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ality Challenge

해외탐사 프로그램 ‘Locality Challenge’

백문불여일견이라는 말, 알고 계십니까? ‘Locality Challenge’는 자신이 공부하는 지역을 직접 탐사하는 해외탐사 프로그램입니다.

참여하는 학생들은 탐사지역에 관해 인문·지역학적 탐구과정을 실시해 계획을 수립·발전시키고, 각 지역의 지역학적 효용가치를 재발견하며 도전정신을 배양하게 됩니다.

‘Locality Challenge’를 통해 학생들은 인터넷과 책에서만 보던 지역을 눈으로 직접 보고 피부로 느낄 수 있으며, 광역특화전공 내 4가지 트랙의 오지성 지역을 팀원들과 함께 구석구석 탐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됩니다.

Title [5기] [프랑스] - 쁘띠졸리미뇽 팀 (2)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11-29 15:43 Read 877

본문

7.15

  우리는 탐사에서 여러 변수가 생길 것을 대비해, 우리만의 휴일을 만들어 놓았었다. 일정 중, 아프거나 가게가 갑자기 문을 열지 않아 탐사를 못 할 경우 다른 날에 방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15일이 바로 그러했다. 게다가, 프랑스의 월드컵 결승전이 치러지는 날이기도 했다. 저녁 5시에 프랑스와 크로아티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기에 우리는 월드컵 경기를 보기로 결정했다. 에펠탑 앞에 위치한 샹 드 마르스 공원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를 해준다기에 우리는 거기로 향했다.

 

  낮 열두 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공원 앞에 줄을 서 있었다. 우리도 그들의 뒤를 따라 줄을 섰다. 해가 굉장히 뜨거운 날이었다. 게다가 사람들도 굉장히 많아 서 있는 게 정말 힘들었다. 이때, 우리는 그냥 시원한 식당에서 볼 걸 하고 후회를 하기도 했다.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땡볕에서 기다려, 겨우 공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작년에 테러 사건 때문이었는지, 공원 앞에서 무장한 경찰들이 사람들을 철저히 검문했다. 공원 안에도 역시 사람이 많았다. 기다리는 동안 너무 지친 우리였기에 공원에 앉아 경기가 시작하길 기다렸다. 날이 더워서 그랬는지, 소방차가 와서 틈틈이 사람들을 향해 물을 뿌려주었다. 이 물 뿌리기는 경기가 시작되고서도 계속되었는데, 골을 넣거나 아쉬운 순간마다 물을 뿌려댔다. 경기는 4:2 프랑스의 승리로 끝이 났기에 우리는 정말 물을 많이 맞아야만 했다.

 

  경기가 끝나고 나온 파리의 거리는 말 그대로 난리 법석이었다.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고 춤을 추며 다녔고 차들은 경적 소리를 쉬지 않고 울려댔다. 이때, 당황스러웠던 것은 지하철역이 폐쇄된 것이었다. 안전을 위해 잠시 폐쇄한다며 다른 역으로 가라는 이야기를 직원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낮 내내 땡볕에 서 있던 우리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리였다. 그 난리 속에서 우리는 한참을 걸어 개방되어있는 지하철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하철은 지상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타, 한국 출근길 지하철을 연상케 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웃통을 벗고 있었고 노래를 부른다는 것과 에어컨이 없다는 점이었다. 정말로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이게 바로 지옥철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숙소에 도착하고 보니 밤 아홉 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 저녁을 못 먹은 우리는 부랴부랴 씻고 오는 길에 보았던 문을 연 일식집으로 향했다. 프랑스에서 먹는 일식이라니 조금은 아이러니했지만, 제대로 된 끼니를 못 챙겼던 우리는 맛있게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정말 힘든 하루였지만 프랑스 우승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에 있었기에 왠지 모를 뿌듯함을 가지고 잠에 들 수 있었다.

 

7.16

  우리는 보르도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나갈 채비를 했다. 5박이나 한 숙소를 떠난다는 아쉬움을 가지고 열심히 짐을 싸고 있는 와중에 TGV로부터 이메일이 하나 날라왔다. 현재 파업 중이며 우리가 파리로 돌아오는 19일 열차를 못 탈 수도 있다는 이메일이었다. 그래서 아쉬워할 틈 없이, 우리는 TGV에 대한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당황했기에 교수님에게 급히 연락을 했다. 교수님이 일단 가는데는 지장이 없고 돌아오는 건 오래 걸려도 버스를 타고 돌아올 수 있기에 보르도로 가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일단 보르도로 향하기로 결정했다. 프랑스에서 기차를 타는 건 처음이라 불안한 우리는 걱정을 가지고 일찍 역으로 향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특별한 절차도 없고 크게 헤매지도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기차역에서 무료하게 한참을 앉아 있어야만 했다.

