바로 크라켑(krakeb)이다. 빨간색의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 모로코 중년 남성들이 크라켑을 연주하며 걸어 다니는데 이는 캐스터네츠와 탬버린을 합친 모습을 연상시킨다. 물론 이들의 연주를 카메라로 담기위해서는 약간의 팁을 지불해야만 한며 팁을 주면 함께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
다음으로 소개할 악기는 트벨(tbel)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북의 형태와 비슷한데 ‘타바이아’라고도 부른다. 트벨은 목이나 팔에 매달고 구부러진 막대 하나와 직선형태의 막대로 양 쪽 면을 두들기며 연주하고 주로 모로코에서 기원한 말훈(malhun)이라는 시를 가볍게 노래하는 공연에서 사용한다.
모로코의 관악기인 가이타는 오보에의 일종으로 모로코 전 지역에서 사용되며 모로코 이외의 북아프리카의 다른 나라에서도 연주한다. 우리는 마라케시 제마 엘 프나 광장에서 이 악기로 코브라 공연을 하는 것을 많이 보았는데 코브라가 가이타의 움직임에 따라 머리를 흔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광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엠브리(guembri)라는 악기는 낙타가죽으로 만든 현악기로 김브리 혹은 신티르라고도 불린다. 몸통을 통해 낙타 가죽으로 전달된 진동은 낙타 가죽을 만나 소리가 더 커지고 좋은 소리가 나온다고 한다. 이 악기는 베이스 악기로 세 개의 줄은 튜닝을 해 연주되며 기타처럼 손으로 튕기며 연주한다.
우드는 중동지역(터키, 소말리아, 지부티, 이란,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에서 주로 연주되는 다섯 개의 현으로 이루어진 현악기이다. 구엠브리와는 다르게 몸통이 호두나무, 단풍나무 등의 나무로 이루어져있고 구엠브리처럼 손으로 튕겨 연주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악기는 춤 소개할 때 언급한 벤디르이다. 벤디르는 한쪽면만 칠 수 있게 만든 북으로 탬버린과 유사하게 생겼다. 벤디르는 베르베르 음악을 연주할 때 주로 사용하며 광장에서 역시 자주 볼 수 있다.
제마 엘 프나 광장에 가기 전에는 전통악기보다 우리가 흔히 아는 기타, 바이올린 등의 공연이 더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정반대의 악기 분포에 놀랐다. 제마 엘 프나 광장은 모로코의 전통을 품고 있었고 대부분의 공연이 전통악기로 진행되었다. 코브라를 춤추게 하던 가이타, 유쾌한 리듬으로 관광객을 춤추게 하던 크라켑과 트벨, 신기한 생김새로 우리의 눈을 사로잡던 구엠브리와 벤디르는 이제 사진만으로도 우리를 춤추게 한다. 제마 엘 프나 광장의 밤에 울려 퍼지던 아프리카 특유의 리드미컬 음악은 난생 처음 가보는 곳에서 낯설어하던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5. 다른 나라 거리 예술과 다른 점
어느 다른 지역을 가던 우리는 서로 다른 문화와 삶을 볼 수 있다. 거리예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마라케시의 거리예술문화를 통해 우리가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먼저 마라케시에서 행해지는 대부분의 공연 또는 예술 활동은 마라케시의 전통 문화가 묻어있었다.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악기는 우리가 사전조사 당시 인터넷으로만 접해본 모로코의 전통악기들이었고 그림예술 활동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잘 하지 않는 헤나가 있었고 그림 판매나 캐리커쳐도 있었다. 또한 전통 악기들은 우리가 막연히 ‘아프리카 음악’ 하면 떠오르는 신나는 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 신나는 소리가 만들어내는 북과 피리의 조화는 우리를 춤추게 만들었다. 악기에서만 차이점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구경은 마음대로 해도 사진은 마음대로 안 된다.” 이것이 우리가 탐사를 하며 마음속에 계속 품고 있던 말이다. 