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남아시아

Title [기사] 역사유적도 민영화? ... 인도, 타지마할 민간기업에 임대한다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5-01 09:50 Read 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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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가 역사 유적을 민간 기업에 임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도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인도를 대표하는 건축물이자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타지마할도 민간 기업의 관리하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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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아그라에 있는 타지마할. 17세기 이슬람 왕조인 무굴제국 시대에 건축됐다. [위키피디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인도 관광부는 델리에 있는 ‘레드 포트(red fort)’와 안드라 프라데시주에 있는 또 다른 성(城)을 재벌기업 달미아 바라트에 5년간 2억 5000만 루피(약 40억원)에 임대한다고 발표했다.   

   
‘레드 포트’는 이슬람 왕조인 무굴제국의 대표 유적으로, 다섯 번째 황제인 샤자한(1592∼1666)이 건설했다. 200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됐고, 매년 독립기념일(8월 15일)에 인도 총리는 레드 포트에서 기념 연설을 한다. 하루 2만여 명이 찾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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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델리에 있는 무굴제국의 대표 유적 '레드 포트' . 200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중앙포토]

 

인도 정부가 역사가 깃든 국가 유산을 민간 기업에 넘기는 것은 지난해 말 발표한 ‘문화유산 입양(Adopt a Heritage)’ 프로그램에 따라서다. 인도 정부는 기업에 유적을 임대해 역사·문화 유적지 시설을 개선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정부로부터 유적을 ‘입양’한 기업은 시설 유지 및 보수 등 관리를 책임지게 된다는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95개 유적이 ‘입양’ 대상으로 명단에 올랐으며, 여기에 타지마할도 포함돼 2개 기업이 경합 중이다.  
이 외에도 11세기 말 만들어진 구라자르주 파탄에 있는 계단식 우물 ‘라니키바브(Rani-ki-Vav)’,  1594년에 세워져 교황청으로부터 인도 최초의 교회로 인정받은 고아의 ‘봄 지저스 교회(Basilica of Bom Jesus)’, 뭄바이에 있는 2세기 말경 축조된 불교 석굴사원 ‘칸헤리 석굴(Kanheri Caves)’ 등 내로라하는 유적이 포함돼 있다.  
  
또 달미아 바라트 외에도 여행포털인 ‘야트라’, 시장 점유율 1위 항공사 ‘인디고’, 담배 회사 ‘ITC’ 등 인도 주요 기업들이 유적지를 입찰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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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구자라트주 파탄에 있는 계단식 우물 '라니키바브' . 11세기에 축조됐으며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위키피디아]

 

이런 인도 정부의 계획은 유적을 사유화하는 조치라고 비난받고 있다. 야당 측은 “임대하는 대신 정부가 더 많은 자금을 (유적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사유적 보호 활동가인 라마 사프비는 AFP통신에 “민간기업의 운영이 얼마나 투명하게 감시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라며 “반면 기업이 입장 수입으로 정부에 지불한 금액보다 더 많이 벌어들일 것이란 사실은 명확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부 측은 ‘레드 포트’와 관련해 맺은 계약은 주변 시설의 개발·운영·유지에 국한된다고 주장했다. 또 달미아 바라트가 정부 감독 아래 광고를 설치하고, 입장료 가격을 정해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된다고도 밝혔다.  
  
한편 인도 정부가 마련한 ‘임대 명단’에 오른 유적 상당수가 이슬람 유적인 것도 논란이다. 힌두 민족주의에 기반을 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도국민당(BJP)이 의도적으로 이슬람 유적을 홀대하는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엔 타지마할이 있는 우타르프라데시 주정부의 관광안내 책자에 타지마할이 한 줄도 실리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2018/05/01 9:48 "역사유적도 민영화?…인도, 타지마할 민간기업에 임대한다" 원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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