 

  한참을 기다려 열차를 탄 우리는 두 시간 반을 달려 보르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보르도에 도착한 기쁨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우리는 또 보르도에서 문제에 맞닥뜨렸다. 예약한 숙소에서 예약이 되어 있지 않다는 말을 들은 것이었다. 예약 시 차질이 발생해, 전화로 예약을 유지시켜준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막상 가니까 방이 없다는 말뿐이었다. 당황한 우리는 급히 다른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역 근처 숙소에서 방이 있어 문제를 속히 해결할 수 있었다. 숙소에 짐을 푼 우리는, 지상 열차인 트램을 타고 저녁을 먹으로 이동했다. 와인으로 유명한 보르도였기에, 저녁을 먹으며 간단히 와인을 마셨다. 왠지 모르게 한국보다 맛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7.17

  원래 오늘은 la ressourcerie cenon palmer를 방문하기로 한 날이었다. 하지만 프랑스로 출발하기도 전에 무기한 휴업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우리는 이 날 관광을 하기로 했다. 트램을 타고 거울 광장과 보르도 성당을 둘러보았다. 파리에서는 길을 다니면 정말 동양인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한국인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보르도에서는 동양인을 거의 발견할 수 없었다. 대부분 프랑스 내 관광객이나 스페인과 터키 관광객이었다. 또한 파리에 비해 사람들이 적어, 훨씬 더 여유롭고 조용히 다닐 수 있었다. 여행의 중반에 다다른 우리는 일찍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파리에 비해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에 셋 모두 파리보다 훨씬 좋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아 말을 했다.

 

7.18

  전날 푹 쉬고 나니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아 레수르스리를 방문할 기운이 났다. 오늘 방문할 곳은 Atelier d'éco solidaire bordeaux였다. 이름에 레수르스리가 없지만 레수르스리 커뮤니티에 속한 매장이었다. 이름에만 없을 뿐이지, 가게가 가지고 있는 성격은 똑같았기에 방문을 결정했다.

버스를 타고 40분 정도를 달려 매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며 밖을 바라본 풍경은 점점 건물들이 사라져갔다. 보이는 건 긴 도로들과 허허벌판밖에 없을 때쯤 우리는 버스에서 내렸다. 밖에서 본 매장은 정말 컸으며 언뜻 보면 공장 같은 분위기도 풍겼다.

Atelier d'éco solidaire bordeaux

 

  매장 안을 들어가 보니 많은 물건들이 즐비해 있었다. 가구들은 모두 새롭게 만든 거였으며, 가격표에는 디자인을 한 사람의 이름 또한 적혀 있었다. 이전에 방문한 Ressourcerie 2mains 또한 가구들을 새롭게 만들어 판매를 하긴 했었지만 디자이너의 이름은 적혀 있지 않았었다. 그런데 확실히 이 매장의 가구들이 참신한 디자인을 많이 갖고 있었다. 그것을 보며 디자이너들이 자랑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청바지를 리폼해 만들어 청바지의 모습을 한 쿠션이나 프랑스 국토의 모습을 한 테이블들이 있었다. 카운터로 가 우리를 소개하고 인터뷰 요청을 하자, 영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 분이 있다고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20분 정도 매장을 둘러보고 있자 그녀가 나타났다.

 

  그녀는 이 매장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이야기를 하며 운을 뗐다. 7년 전, 두 커플이 이 매장을 처음 시작했다고 했다. 그 이후로 현재 17명이 매장에서 일을 하며, 각자 저마다의 특별한 이유들로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일하는 17명의 직원들은 일주일 동안 35시간 일을 하며 단기 계약과 같은 단발성으로 계약을 하지는 않고 모두 장기 계약이라고 했다. 일하는 대부분은 모두 보수를 받고 일을 하는 직원들이고 자원봉사자들은 아주 소수라고 했다. 봉사자들은 1주일에 하루 정도 일을 도와주러 온다고 덧붙여 말했다.

 

  가게에서 판매하는 것들은 대부분이 창작물들인데 재료들을 사지 않고, 못쓰거나 오래된 가구들을 기부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새롭게 만든 가구들은 새 생명을 얻고 작업실들을 위해 사용되거나 레스토랑 혹은 도서관에서도 사용된다고 했다. 그러고 지금까지 100톤정도의 재료들을 재활용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러고는 사진들을 보며 설명해주겠다며 포트폴리오 북을 펼치면서 보여주기 시작했다. 나온 사진들은 슈퍼마켓, 레스토랑, 모델하우스 등의 사진들이었고 가구와 인테리어가 세련되고 전문적으로 보였다. 그러곤 이 근처에 위치한 와인 박물관 역시 자신들이 만든 가구들로 채워져 있다고 했다. 장소들이 가지고 있는 특색이나 성격들을 디자인에 최대한 담아내려고 노력한다고도 했다.