다른 나라의 거리예술과는 다르게 마라케시에서의 공연을 더욱 즐기고 사진으로도 남기고 싶다면 돈을 지불해야한다. 마라케시의 거리예술가들은 대부분 생계를 위하여 예술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팁이 마라케시 예술가들에게는 필수적이고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돈을 내지 않고 몰래 사진 찍다가 걸리면 욕을 하고 내쫓는 상황까지 발생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생길 수 도 있다. 따라서 광장에서 거리예술을 더 즐기고 싶다면 가기 전에 잔돈을 많이 가져가 예술가들과 함께 춤추고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6. 마라케시만의 거리미술
마라케시에서 주로 조사하려고 했던 제마 엘 프나 광장은 낮에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주로 밤 탐사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낮에는 거리 예술 중에 벽화 같은 고정된 거리 예술 물을 조사하기로 했다. 벽화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마라케시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녀야 했다. 탐사를 진행한 결과 이곳저곳에 아름답고 마라케시만의 느낌이 묻어나는 벽화가 있었다. 우리가 가장 먼저 본 것은 마라케시 기차역을 나오자마자 본 큰 노인의 얼굴이었다. 또한 우리 숙소가 위치했었던 성벽 밖으로 나와 200m 걸으면 사막이 그려져 있는 벽화도 있었고 마라케시 유치원 앞에 나무를 심어서 지구를 지키자는 벽화도 있었다. Le jardin secret 가는 길에서는 좀 더 다양한 미술 작품을 볼 수 있었다. 그곳은 우리 숙소에서 제마 엘 프나 광장 가는 길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나왔는데 왼쪽 길은 오른쪽 길과 다르게 조용했고 사람도 많이 없었다. 마치 테마 여행을 하는 것처럼 초반에는 골동품 샵이 길게 펼쳐지는 가 싶더니 다음 골목에는 많은 벽화가 있었다. 봉사하는 분의 얼굴을 그려 넣은 봉사 센터, 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들을 그린 벽화, 평면적으로 여러 사물 그림들을 콜라주 해 놓은 거대한 벽화, 타일을 붙여 놓은 듯 한 조각 벽화가 있었다. 특히 정원이 가까워질수록 미술품을 거리에 내놓은 상점들이 줄을 이뤘다. 한 상점 앞에 놓여있는 그림의 수가 많고 그런 상점도 많아서 그 구경을 하느라 정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자꾸 버벅댔다. 우리말고도 다른 관광객들도 이런 미술 작품을 구경하느라 가게 앞에 멈춰 서서 마라케시 화가들이 표현해 낸 그림을 감상하고 있었다.
7. 마라케시를 떠나며
마라케시의 거리 예술은 전통예술을 토대로 발달했다. 우리가 마라케시에서 본 대부분의 악기나 그림활동은 위에서 언급한 전통 악기들이었고 이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마라케시의 거리예술을 감상하러 가고 싶다면 사전에 모로코 전통 악기를 조사하고 가거나 2017년 로컬리티 챌린지 스멜데자르 팀이 발행한 거리예술 책자를 들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마라케시에서 접하게 될 대부분의 악기는 처음 접하는 악기이고 또 수많은 주의사항을 꼭 알고 가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운이 좋게도 모로코의 큰 명절인 Oeud Ed-Dahab day(8월 14일)에 광장을 방문하게 되어 평소보다 더 많은 거리 예술가들과 많은 관광객들이 있던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우리가 마라케시의 거리 예술을 보며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마라케시의 거리 예술은 단순히 즐기는 것 뿐 만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생계형 목적이 짙다는 점이었다. 위에서 많이 언급했듯이 마라케시의 거리 예술들을 감상하려면 일정한 팁을 지불해야만 한다.
