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ellowship

Title 2017년도 L-fellowship 브라질학과 박정아 3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8-28 16:12 Read 1,908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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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품질 5스타

 

 자동차 부품에는 뭐가 있을까? 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엔진, 바퀴, 유리와 같이 `예상 가능한` 대답을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한 대의 자동차를 만드려면 약 20,000여개의 부품이 필요하다. 크고 작은 2만 여개의 부품 모두 문제가 없어야 완벽한 자동차가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품질의 중요성은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산업은 기술이 발전할 수록 작업이 단순해지지만 자동차 산업은 발전하는 만큼 더 많은 장비와 기능이 요구되는 복잡한 산업이다. 현대/기아 자동차와 거래를 하는 업체는 1,2,3차 협력사로 나뉘어지고 각 협력사는 수천, 수만개의 부품을 생산하는데 현대/기아 자동차는 이 많은 부품들의 품질을 어떻게 관리할까?

 

 현대 자동차 그룹은 협력업체의 품질경쟁력 확보를 위해 품질운영시스템을 평가하는 제도인 `5스타 등급제도와 SQ인증마크 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5스타 등급제도는 1차 협력사 품질운영시스템 평가제도로 협력업체의 품질수준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계량적 평가결과 제공을 통해 개선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 품질향상 및 개선을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제도이다. SQ마크 인증제도는 2차 협력업체 육성 및 기초부품 품질향상을 위한 것으로 부품품질에 주요영향을 미치는 전문업종을 선정, 현장 위주의 품질 관리와 점검을 통해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이다.

 

 현대 자동차 그룹은 품질 향상에 대한 부품 협력업체의 인식을 높이고 품질 우수업체를 평가하기 위해 2002년 품질5스타제도를 도입했다. 현대 자동차 그룹은 품질, 기술, 납입 각 부문별로 5스타라는 협력사 인증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제도를 강화해 불량품/내구성/안전도 등 각종 항목에 대한 품질 기준을 높이고 있다. 5스타를 달성하게 되면 현판과 기념패 등이 제작되며 해당 협력업체는 5스타로고 대외 사용 가능, 납품대금 현금 결제, 개발 인센티브 부여 등 기술개발지원을 받게된다.

 

 2016 0.01점 차이로 5스타를 받지 못한 회사는 올해 품질 5스타에 재도전하는데 5월 말-6월 초쯤 심사가 예정되어있고 결과는 올해 말에 나온다고 한다. 품질관리는 모든 부서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라서 TFT라 부르는 특별 부서를 구성하여 운영중이다. TFT팀은 보전, 생산, 물류, 개발, 품질, 인사팀에서 각 한명씩 선출된 인원으로 구성되는데 각 인원은 품질 5스타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담당 부서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볼 수 있다. 나는 그 어느 부서에도 소속되지않고 번역이나 통역이 필요한 일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 초반에는 그동안 회사에서 발생한 문제점(기계, 부품, 안전 등)에 대한 보고서 및 평가서 변경 내용 번역, 안전 및 윤리 지침 번역이 대부분이었는데 HMB (Hyundai Motors Brasil)가 요번 5스타에서 LOT추적성과 안전에 집중해서 심사를 한다는 정보를 들은 후에는 안전과 관련된 업무가 주를 이루었다. 정리를 하자면 2월 한 달은 개발팀과 품질팀을 오가며 여러가지 통역을 했지만 3월부터는 온전히 품질팀의 일만 맡았고 4월 초부터는 아예 자리를 5스타 전담 부서로 옮겨 5스타와 관련된 일이 대부분이다.

 

 품질 5스타는 겉으로 보면 단순히 `품질관리`라고 볼 수도 있지만 체크리스트를 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 종이에 적혀있는 단 한줄의 체크문항일 뿐인데 회사 전체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거나 수정하는 일도 있고, 2-3년 전의 문서부터 현재의 문서까지 하나하나 세세히 살펴보아야 하는 일도 다반사이다. 심지어 해가 지나갈 수록 검사는 더 엄격해지고 까다로워져서 준비하기가 어렵다. 심사가 5월 말 혹은 6월 초로 예정되어있어서 어떻게 심사를 진행하고,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수기로 작성할 수 없어 아쉽지만 작년 심사에선 한국인 한 명, 브라질 두 명이 왔었다고 한다. 현장과 사무실에서 각각의 역할이 조금씩 다르다고 하는데 현장에서는 공정 과정, 안전에 관해서 주로 브라질 직원들이 심사를 했다면 사무실에서는 서류나 시스템에 관해 한국인들이 심사를 했다고 한다.

 

 3월 중 TFT팀 자체적으로 5스타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었다. 애초 계획은 실제 심사와 똑같이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진행하려고 했으나 5스타 외에도 챙겨야 할 업무가 많아서 첫 번째 시뮬레이션은 간단하게 현장을 점검하였고 두 번째는 사무실에서 관련 서류의 타당성을 검토하였다. 현장 시뮬레이션은 품질, 생산, 보전, 물류팀 직원과 차장님 그리고 나 총 6명이서 진행했는데 체크리스트에 적혀있는 질문이 아닌 심사원들이 실제로 질문을 할 법한 `예상 외`질문에 대한 대비를 했다. 실제로 5스타 심사를 진행할 때 중간에서 나의 통역이 필요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품질팀에서 자주 사용하는 용어가 아닌 물류 ,생산 등 다른 부서의 업무와 용어까지 알아야해서 조금은 당황했었다.