 

  그러고는 자신들의 쇼룸도 있다며 우리를 쇼룸으로 안내했다. 쇼룸은 건물 옆에 있는 또 다른 작은 건물이었다. 안에는 가구점들과 같이 가구들이 있었다. 그런데 영역별로 각자의 콘셉트를 가지고 하나의 방처럼 꾸며져 있었다. 우리는 쇼룸을 둘러보며 전문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가구들을 둘러보며 살 수만 있다면 사서 집에다가 꾸미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들은 단순히 쓰레기를 재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말했다. 일하는 사람들에게 소속감과 일하는 방법을 제시해주며 이것은 시민 연합적인 일이기도 하다고 했다. 또한, 파리에서 방문한 Ma ressourcerie처럼 아이들을 위한 환경교육 또한 병행하고 있으며 이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tlier d’éco solidaire bordeaux는 가구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하고 있었다. 근처 관공서나 가게들에 인테리어까지 맡아 했으며 이를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놓기까지 했었다. 그렇기에 가격은 다른 레수르스리들 보다는 조금 더 비쌌다.

 

  인터뷰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그 후, 한 성당을 방문했는데 전에 둘러본 성당들과 다르게 기도 비슷한 것을 진행 중이었다. 성호가 앞으로 나가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신부님께서 조용히 손짓으로 부르셨다. 그렇게 찬송가도 같이 부르고 성찬식도 같이 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못해본 경험이었다. 모두 끝나고 나오면서 신부님께서 카메라를 든 성호를 보고 이제 성당 문을 닫는데 성당 열쇠를 찍는 게 어떠냐고 하셨다. 성당 열쇠는 생각한 것보다 훨씬 컸다. 손바닥보다도 훨씬 컸다. 그러고는 같이 기도를 한 여성분이 다가와 어디서 왔냐는 간단한 인사와 함께 마리아가 그려진 카드를 건넸다. 그러곤 멕시코의 마리아란 말도 덧붙였다. 저녁을 먹고 들어오니 하루가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르도에서의 34일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아 아쉬움이 짙었다.

 

7.19

  보르도에서 파리로 이동하는 날이다. 보르도에 오기전 TGV가 파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했던 우리였지만 다행히도 19일 당일 TGV는 파업을 하지 않았다. 18일 날 역에 방문해 미리 물어보았었는데, 직원이 웃으며 내일 파업은 없다며 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했었다. 다행이었지만, 조금은 어이가 없기도 했다. 다시 TGV를 타고 2시간 반 동안 이동했다. 파리에서 보르도로 이동할 때, 보르도에서 파리로 이동할 때 모두 티켓 검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TGV는 무임승차가 쉽다던 말을 풍문으로만 들었는데, 정말로 무임승차를 하려면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리에 오자마자 나비고 충전을 먼저 했다. 그러고는 다시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파리 지하철을 낑낑대며 다녔다. 이동할 때마다, 해을이의 캐리어가 가장 무거워 힘들어했는데, 계단을 오를 때 사람들이 도와주기도 했다. 해을이는 프랑스 사람들이 불친절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다 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7.20

  Ressourcerie batignolles을 방문하는 날이었다. 오전에 가벼운 비가 왔어서, 오전은 숙소에서 쉬고 오후에 밖으로 나왔다. 날이 더워, 버스를 환승하러 걸어가던 중 보이는 큰 백화점에 땀을 식히러 우리는 들어갔다. 백화점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명품관들이 즐비했고 그 앞으로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중국어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역시 중국인들이 주 소비층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땀을 식히고 우리는 다시 레수르스리로 향했다.

 

  이곳 레수르스리 역시 주택가에 위치했다. 지금까지 방문했던 레수르스리 모두 시내에 위치하지 않았기에 레수르스리는 모두 주택가에 위치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생활용품들을 취급하고 약간 마을회관처럼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지도를 보며 찾아가고 있었는데 앞에 한 남자가 작은 수레에 나무로 된 물건들을 담고 끌고 가고 있었다. 우리는 우스갯소리로 어 저 사람도 레수르스리 가는 거 아니야?”라고 말을 했는데, 정말로 레수르스리 앞까지 같이 갔다. 그러고 그는 수레에 물건들을 가게 앞에 놓고 갔다. 가게 앞은 정말로 많은 양의 가구들이 가득했다.