우리가 마라케시에서 접한 마지막 거리 예술은 의외로 숙소 안 이었다. 6일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숙소에서 떠나는 날이 되어서야 벽에 걸린 벽화를 발견했다. 우리가 매일 걸어 다니던 마라케시의 시장 골목에서 거리공연을 하는 예술가들을 그린 그림이었다. 이렇듯 마라케시에서의 거리예술은 일상생활과 융합되어 그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모로코의 문화이고 삶이라고 생각한다. 마라케시 제마 엘 프나 광장에서 어린 아이부터 노인 분들까지 함께 어우러져 예술을 즐기고 참여하는 모습은 우리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아 정겨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8. 비 내리는 프랑스, 탐사 위기 봉착?
탐사 전에 사전 조사 결과 파리는 자주 흐리고 비가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라케시와 마찬가지로 관광객이 있는 곳에 거리 예술이 있다고 가설을 세우고 탐사를 진행했다. 부푼 마음을 안고 프랑스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 파리의 기상상태는 최악이었다. 보슬보슬 내리는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내일은 비가 그치면 좋겠다’라는 헛된 기대를 하며 잠들었지만 탐사 첫째 날에도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첫 날에는 시테 섬으로 가서 노트르담 성당과 뤽상부르 공원, 마레 지구를 갔었다. 가는 길에 점점 비가 많이 쏟아지자 우리는 점점 절망했는데 예상대로 우산 쓴 관광객 말고는 거리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비가 오면 악기가 젖거나 춤을 추다가 미끄러지거나 할 수 있고 관광객들도 축축한 땅 위에서 예술을 구경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비가 오면 거리 예술의 수가 적은 것 같다. 그 날 볼 수 있었던 거리 공연은 두 가지 였는데 첫 번째로는 잠깐 비가 그쳤을 때에 시청 앞에서 아코디언 공연을 보았다. 아무리 돌아다녀도 거리 예술의 “예”자도 찾지 못해 절망하고 있던 가운데 우리는 시청 근처에서 울려 퍼지는 아코디언 소리를 따라간 것이었다. 우리가 발견한 파리의 첫 거리예술이었다. 아름다운 소리를 들으니 조급해하던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듯 했다. 그 곡에 맞춰서 한 할머니는 소녀처럼 춤을 추고 있었는데 비가 그쳤을 때에 살짝 얼굴을 내민 태양과 그 빛을 받아 반짝이는 빗물 그리고 아코디언의 유럽적인 선율에 맞춰 음악을 즐기는 할머니의 모습은 매우 인상 깊었다. 거기에 센느 강의 풍경까지 더해지니 가상공간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낭만적 이었다. 그 공연을 지나서 시청 앞에서는 아이들을 상대로 큰 비눗방울을 만들어 내고 있는 아저씨가 계셨다. 그 비눗방울로 아이들은 즐겁게 놀았고 풍경과도 잘 어울려서 아름다웠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비눗방울이 터질 때 아이들의 행복과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 같았다.
시청을 지나 마레 지구로 향했는데 날씨가 흐려서인지 관광객이 쇼핑을 하는 곳인 마레 지구에 다 몰려있는 듯, 사람이 매우 많았다.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다가 어떤 골목에서 우연히 거리 공연을 발견했다. 이렇게 거리 예술을 찾아 헤매다 보면 우연히 좋은 공연을 발견해낸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로라도 발품을 팔아 거리 예술을 찾아내는 맛이 있다고 느꼈다. 그 공연은 더블 베이스와 전자 기타가 연주하는 재즈 풍의 공연이었는데, 아까의 아코디언 공연이 샹송 같은 고전적인 프랑스의 분위기를 냈다면 이 공연은 좀 더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음악을 들려주었다. 빠지면 섭섭할 정도로 이 공연 또한 술에 살짝 취한 여성분이 춤을 추고 있었다. 거리에 워낙 사람이 없어서 관객이 우리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 여성분과 함께 우리도 춤을 추면서 재즈를 즐겼다. 그 음악은 구름 가득한 날씨와 유난히 더 잘 어울렸는데 정해진 악보 없이 기타와 더블 베이스가 즉흥적으로 음악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 이었다.