 

 사무실에서 이루어진 시뮬레이션은 상대적으로 간단했는데 LOT 추적성, 직원들 교육시스템 등 주로 시스템이나 증거자료가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올해 현대자동차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부분이 `LOT 추적성` `안전`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두 가지에 초점을 두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안전`이다. 보고서 후반부에 안전과 관련된 이야기를 또 하겠지만 정말 브라질에서는 안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을 느낀다. 5스타에서 안전과 관련해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 OHSAS 18001 ISO 14001 두 개의 인증서가 필요한데 이 인증서를 받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사실 처음에 인증서와 관련된 내용을 들었을 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직원들에게 안전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것을 포함하여 교육 비용, 외부 강사 초빙 비용이 각 항목마다 달라 회사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지만 통역이나 번역 등 내가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주제와 관련된 회의에서는 현지 직원과 주재원들 사이 의견 차이, 금액에 대한 질문, 해결 방안 등 여러 부분에서 다름을 보여서 통역이 끝난 후에는 온 몸에 힘이 빠진다. 이 외에도 매주 적어도 두 번은 이사님, 안전 담당자와 현장을 돌면서 문제점이 개선이 되었는지, 개선이 안 되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하나씩 체크를 하는데 이 또한 정신 및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온전히 TFT팀을 도와주고 업무 파악을 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지만 자리 이동 후 품질팀 관련 업무에 안전 관리 업무까지 더해지니 일의 양이 상당히 늘었음을 실감하고 있다.  

 

 품질 5스타와 관련된 일을 진행하면서 생각보다 나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았고 덕분에 나도 이 일에 대해 책임감이라던지 꼭 목표 달성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6개월 인턴 연장을 하고 회사가 허락을 한다면 11월에 발표될 5스타 결과를 알 수 있겠지만 그럴 수 없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지만 다들 열심히 노력한만큼 꼭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  

 

4) 한국과 브라질의 기업 문화

 

 요즘 점점 변해가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한국 회사의 모습`을 떠올리면 여전히 나쁜 직장 상사, 야근, 회식, 수직적인 관계 등 딱딱하고 어려운 분위기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드라마, 영화 등 각종 미디어 매체또한 여전히 사무실이 나오는 장면이면 꼭 소리지르고 비인간적인 직장 상사 캐릭터를 등장시키니까 말이다.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640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기업문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8.7%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한국 기업문화의 나쁜점으로는 `야근이 당연시 되는 분위기` 35.4% 1위를 차지하였고 이어서 `뭐든 함께해야 하는 집단주의`, `휴가 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점`이 뒤를 이었다. 더 놀라운 점은 한국 기업문화의 좋은 점에 대해서 `딱히 좋은 점이 없다` 31.8%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그렇다면 브라질의 상황은 어떨까? 어느 나라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하루하루 끼니를 때우기도 힘들겠지만, 빈부격차가 심한 브라질의 경우에는 그 차이가 더 크다. 다만 어느 계층의 사람이든 그 누구도 필요 이상으로 일을 하지는 않는다. 쉽게 말하면 한국과 같은 `야근`의 개념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미래보다는 현재를 중요시해서 저축을 하는 것 보다는 현재 친구,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에 더 중점을 두는 편인데 이는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현재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집단주의, 책임감, 애사심을 요구하는 한국과는 다르게 개인주의와 사생활을 더 중요시하는 문화라서 회사의 업무가 느릴 수 밖에 없고 심지어 약속 시간을 잡아놓고 개인 업무 때문에 늦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또 다른 특징은 회의시간에 있다. 한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상사가 말을 하고 일방적으로 명령을 하달하는 식인 반면 브라질은 직급에 관계없이 본인의 의사를 확실히 표현한다. 다만, 한국의 회의는 짧고 간결하게 끝날 수 있다면 브라질은 중요한 몇 가지의 사실을 말하기 위해 부연 설명이 많기 때문에 회의 시간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법적으로 한국은 연간 14.2일의 유급 휴가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중에서 8.6일만 사용한다고 한다. 세계적 여행업체인 익스피디아가 28개국을 대상으로 휴가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국의 휴가일수는 세계 직장인 연평균(20)의 절반에도 못 미쳐 꼴찌를 차지했다. 주어진 유급휴가를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직장인들은 `비협조적인 상사`를 가장 우선순위로 꼽았다. 이어서 `휴가를 계획할 시간이 부족`, `유급휴가가 제대로 없어서`, `휴가 비용이 넉넉하지 않아서`가 뒤를 이었다. 심지어 다음 해의 더 긴 휴가를 위해 아껴두거나 사용하지 않은 휴가를 돈으로 받기 위해 `일부러` 휴가를 사용하지 않는 스웨덴, 싱가포르, 호주, 브라질 등과 굉장히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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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은 휴가를 사용하는데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휴가를 쓰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심지어 근로기준법 제 61조에 따라 연차유급휴가의 사용촉진제도가 규정되어있기도하다.

 

 `노동자의 천국`이라고 불릴만큼 노동법이 잘 되어 있는 브라질은 법으로 보장된 휴가를 쓰는 것이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해서 상사나 동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언제든지 휴가를 사용한다. 게다가 브라질은 다른 나라에 비해 공휴일이 많은 편이고 국경일 뿐만 아니라 시, 주 정부마다 자체적으로 정한 휴일도 있어서 지나치게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되는 문화가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있다.

 

 이렇게 모든 부분에서 다른 두 나라라서 회사 입장에서는 직원들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직원들은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MSB의 경우 주재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브라질 현지 직원들이다. 물론 제일 큰 문제는 언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이지만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없어서 한가지 일을 처리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는건 기본이고 기본적인 사고방식이 달라서 한국 사람들이 지시하는 것을 이해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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