 

Ressourcerie batignolles

 

  가게에 들어가니 인상 좋아 보이는 아저씨가 카운터에 앉아 계셨다. 그분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웃으시며 사람들의 얼굴만 나오지 않으면 괜찮다고 하셨다. 그렇게 사진을 찍으며 둘러보고 인터뷰 요청을 했다. 간단하게 우리의 소개를 하고 준비한 질문들을 보여드렸더니, 대답할 분을 불러주시겠다며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셨다. 그러고는 피곤해 보이는 젊은 여성이 나타났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너무 많은 일을 해서 피곤하고 졸린 상태라고 웃으며 말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 모습이 정말로 피곤해 보였다. 그러고는 곧 작업을 하는 공간으로 안내했다. 다른 가게들과 달리 지하로 많이 내려갔는데, 공간이 정말 넓었고 역시 많은 물건들이 있었다. 그렇게 쌓여있는 물건들과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러고는 밑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인터뷰를 시작했다.

 

  우리가 인터뷰하는 장소에서 워크숍을 하고 미팅도 하며 음식 조리도 한다고 했다. 이 가게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음식물들을 취급한다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식료품 업자들과 협업을 맺어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식재료들을 받아와 요리를 해 아주 싸게 판다고 했다. 버려지게 될 음식들 조차 다시금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나눈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그 얘기를 들으며 확실히 레수르스리들이 개별적인 가게들이라서 각자 저마다의 특징들이 두드러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곤 다른 레수르스리들처럼 가구부터 식기, DVD, , 전자제품, CD 등 매우 다양한 물건들을 취급하고 분류해 판매했다. 또한 웹페이지를 통해 안 쓰는 물건들을 무료로 받고 다른 사람들에게 무료로 전해준다고 했다.

 

  이어서 우리는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물어보았다. 직원들은 총 5명이며 나머지는 모두 무상으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이라고 했다. 방문했던 레수르스리 가게들 중 가장 많은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러고 우리는 함께하는 시민 단체나 지방 자치 단체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이전에 레수르스리들을 다니며 생긴 궁금증이었다. 대답은 지원을 받는다였다. 파리 시청에서 지원을 해주고, 각 구역으로 나누어 돈을 받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그 돈은 쓰레기를 다루고 처리할 때 쓰인다고 했다. 대답으로 미루어 보아, 파리에 위치한 이전에 방문한 레수르스리들 역시 지원을 받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업사이클링을 통해, 공산품에 반하는 정신을 포함하고도 있다고 했다. 그러고는 역시 다른 레수르스리들처럼 아이들을 위한 워크샵과 환경교육 역시 하고 있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숙소에 도착하니 탐사 일정이 막바지이고 오전에 비가 와 쌀쌀했기에 피곤이 몰려왔다. 숙소에서 저녁을 먹고 예약을 해둔 바토무슈를 타러 나왔다. 혜원이는 많이 피곤했는지 타던 와중에 졸기도 했다.

 

7.21

 

  프랑스에서 마지막 날이었다. 이 날은 오전에는 ressourcerie créative를 방문하고 오후에는 디즈니랜드를 방문하기로 했다. 일정이 바빴기에 아침 일찍 나왔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니 이곳 역시 한적한 동네에 위치해 있었다. 구글맵으로 찾아갔는데, 입구를 못 찾아 한참을 걸어 다녔다. 거리에 위치한 건물들의 입구가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었는데, 모두 담벼락에 큰 창살문과 정원을 갖춘 건물들이었다. 이전까지 방문한 레수르스리들과는 매우 다른 분위기였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찾지 못했다.

 

Ressourcerie créative

 

  찾아 들어간 레수르스리는 사람들이 많았고 분주했다. 여러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었고 바빠 보였다. 매장 입구를 찍고 있었는데, 직원으로부터 허락을 받지 않고 사진을 찍는다고 주의를 받았다. 그러고 사진촬영 허락을 받고 다시 매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충분히 둘러본 후 자기 소개를 하고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 저녁에 행사가 있어 지금 너무 바쁘다고 미안하다 했다. 다른 날에 오는 건 어떠냐고 물어왔는데, 우리는 프랑스에서 마지막 날이었기에 인터뷰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가게를 조금 더 둘러보기로 했다.

이 가게 역시 다른 레수르스리들처럼 여러 물품들을 취급하고 있었다. 옷들은 물론, 가구들, DVD, 신발, 식기구 등 많은 물건들이 있었다. 골동품 역시 있었는데,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오래된 타자기였다. 영화에서나 보던 물건이었기 때문에 신기한 생각도 들었다. 해을이가 사고 싶다 말을 했는데, 가져가기도 번거롭고 딱히 쓸 곳도 없어 사지는 않았다.