몽마르트 언덕 위도 탐사했지만 날씨 때문인지 거리 미술 밖에 없었고 다른 형태의 거리 예술을 탐사하고자 언덕 아래로 내려왔다. 그러자 몽마르트 근처 사랑의 벽에서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렸고 이윽고 우리는 뛰어가면서 카메라를 꺼내들어 그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 비가 그친 그 다음날부터서야 우리의 탐사는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맑은 날의 몽마르트는 마치 거대한 공연장 같았다. 거리 곳곳에 있는 공연과 화가들의 예술 활동은 아름다운 몽마르트의 건물들과 분위기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우리는 또한 비가 와서 아쉬웠던 장소를 틈틈이 다시 갔는데 몽마르트 뿐 만 아니라 퐁피두센터의 훌라후프 공연과 구슬 공연, 시청 앞 힙합 댄스 공연은 우리의 눈을 사로잡았다. 특히 우리가 푹 빠졌던 시청 앞 ‘La Racine'의 춤 공연은 앞으로 있을 댄스 경연 대회를 앞두고 연습 및 홍보를 하러 나온 공연이었다. 이 댄스 크루의 프리스타일 춤 공연은 파리에서의 거리 예술 중에 최고로 꼽을 수 있다. 춤을 진짜 잘 춰서 촬영을 포기하고 공연만 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우리를 팬으로 만들기 충분한 시간이었기에 다가가서 크루의 팬 페이지를 물어봤고 이를 통해 거리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었다. 요즘은 SNS의 발달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파리에서 머무르는 동안 돌발 상황으로 일정이 취소되었을 경우 자신들이 보고 좋았던 거리 예술 팀의 위치를 SNS로 확인하고 그날그날 펼쳐지는 새로운 공연을 구경할 수 있다. 경연장에서나 볼 수 있는 퀄리티 높은 공연을 볼 수 있어 영광이었으며 공연이 끝난 후 나눠준 얼마 후 있을 춤 경연대회 홍보지마저 멋있어 보였다. 우리는 파리의 여러 거리 예술을 보며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이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활동들을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만 같았다.
9. 프랑스 거리 예술의 성지라 불리는 몽마르트 공원 ,그 실체는?
둘째 날과 셋째 날에는 몽마르트 공원에 갔는데 처음으로 간 몽마르트 공원은 흐린 날씨 때문인지 거리 예술이 가장 활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거리 공연은 하나도 없었고 대신 공원 안쪽에 캐리커처를 그려주거나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그려서 전시하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그 사람들은 고정된 자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그림과 화가가 바뀌었다. 그 그림들은 훌륭한 실력의 화가들이 그린 것이 분명했는데 실시간으로 풍경화를 그리는 사람도 있었다. 화가들이 그린 낮과 밤에 서로 다른 모습의 몽마르트, 에펠탑, 물랭루즈 등의 명소 그림을 보고나니 이미 그 장소들을 몇 번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계속해서 구매욕구가 치솟았다. 돌 타일 바닥에 레스토랑을 둘러싸고 화가들이 위치했는데 이는 내가 몽마르트에 와 있는지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돌아다니면서 우리의 모습을 그려주는 화가들도 있었고 그 사람들은 간단하고 어눌한 한국어로 우리를 웃음 짓게 했다.
날씨 때문에 이에 구애받지 않은 한정적인 미술 활동 밖에 없었지만 날씨도 좋았고 주말이었던 그 다음날의 몽마르트는 예술의 성지라는 소문과 다르지 않았다. 거리 예술도 하루에 6개 넘게 볼 수 있었다. 몽마르트에서 가장 멋진 것은 사크레퀘르 성당 앞 계단에서 펼쳐진 하프 연주였다. 그 전날에 공연이 없어서 하프 키는 소리가 들려도 우리는 몽마르트에 있는 관광 기차에서 나오는 소리라고 착각했지만 실제로 계단에서 하프를 아름답게 연주하는 아저씨가 있었다. 하얀 구름이 뭉게뭉게 낀 파리 하늘과 아름다운 하프 연주의 조화는 그 어떤 멋진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어제 비 내린 것에 대한 보상이라도 해 주 듯이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 날씨에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몽마르트 공원의 위쪽 계단에 앉아 넓게 펼쳐진 파리 전경을 보며, 아침으로 바게트를 먹으며 듣는 하프 연주는 정말로 최고였다. 우리 모두 얼굴이 타는 줄도 모르고 앉아있을 정도로 가치가 있었고 넋을 놓고 봤던 공연이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음악과 분위기에 감동 받은 여러 관광객들은 아저씨의 CD를 사는 것으로 자리를 떠야하는 아쉬움을 달랬다. 하프 키는 아저씨 위쪽으로 가면 하얗게 분칠을 하고 동상인 듯 서있는 사람들이 있다. 가만히 동상처럼 움직이지 않고 서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던 그 몽마르트의 예술가들도 잊을 수 없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기도 하고 감탄을 하며 지나갔다. 하얀 몽마르트 성당과 매우 잘 어울려서 성당의 동상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또한 몽마르트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주는 공연은 아코디언, 오르골 연주와 노래였다. 먼저 아코디언 연주자는 사람들이 잘 지나다니지 않는 구석에 있었는데 그녀는 주위를 온통 꽃으로 장식하고 아코디언을 연주했다. 마치 꽃에서 음악이 나오는 것처럼 예쁘게 웃는 그녀의 모습이 참 잘 어울렸다. 그리고 오르골 공연은 총 두 번 있었는데 화가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는 입구에 있었다. 프랑스 샹송을 부르며 높고 힘찬 목소리를 가진 공연자와 터프하고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진 공연자가 있었다. 두 분 모두 관객과 눈을 맞추며 오르골을 손으로 돌리며 노래를 불렀다. 거대한 오르골을 돌리며 샹송을 부르는 모습을 보며 ‘아 내가 몽마르트에 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샹송을 부르는 예술가의 목소리와 몽마르트의 분위기가 너무 딱 맞아 떨어져 우리는 카메라로 그 모습을 담기 바빴고 약간의 팁을 내면 노래를 부르는 와중에도 ‘merci madame~’, ‘merci monsieur~를 외치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하프와 마찬가지로 맑디맑은 날씨와 잘 어울렸고 또 샹송이어서 그런지 프랑스어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 몽마르트의 분위기에 잘 맞아서 프랑스어만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공연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몽마르트 공원에 가면 6유로를 내고 몽마르트와 몽마르트 근처의 거리를 투어해주는 열차가 있었는데 이 열차를 타며 바라본 거리 예술들도 아직까지도 우리의 기억에 남는다.
몽마르트의 거리예술을 감상하러 가기 전에 파리의 유명한 샹송을 알고 가는 것이 좋다. 우리 팀원들은 모두 예술, 특히 노래에 관심이 많아 울려 퍼지는 노래를 아는 경우가 많았고 이 때문에 더욱 더 즐길 수 있었다. 또한 감상을 하며 예술 활동이 거리의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 발달된 이유 등을 심도 있게 생각해보며 감상해보았다. 몽마르트 거리에 예술가들이 있었기 때문에 몽마르트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몽마르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이기 때문에 거리의 예술가들이 그 곳으로 몰린 것일까? 우리는 전자라고 생각한다. 거리의 예술가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와 아름다운 선율들이 몽마르트를 더욱 빛나게 했고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만약 몽마르트에 예술가들이 없었다면 지금보다 많이 허전하고 조용해 지금만큼 풍부한 볼거리를 볼 수 없었을 것이다. 특별히 우리는 운 좋게도 비 오는 몽마르트와 맑은 몽마르트 둘 다 탐사할 기회를 얻어 날씨에 따라 서로 다른 몽마르트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비가 와 공연이 없는 추적추적한 몽마르트와 맑은 날씨와 함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노래와 연주는 서로 너무나도 상반된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렇게 분위기와 예술을 함께 즐기고 바라보니 비 오는 날과는 또 다른 몽마르트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몽마르트의 예술의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기 충분하지만 치안 상태가 좋지 않은 18구에 위치하기 때문에 밤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한 가지 예로 대낮에 우리가 탐사를 하던 도중 창문이 깨진 차를 발견했었다. 강도가 자동차 창문을 깨고 안에 들어있던 소지품들을 훔쳐간 것이다. 따라서 몽마르트를 방문할 때는 치안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10. 파리 거리 예술 감상 추천 루트와 관람한 공연 정리
우리는 파리의 공연들이 있던 위치를 중심으로 탐사 경로를 만들었다. 해당 위치에 있는 거리 예술들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다.