 

  가게의 가장 큰 특징은 넓은 마당이었다. 앞마당도 굉장히 넓게 있었고, 뒷마당 역시 있었다. 마당에서 행사를 위해 여러 가지 음식들을 만들고 있었기에, 마당을 주민들과 소통을 하기 위한 장소로 활용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옆으로 다른 상가들처럼 보이는 가게들이었기에 하나의 상가 단지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가게 내부에서 한국인 커플을 만날 수 있었는데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신기했다.

 

  그러고 레수르스리를 나와 여행의 마지막 일정인 디즈니랜드로 향했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디즈니랜드에 사람이 많이 없었다. 타고 싶은 놀이기구를 타고, 밤에 하는 불꽃놀이를 바라보았다. 음악과 맞춰 터지는 불꽃이 정말 아름다웠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레수르스리에서 인터뷰를 못해 아쉬웠는데 여행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한 거 같아 만족스럽다는 기분이 들었다.

 

7. 22

한국으로 떠나는 날이었다. 모든 짐을 챙기고 공항으로 향했다. 집으로 간다는 기쁨과 이제 프랑스가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이 교차했다. 그리고 또다시 장시간 비행을 해야 한다는 걱정 또한 밀려왔다. 그렇게 다시 12시간의 비행을 하고 한국 땅을 밟았다. 그러고 인사를 나누고 2주 만에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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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우리의 탐사 목표는 레수르스리 가게들에 대한 분석 및 특징 비교였다. 먼저, 레수르스리는 재활용품 가게이다. 한국 사람에게 재활용품 가게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아름다운가게 일 것이다. 하지만 레수르스리는 아름다운가게와는 꽤 다르다. 아름다운가게는 물건들을 기부받고 그 물건들을 전국에 있는 각 매장에서 되판다. 그리고 그렇게 얻은 수익금으로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소외받는 이웃들을 돕는 사업에 사용한다. 아름다운가게는 사회적 기업의 행태를 띠고 있다. 반면에 레수르스리는 기업의 형태가 아닌 커뮤니티이다. 레수르스리의 뜻을 갖고 있는 여러 가게나 단체들이 하나의 거대 커뮤니티에 속해있는 모습이다.

두 단체가 재활용이라는 거대한 틀을 공유하고 있지만 행동하는 모습은 확연히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레수르스리 가게들이 하는 일은 조금씩은 달랐다. 음식을 팔기도 하는 것과 주민들이 자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가게를 사용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하지만 추구하는 바는 모두 비슷했다. 크게 세 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쓰레기양 감소, 환경보호 교육, 일자리 창출. 가게들마다 하는 일이 조금씩은 다르고 전문성의 차이는 있었지만 그건 방법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공통된 목표를 이뤄나가고 있었을까.

 

먼저 쓰레기양 감소다. 그들은 다시 사용하기를 적극적으로 행하고 있었다. 단순히 중고 물건들을 되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업사이클링을 통해 물건들을 새롭게 만들고 있었다. 우리가 방문한 Ressourcerie deux mainsAtlier d’éco solidaire bordeaux가 가장 전문성이 높았다. 이들은 더 이상 못 쓰는 가구들을 가지고 완전히 새로운 가구로 탈바꿈시켰다.

 

우리가 방문한 가게들 모두 인터뷰 중에 환경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했다. 환경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Ma ressourceire의 매니저 소피의 말이 매우 깊었다. “우리는 모두 죽을 것이기에 다음 세대들을 위해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이들이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는 일에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마지막으로 일자리 창출이다. 이들은 가게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일손들을, 물론 자원봉사자들도 있지만, 대부분 직원으로 고용하고 있었다. Ma ressourcerie 같은 경우는 사회에서 소외받거나 적응하지 못한 이웃들을 사회화 교육을 거친 후,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다른 레수르스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는 단순히 쓰레기양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우리는 레수르스리가 선진국의 진보된 환경보호 방법이라고 생각해 배우기 위해 찾아간 것은 아니었다. 사실 우리나라 역시 중고품 거래는 프랑스 못지않게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앞서 말한 아름다운가게가 그렇고, 천만 명이 넘는 회원을 가진 인터넷 카페 중고나라 또한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모두들 한 번쯤 중고거래를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레수르스리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건, 지구 반대편에서는 새로운 방법으로 환경보호와 함께 일자리 창출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색다르고 새로운 방법들을 소개함으로써 우리가 하고 있는 환경보호와 사회 기여에 있어 다시금 생각해보고 새로운 방향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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