[몽마르트]
A: 몽마르트 성심성당 옆 아코디언 멜로디가 들리고 있었다. 어디선가 경쾌한 아코디언 소리가 들어져 찾아가보니 꽃을 배경으로 여성분이 연주하고 있었다. 몽마르트의 경치에 아코디언 소리가 합쳐져 매우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냈다. 또한 이곳에는 거리의 화가들이 그들의 작품을 뽐내며 초상화를 그리고 있었는데 중간 중간 예쁜 그림도 많아서 감상하기 좋았다.
B: 몽마르트 언덕 위 성심 성당 뒤쪽에서 샹송 공연을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오래된 뮤직 박스를 손으로 직접 돌리며 샹송 연주하고 노래를 한다. 아름다운 선율에 연주자가 직접 육성으로 노래를 하는 모습은 흥미로웠다.
C: 몽마르트 언덕을 올라 가다보면 간간이 동상 흉내를 내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옷 색깔에 맞춰 얼굴에 페이스페인팅을 한 상태로 가만히 있다. 동전을 던져주면 인사를 해주고 말을 건네주기도 한다.
D: 몽마르트 언덕의 계단을 올라가는 도중 계단 중간에 하프 공연을 볼 수 있다. 하프는 거리공연으로 흔한 악기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고 매우 인기가 많았다. 연주자 뒤로 파리 전경이 펼쳐져 연주와 합이 맞았다.
[파리 시내]
A: 퐁피두센터 옆 Rambuteau 역 출입구에서 나오면 마임 하는 청년들을 볼 수 있다. 몽환적인 음악이 들려 나오는 가운데 청년들은 마임을 하면서 관객에게 몸으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또한 길을 가던 도중 아코디언을 발견할 수 있었다.
B: 퐁피두센터 입구 앞에서 아랍계 청년이 유리구슬을 돌리고 있었다. 자칫 하면 햇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손이 매우 따가울 수 있으므로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한 공연이다. 그 공연자는 아무렇지 않게 구슬을 돌리고 있었다. 마치 구슬은 붕 떠있는 듯 한 모습이었다.
C: 퐁피두센터 뒤 Edmond Michelet 광장에서 링을 타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신나는 댄스 음악에 맞춰 그들은 링과 함께 돌고 있었다. 마치 한편의 서커스를 보는 것 같았다.
D: 파리 시청 앞 힙합 댄스 그루 “La Racine”의 공연을 목격하였다. 힙합 댄스 그루답게 힙합 음악에 맞춰 멋진 춤을 추고 있었다. 멋있는 공연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려든 공연 중 하나였다.
E: 노트르담성당에서 생 제르망 쪽으로 건너는 다리에서 두 명의 청년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공연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인라인 스케이트 묘기를 보여주는 가 싶었지만 생각보다 실수를 많이 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꿋꿋이 그들은 자신의 한계를 테스트 하듯 계속 도전하고 있었고 그 도전 정신이 멋있었다.
11. 프랑스를 떠나며
프랑스의 거리 예술은 매우 다양하게 이뤄졌다. 날씨와 관계없이 거리 예술은 존재했고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매우 기쁘다. 우리가 파리에서 즐긴 거리 예술은 약 25개 정도이다. 그 중에 음악과 관련된 공연이 가장 많았고 각자의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했다. 거리 공연 특성상 관객이 존재해야 하기 때문에 관광 명소에 주로 공연자들이 있었고 우리도 사전 조사를 통해 그걸 알고 관광 명소 위주로 탐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서프라이즈 이벤트처럼 나타나는 거리 예술도 매우 흥미로웠다. 몽마르트 언덕 아래의 사랑의 벽에서 갑자기 나타난 성악가, 기차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클라리넷 아저씨, 마레 지구로 이동하던 중 발견한 재즈 듀오까지 정해진 곳에서의 예상된 공연을 감상할 때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파리에서 볼 수 있었던 거리 예술은 그야말로 도시 자체와 잘 어울렸다. 도시는 낭만적이기도 우울하기도 했는데 그에 맞춰서 공연자들은 예술의 모습을 변형시켰다. 그날그날의 공기를 느끼고 그에 맞춰 퍼포먼스를 펼치는 그들 덕분에 파리의 거리 공연에 대해 빠른 시간에 깊게 알아 가는 것 같다. 몽마르트에서의 거리 예술은 미술 작품들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그림 같은 분위기에 맞춰 오르골이나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함께 있었다. 날씨가 좋거나 비가 오나 항상 사람이 많은 시청 주위에는 젊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 한 멋진 춤 공연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비눗방울이 그 주변을 장식했다. 에펠탑 주위도 시청과 비슷하게 사람이 매우 많은 곳 이여서 영어로 진행하는 개그 공연이 있었고 국적, 언어에 상관없이 모두를 웃음 짓게 했다. 특히 그 공연을 관람하던 도중 한국인을 무대로 데려와 강남스타일을 틀어 공연을 꾸릴 때에는 반갑기도하고 세계화가 많이 진행 되어 문화가 빠르게 이곳저곳 퍼져 싸이의 춤이 밈(Meme)으로써 프랑스 파리의 거리공연 까지도 영향을 주는 것을 보니 신기했다.
파리에서의 거리 예술을 정리하자면 전통적인 악기인 뮤직 박스나 오르골과 샹송으로 파리만의 고유의 모습을 보여주는 가하면 현대적인 공연으로 젊은 파리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탐사를 바탕으로 구성한 거리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를 따라가면 우리 팀이 느꼈던 감정과 차마 말로 담아내지 못한 감동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도 보지 못한 새로운 공연이 여행자 앞에 펼쳐져서 예상치 못한 즐거움 또한 누릴 수 있다.
마지막 날의 탐사까지 끝내고 마라케시와 프랑스의 탐사는 종료되었다. 두 번의 비행 끝에 우리는 서울에 도착했고 길었던 2주간의 탐사를 통해 우리가 조사하고자 했던 많은 아이디어들을 경험했다. 사실, 예상에 벗어나는 돌발 상황들이 더 많았지만 이것은 직접 탐사하지 않으면 알지 못했을 것이고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지식을 터득할 수 있었다. 두 도시를 탐사하면서 우리는 거리 예술에 대해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마라케시에서는 평소에는 접하지 못했던 악기들을 마주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파리에서는 보다 다양하고 자유로운 형태의 거리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거리 예술은 말 그대로 무대인 거리의 분위기를 장악하여 그들만의 색깔을 칠해갔고 관객들은 그 색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꼭 전달해 주고 싶었고, 우리는 이 탐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파리와 마라케시 거리예술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가이드북을 만드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기존에 없던 자료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우리가 만든 가이드북에는 마라케시와 파리에 있던 거리예술의 추천 경로, 주의사항과 번외편으로 벽화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이는 마라케시와 파리에 갈 여행객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 이다. 어떤 것을 처음 접할 때 사전 지식이 있으면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고 풍부한 정보가 있기 때문에 제대로 탐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몸으로 직접 겪은 우여곡절과 경험을 토대로 제작한 이 결과물은 거리 예술을 주제로 한, 흔하지 않은 여행 경로를 따라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거리 예술과 함께 두 도시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12. [부록]
(1) 주의할 점
제마 엘 프나(Jemma el-Fna) 광장은 항상 사람이 많으므로 주의한다.
제마 엘 프나 광장만 해당하는 사항은 아니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는 항상 주의하며 소지품을 잘 챙기고 다녀야 한다. 또한 이곳은 호객행위가 너무 심하므로 다짜고짜 나에게 호객행위를 시도하고자 하면 자신의 의사표시를 정확히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로코에서 함부로 사진 찍으면 실례이기 때문에 주의한다.
비단 모로코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아랍 국가에서는 사진을 찍으면 영혼이 나간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아랍국가에서는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때 주의해야한다.
공연자들의 영상을 찍을 때는 팁을 내야한다.
일부 공연자들은 자신의 생계를 위해 공연을 하는 경우가 많고 공연을 보고 나서는 팁을 남겨 줘야한다.
파리에서 소매치기 조심, 특정구역 방문 조심해야 한다.
아름다운 도시 파리에도 빛과 그림자가 존재한다. 파리의 치안은 매우 안 좋기로 유명하니 귀중품은 앞으로 매는 가방에 항상 잘 보관하고 소매치기에 주의한다. 또한 특정구역(18~20구)은 해가 지기 전까지 최대한 벗어나야한다.
동냥하는 걸인들 조심해야 한다.
동냥하는 걸인들에게 함부로 돈을 주거나 그들을 동정한다면 그들은 그 감정을 악용하여 따라다니거나 더 많은 돈을 요구할 수도 있다.
항상 차 조심한다.
여행을 할 때 사고를 당한다면 교통사고인 확률이 높으므로 신호등을 잘 지키며 돌아다니고 마라케시와 파리의 신호등은 등이 바뀌는 신호 없이 한 번에 바뀌므로 조심하여 도로를 횡단한다.
(2) 우리가 뽑은 최고의 거리 예술
Q) 내가 뽑은 탐사한 국가 별로 가장 좋았던 거리 예술은 무엇입니까?
승민: 먼저 마라케시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공연은 아무래도 여장 공연이 아닌가 싶다. 두 명의 전신 부르카를 두른 공연자 두 명이 요염하게 춤을 춰서 나는 그들이 여자인 줄 알았지만 사실 남자였다. 파리에서는 아무래도 몽마르트 샹송공연! 평소 샹송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음악상자를 직접 돌리면서 노래를 불러주는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민아: 마라케시에서는 공연 중 관객들이 같이 참여하는 공연을 보고 흥미로웠다고 생각한다. 전통공연임에도 불구하고 같이 참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나는 파리에서 최고의 공연은 몽마르트의 하프공연이라 생각한다. 하프 선율에 매혹되어 한참을 넋 놓고 집중해서 본 것 같다. 또한 마레지구에서 우연히 만난 첼로와 기타 연주자 옆에 있던 이탈리아인 여자 분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맥주를 마시며 춤을 추던 그 분은 혼자 리듬을 타며 춤추던 나에게 다가와 악수를 하고 포옹을 하며 함께 어울렸다. 다신 하지 못할 경험들을 하고 와 너무 뿌듯했다.
현지: 마라케시에서는 곳곳에 벽화가 있었다. 제마 엘 프나 근처에 시크릿 가든 가는 쪽에 특히 꽤 흥미로웠던 작품들이 많았다. 화가들이 모여 있는 그곳은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추천해 주고 싶은 경로이다. 파리에서는 힙합댄스공연이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 에너지 넘치는 음악에 맞춰 힙합 춤을 추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그 중에 흰 옷을 입은 사람이 마이클 잭슨처럼 춤을 추는데 프리스타일로 그런 동작이 나온다는 게 놀라웠다. 반해서 인스타그램 팬 페이지를 물어볼 정도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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